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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보증보험 IPO]해외 투심 확인했다…국내 투자자 잡을 묘수는삼성화재·코파스 등 피어그룹 대비 프리미엄 요인 강조

손현지 기자공개 2023-10-06 07:57:36

이 기사는 2023년 10월 05일 08:2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서울보증보험이 4일부터 국내 투심 잡기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지난주 추석 연휴 시작 전까지 홍콩 해외 딜로드쇼(DR) 일정을 마무리한 가운데 이번 주부터는 국내 기관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DR을 진행한다.

국내 투자자들은 상대적으로 '업종별 성장 전망'에 더 주목하는 편이다. 보험업종이 국내에서 상대적으로 저평가돼 있는 만큼 해외와는 다른 관점으로 IR포인트를 설정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

국내 투자자 공략 포인트는 크게 두가지로 좁혀질 예정이다. 국내 피어그룹인 삼성화재보다 더 높은 프리미엄을 받을 수 있는 회사라는 점, 그리고 해외 피어그룹인 코파스보다 30% 가량 디스카운트됐다는 점 등을 부각할 것으로 관측된다.

◇해외 투심 안정적, 롱펀드가 주목한 '고배당' 매력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서울보증보험의 주관사인 미래에셋증권과 삼성증권, 그리고 최대주주인 예금보험공사 측은 지난달 25일까지 홍콩 해외 딜로드쇼를 순항리에 마쳤다. IB업계 관계자들은 해외 투심은 대체로 긍정적이었다고 입을 모은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해외에선 롱펀드(Long Fund) 등 장기 투자성향의 기관투자자들이 관심을 가지면서 배당 여력과 펀더멘탈 측면에 주목하고 있다"며 "특히 국내엔 보증보험업을 영위하는 다른 경쟁회사가 없어 서울보증보험 홀로 십수년간 안정적인 매출 성장세와 고배당성향을 유지할 수 있었던 점을 매력적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서울보증은 보증상품을 보험 형태로 제공하는 국내 유일의 종합보증사다. 경쟁사가 없기 때문에 원가 대비 큰 이익을 낼 수 있는 구조다. 작년 당기순이익은 5685억원으로 전년 대비 24.5%, 지지난해보다는 71.4% 증가했다. 배당성향도 2021년 50.2%, 2022년 50.2% 등으로 높은 수준으로 유지 중이다.

증권신고서에도 "향후에도 50% 이상의 배당성향을 유지할 계획으로 안정적인 주주환원정책을 이어갈 수 있을 것"이라는 점을 명시한 바 있다.

정부가 최대주주인 만큼 IPO를 통해 기업이 노출될 우려도 적다. 정부 규제의 사각지대에 있는 업종이기도 하다. 은행업이나 손보업의 경우 수신금리가 높아지거나 실손보험률의 변동에 따라 정부 규제가 불가피한 것과는 다르다.


◇국내 투자자 공략법, '프리미엄' 요인 부각한다

향후 국내 투심 잡기가 관건이다. 배당성향을 중시하는 해외 기관 투자자들과는 달리 국내 투자자들은 '성장주'를 선호하는 편이다. 로봇, 이차전지처럼 성장전망이 긍정적인 업종에 투자하는 성향이 짙다.

문제는 서울보증보험이 국내에서 '보험업' 섹터로 여겨질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보험업은 투자 관점에서 비인기 업종이다. 서울보증보험이 공모가 밴드(3만9500~5만1800원)를 제시할 때 당초 계획했던 가격에서 하단을 5% 가량 낮춰 설정했던 이유이기도 하다.

투자자들에게 보증산업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는 것이 중요하지만, 쉽지 않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서울보증은 삼성화재나 ING생명 등 손보사나 생보사와 같은 부류로 묶이면 곤란하다"며 "기존 IPO들과는 다른 색깔의 IPO가 필요한 대목"이라고 평가했다.

서울보증보험과 주관사단은 피어그룹 대비 얼마 만큼의 '프리미엄'을 받는지를 부각하는 방향으로 국내 DR을 진행해나갈 계획이다.

우선 국내 피어그룹인 삼성화재(PBR 0.7) 보단 합산비율이나 성장성, 배당성향 등에서 모두 우위에 있다. 손보사 특성상 자산운용수익과 보험영업이익 두가지를 합산해 이익을 산출한다. 보험영업에서 나는 적자를 자산운용 수익으로 메꾸는 구조다. 반대로 서울보증은 보험영업에서 안정적으로 이익을 내고 자산운용은 오히려 보수적으로 2~3% 투자수익을 내는데 그친다.

해외 피어그룹인 코파스(Coface)나 트래블러스(Travelers) 보다는 30% 가량 디스카운트됐다는 점도 장점이다. 이들은 서울보증과 유사한 비즈니스 모델을 갖춘 신용보증사인데, PBR은 1배 수준이다. 해외 주식시장은 국내 주식시장에 비해 '고평가' 된 탓이다. 서울보증은 국제신용보험과 보증보험 협회(ICISA) 기준 글로벌 4위로 성장한 회사다.

◇오버행 이슈 걱정되지만…

해외 투자자들이 우려하는 요소도 물론 존재한다. 바로 대주주의 오버행(대량 매도 물량 출회) 이슈다. 실제로 지난달까지 진행된 해외 DR에서도 지분매각 계획에 대한 질문이 많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서울보증보험 IPO는 신주 발행 없이 100% 구주 매각으로 진행되는 딜이다. 구주매출도 고스란히 공적자금 상환에 쓰인다.

공적자금위원회와 예보는 이번 상장을 시작으로 서울보증 지분을 단계적으로 매각하고, 중장기적으로는 경영권도 매각(50%+1주)해 민간에 넘기는 계획을 갖고 있다. 다만 이 과정에서 블록딜(시간외 대량매매)이 이뤄질 경우 주가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어 투자 매력을 반감시키는 요소로 지목된다.

이와 관련해선 최대주주인 예금보험공사도 나섰다. 이번 홍콩 DR에 주관사단과 동행해 해외 기관 투자자들의 우려를 불식시켰다는 후문이다. 예보 한 관계자는 "해외 투자자들에게 주가관리와 배당성향 유지 계획, 주가 안정화 단계 전까진 단기간 내 지분 매각이 어렵다는 점을 강조하며 신뢰 형성에 주력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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