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개드는 서울 도시정비사업]'여의도 재건축 1호' 한양, 공사비·조달안에 쏠린 눈①현대건설·포스코이앤씨 2파전, 29일 최종 투표 앞두고 제시조건 주목
전기룡 기자공개 2023-10-12 07:32:17
[편집자주]
서울시 도시정비 사업이 다시 들썩이고 있다. 부동산 규제와 원자재수급 불안정으로 표류했던 각종 사업이 곧 시작될 조짐이다. 1970년대 지어진 노후 단지 조합들이 최근 사업 속도를 높이자 서울시가 지원 의사를 밝히며 화답했다. 둔촌, 흑석, 한남, 용두, 여의도 등 각지 사업이 시장의 이목을 끌고 있다. 서울시 내 주요 도시정비 사업의 각종 이슈와 현황을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3년 10월 10일 10:2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여의도 한양아파트 재건축'은 여의도 1호 사업이다. 시공사로 선정되면 추후 여의도 지역에 예정된 수주전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할 수도 있다. 입찰에 참여한 현대건설과 포스코이앤씨가 하이엔드 브랜드를 제시하는 등 수주에 사활을 걸고 있는 배경이다.주목도가 큰 만큼 참여 시공사들의 입찰 조건에도 이목이 쏠리고 있다. 공사비면에서는 포스코이앤씨가 우위를 차지한 반면 사업비와 추가 이주비 조달 면에서는 현대건설이 보다 나은 조건을 내건 것으로 전해져 주목된다.
◇총 공사비, 포스코이앤씨 7020억 vs 현대건설 7740억
여의도 한양아파트 재건축사업은 일반적인 서울시 공공지원 정비사업과 달리 신탁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사업시행 주체는 KB부동산신탁이다. 시공사 입찰에는 현대건설과 포스코이앤씨가 참여해 2파전이 벌어진 상태다.
입찰 참여자들이 제안한 사업조건을 비교표 방식으로 정리하는 작업은 KB부동산신탁 주도하에 지난주 마무리됐다. 완성된 비교표는 정비사업의 조합원격인 '토지 등 소유자'들에게 발송된 상태다. 토지 등 소유자들은 오는 29일 투표를 거쳐 최종적으로 시공사를 선정하게 된다.
비교표에 담긴 내용 중 가장 먼저 눈길을 끄는 건 적용 브랜드다. 현대건설과 포스코이앤씨 모두 하이엔드 브랜드인 '디에이치'와 '오티에르'를 제안했다. 한양아파트가 여의도 1호 재건축에 해당하는 만큼 추가 수주를 겨냥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인근에 시범·공작·수정아파트 등이 재건축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인지도면에서 디에이치가 우위를 차지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오티에르가 신생 브랜드인 탓에 아직 준공 단지가 없다는 점 때문이다. 한국기업평판연구소의 '하이엔드 브랜드 평판 조사'에서도 디에이치가 '아크로(DL이앤씨)', '푸르지오써밋(대우건설)' 등을 제치고 부동의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다만 공사비의 경우 포스코이앤씨가 보다 저렴한 수준을 제시해 주목받고 있다. 3.3㎡당 797만원, 총 7021억원이다. 철거비(108억원)를 포함한 순공사비로 5955억원을 책정했다. 제경비와 간접비로는 각각 551억원, 515억원을 사용할 예정이다.
현대건설은 포스코이앤씨보다 조금 더 많은 7740억원을 제안했다. 3.3㎡당 823만원이다. 철거비(75억원)를 포함해 순공사비로 7716억원을, 제경비로 25억원을 각각 사용하겠다는 내용을 제안서에 담았다. 포스코이앤씨와 달리 간접비 항목은 명시하지 않았다.
상대적으로 높은 공사비지만 개발이익을 극대화해 가구당 3억6000만원씩 환급하겠다는 파격적인 조건을 내걸었다. 현대건설은 상가를 지하화해 연면적을 넓히고 오피스텔에 고급화 전략을 취할 경우 2151억원 이상의 개발이익을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 판단했다. 동일 평형 입주 시에는 전액 환급이 가능하다는 점도 피력하고 있다.
◇조달 계획, '자체 신용등급 활용·1조 규모' 특이점
조달 계획에서는 현대건설과 포스코이앤씨 모두 특별한 전략이 읽히는 카드를 빼들었다. 현대건설이 업계 최고 수준의 신용등급(AA-, 안정적)을 바탕으로 '지급보증'을 제공하는 반면 상대적으로 신용등급이 열위한 포스코이앤씨가 1조원을 상회하는 수준에 조달 계획을 수립한 게 눈에 띈다.
먼저 현대건설은 착공 전 단계에 입찰보증금 150억원을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착공 후 사용되는 필수 사업비 전액은 현대건설의 지급보증 하에 대출이 이뤄진다. 현대건설이 현대엔지니어링, DL이앤씨와 함께 업계 최고 수준의 신용등급을 보유한 만큼 금리도 최저수준에 형성될 전망이다.
추가 이주비로는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의 30%까지 대여하겠다는 계획을 수립했다. 사업촉진비로는 1378억원이 책정됐다. 추가 이주비 역시 사업비와 같이 현대건설의 신용등급 하에 지급보증 방식으로 리스크를 통제한다. 현대건설은 한남3구역의 이주비 대출 과정에서 3% 중반대에 조달을 마친 바 있다.
이와 달리 포스코이앤씨는 상대적으로 낮은 신용등급(A+, 안정적)을 보유하고 있지만 제시한 공사비(7021억원)을 상회하는 규모의 조달 계획을 수립해 안정성을 높였다. 사업 추진 과정에서의 불확실성을 최소화했다는 점을 내세워 토지 등 소유자로부터 표심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사업비 명목으로는 총 4900억원 한도로 자금을 조달할 방침이다. 4900억원 중 초기 사업비 500억원은 직접 대여를 결정했다. 300억원까지는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가, 나머지 200억원은 포스코이앤씨의 조달금리가 각각 적용된다. 이후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보증 하에 필수 사업비라는 이름으로 4400억원을 조달할 계획이다.
추가 이주비로는 LTV의 40%에 해당하는 5600억원 한도로 대여를 진행한다. 금융기관 입찰을 통해 최저금리를 적용할 방침이다. 포스코이앤씨도 시공사 지위를 획득할 시 추가 이주비 대출 과정에서 '채무인수 보증'을 제공하겠다는 뜻을 제안서에 담았다. 상환은 입주와 함께 이뤄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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