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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 포트폴리오 리포트/삼성전자]'30년 인연' 인수설까지 나온 소재 협력사 '동진쎄미켐'③삼성전자 매출 비중 40%, 2017년 경영참여에 이어 기술개발 협업 강화

문누리 기자공개 2023-09-21 09:24:28

[편집자주]

이제 투자를 빼놓고 최고재무책임자(CFO)의 역할을 말할 수 없게 됐다. 실제 대기업 다수의 CFO가 전략 수립과 투자 의사결정 과정에 참여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CFO가 기업가치를 수치로 측정하는 업무를 하는 점을 고려하면 이상할 게 없다. THE CFO가 CFO의 또 다른 성과지표로 떠오른 투자 포트폴리오 현황과 변화를 기업별로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9월 14일 07:57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반도체·디스플레이 소재 전문기업 동진쎄미켐은 삼성전자의 10년차 3D 낸드 포토레지스트 독점 거래처이자 전우(戰友)다. 2019년 일본 수출규제는 삼성전자와 동진쎄미켐의 경제혈맹을 더욱 돈독하게 했다. 소재 국산화를 위한 개발 과정에서 삼성전자는 품질 테스트 등을 위해 동진쎄미켐에 안방(삼성전자 화성 EUV 라인 등)을 내어줬고 동진쎄미켐은 생산설비 증설에 나섰다.

양사간 사이가 얼마나 돈독했는지 삼성전자의 동진쎄미켐 인수설까지 나왔다. 이를 듣고 오스템임플란트 횡령사건을 일으킨 주범이 동진쎄미켐에 투자 몰빵을 할 정도였다. 올해를 기점으로 삼성전자가 극자외선(EUV) 공정 도입을 가속화하면서 동진쎄미켐의 EUV용 포토레지스트 양산 등 협력 관계도 강화될 예정이다.


1973년 7월 설립된 동진쎄미켐은 발포제 독자개발에 국내 최초로 성공한 데 이어 1983년 외부오염이나 충격 등에서 반도체를 보호하는 EMC 기술 개발에도 성공했다. 전자 관련 재료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동진쎄미켐은 1989년 미국, 독일, 일본에 이어 세계 4번째로 포토레지스트 개발에 성공했다.

포토레지스트 개발이 삼성전자와의 인연을 잇는 시작이었다. 동진쎄미켐이 삼성전자 투자를 받기 시작한 건 2017년부터였지만 인연은 30년 전인 1994년부터 이어졌다. 당시 동진쎄미켐이 삼성전자에 4메가 D램용 포토레지스트 납품하면서다.

포토레지스트는 동진쎄미켐의 주력제품이 됐다. 포토레지스트와 습식용액 등 반도체 소재의 매출 비중이 전체의 절반을 넘게 됐다. 고객사로 봐도 삼성전자는 동진쎄미켐 전체 매출의 부동의 1위가 됐다.

현재 동진쎄미켐의 주요 매출처는 삼성전자,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 BOE, SK하이닉스, LG디스플레이 순이다. 2019년까지만 해도 동진쎄미켐 전체 매출 중 삼성전자의 비중은 20%안팎에 불과했지만 2020년부터 40%대로 두 배가 됐다. 일본 수출규제 영향이었다.


삼성전자는 2017년 11월 동진쎄미켐에 482억7700만원을 들여 지분 4.8%(246만8000주)를 보유하게 됐다. 하지만 그전부터 삼성전자와 동진쎄미켐의 관계는 소재 공급 거래뿐 아니라 기술 개발 협업 등 다각도로 이어져왔다.

2013년 삼성전자가 1세대 3D 낸드플래시를 양산하기 전부터 삼성전자는 동진쎄미켐과 불화크립톤 포토레지스트 개발을 위해 협업했다. 기술 보안에 엄격한 삼성전자가 공정 과정을 동진쎄미켐에 전부 공개할 정도였다. 협업 덕에 동진쎄미켐은 기존 불화크립톤 포토레지스트보다 30% 이상 두꺼운 제품 개발에 성공했다.

이후에도 삼성전자와 동진쎄미켐의 협업 관계는 계속됐다. 2019년 일본 수출규제 이후에도 동진쎄미켐은 2020년 초 포토레지스트 생산설비 증설에 나섰다. 동진쎄미켐이 설비확충을 통해 생산능력을 기존 대비 두 배 가까이 늘린 건 일본발 리스크가 부상한 삼성전자 입장에선 반가운 소식이었다. 경영참여 목적으로 출자함으로써 사업협력까지 이어가는 삼성전자의 투자 전략이 주효했던 사례 중 하나다.


덕분에 동진쎄미켐 실적도 이때를 기점으로 급격히 늘었다. 2019년까지 8000억원 중후반대를 유지하던 동진쎄미켐 연결 기준 매출액은 2020년 9378억원, 2021년 1조1613억원, 2022년 1조4572억원 등으로 급증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2020년 1263억원, 2021년 1318억원, 2022년 2163억원 등으로 늘고 있다.

올해 실적 전망도 밝다. 반도체 초미세공정 필수 소재이자 일본 수출규제 3대 품목 중 하나였던 EUV 포토레지스트 개발에 성공한 동진쎄미켐이 삼성전자에 납품할 물량이 향후 더 늘어날 것으로 관측되기 때문이다.

현재 삼성전자는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반도체 파운드리 생산라인을 짓고 있다. 삼성전자가 생산능력을 크게 늘리면서 동진쎄미켐이 독점 공급 중인 포토레지스트 물량도 이와 비례해 급증할 것으로 전망된다.

포토레지스트는 기술 난이도가 높은 만큼 대체 공급처를 찾기 쉽지 않다. 특히 삼성전자는 협력업체이자 지분투자처인 동진쎄미켐의 EUV용 포토레지스트 등 핵심 소재 개발에는 적극적으로 지원해왔다.

삼성전자는 동진쎄미켐이 EUV 포토레지스트를 개발할 당시 삼성전자 화성 EUV 라인에서 테스트를 진행토록 하기도 했다. 이후 관련 소재가 삼성전자 신뢰성 테스트도 통과하면서 삼성전자 화성 EUV 라인에 적용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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