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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 포트폴리오 리포트/네이버]지분교환 통해 저변 넓힌 대기업 파트너③미래에셋증권·CJ대한통운·이마트 등 취득금액의 절반 아래 장부가액, 사업적 성과 집중

문누리 기자공개 2023-10-10 07:43:31

[편집자주]

이제 투자를 빼놓고 최고재무책임자(CFO)의 역할을 말할 수 없게 됐다. 실제 대기업 다수의 CFO가 전략 수립과 투자 의사결정 과정에 참여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CFO가 기업가치를 수치로 측정하는 업무를 하는 점을 고려하면 이상할 게 없다. THE CFO가 CFO의 또 다른 성과지표로 떠오른 투자 포트폴리오 현황과 변화를 기업별로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10월 04일 16:07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네이버의 투자 포트폴리오를 살펴보면 업무 제휴와 전략적 파트너십 강화 등을 목적으로 출자한 건이 다수 존재한다. CJ와 신세계, 미래에셋증권 등과 지분교환 제휴를 통해 상호간 지분을 보유한 건도 여럿이다.

재무적인 성과로 평가하면 마이너스다. 현재 장부가액이 초기 취득금액의 절반도 못미치는 곳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하지만 네이버는 개의치 않는다. 이들 투자가 수익보다 사업협력에 초점이 맞춰져있기 때문이다. 파트너십을 통해 혈맹을 맺고 사업적으로 긴밀성을 높이는 구조다.

네이버의 타법인출자 중 업무 제휴와 전략적 파트너쉽 강화 등을 목적으로 한 출자 가운데 최초 취득금액이나 현재 장부가액이 100억원대인 출자건은 총 9건이다. 프랑스 앰프·스피커 제조사인 Devialet SA에 전략적 파트너쉽 차원에서 186억원 투자한 것을 제외하면 전부 국내 업체들과의 거래다.

이 가운데 최초 취득금액보다 6월 말 현재 장부가액이 늘어난 출자건은 한진칼 1건에 불과하다. 나머지 8건은 모두 처음보다 장부가액이 적은 상태다. 특히 미래에셋증권과 CJ대한통운, CJ E&M, 이마트, 신세계인터내셔날, 카페24 등은 초기 취득가보다 현 장부가액이 절반도 못미친다.


관련 투자건 중 가장 많은 금액이 투입된 곳은 미래에셋증권이다. 2017년 6월 네이버는 당시 미래에셋대우와 5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스왑거래를 추진했다. 이를 통해 두 회사는 각자 대주주 경영권을 유지하면서 자사주를 활용해 자기자본을 확충할 수 있었다.

이전까지 이해진 전 네이버 이사회 의장은 4.6%의 낮은 지분율로 네이버에 대한 지배력을 유지했다. 자사주 12.6% 덕분이었다. 반대로 미래에셋대우도 미래에셋캐피탈을 비롯한 특수관계인 지분율 18.94% 수준에서 대주주 지배력을 유지할 수 있었다.

특히 해당 거래로 미래에셋대우는 자기자본 7조원을 넘기면서 초대형 투자은행(IB)의 자기자본 요건(8조원)에 가까워지게 됐다. 당시 자사주를 시장에 매각해 자기자본을 확충할 수는 있었지만 의결권이 되살아나면 지배력에 위협을 받기 때문에 네이버와의 주식스왑 방법을 선택했다. 서로 의결권을 행사하지 않는 조건으로 자사주를 매각한 것이다.

다만 재무적 투자성과는 좋지 않았다. 네이버가 현재 보유한 미래에셋증권 주식의 6월 말 기준 장부가액은 3427억원으로 취득금액의 69% 수준에 불과하다. 반대로 미래에셋증권이 보유한 네이버 주식의 현재 장부가액은 5146억원으로 소폭 늘었다.

네이버의 마이너스 투자를 보완하는 건 사업적 제휴 성과다. 미래에셋증권은 일찍부터 네이버 인공지능(AI) 기술을 도입해왔다. 올 2월부턴 협업을 통해 해외주식 실시간 번역·요약 서비스를 출시했다. 네이버 AI 기술을 활용해 5분마다 새로운 기사를 자동으로 번역·요약해 미래에셋증권 고객들에게 제공하는 서비스다.

반대로 네이버도 금융업까지 손을 뻗을 수 있었다. 올 6월 기준 '미래에셋증권 CMA-RP 네이버통장' 잔고는 2조원을 넘었다. 가입자 가운데 MZ세대 비중이 늘어나면서 네이버는 금융을 활용해 젊은 세대를 자사 플랫폼에 록인시키는 효과를 거두고 있다. 해당 통장 이용 고객의 주 연령층은 20~40대로 전체 가입자의 79%다.

여기에 네이버파이낸셜과 미래에셋증권은 웹페이지 상으로 증권 거래가 가능한 웹트레이딩시스템(WTS) 협업건도 검토하고 있다. 현실화되면 네이버 증권 화면에서 직접 거래까지 가능하게 되는 방식이다.

2020년 코로나19 이후 K콘텐츠 육성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네이버는 CJ와도 손잡았다. CJ대한통운 3000억원, 스튜디오드래곤 1500억원, CJ ENM 1500억원 등 총 6000억원에 달하는 금액의 주식을 CJ그룹과 맞교환했다. 물류와 콘텐츠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취지였다.

코로나로 비대면 거래 중요성이 높아지는 가운데 치열해진 이커머스 시장에서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묘수였다. 자체적으로 물류 인프라를 갖춘 쿠팡이나 SSG닷컴 등과 달리 네이버는 물류 인프라가 부재했기 때문이다. 반대로 CJ대한통운은 플랫폼 경쟁력이 필요했기 때문에 관련 경쟁력을 키우기 위한 양사의 전략적 파트너십은 시장 상황을 감안하면 필연적이었다.

여기에 네이버는 2021년 신세계와도 손잡았다. 출자금액은 이마트 1500억원, 신세계인터내셔날 1000억원에 달한다. 이는 쿠팡이 갖춘 신선식품 경쟁력을 따라잡기 위해서였다. 이마트와의 협업을 통해 신선식품 유통 등 네이버 쇼핑 플랫폼으로서의 경쟁력 강화 포인트를 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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