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무전략 분석]대상, 국내외 확장 중추 '시장성 조달'공모채 활용해 '운용 자금' 확보, 동남아시아·미국 등 해외 투자 지속
박규석 기자공개 2023-10-16 07:15:30
[편집자주]
기업의 재무전략은 사업과 기업가치를 뒷받침하는데 그 목적이 있다. 사업자금이 필요하면 적기에 조달을 해야 한다. 증자나 채권발행, 자산매각 등 방법도 다양하다. 현금이 넘쳐나면 운용이나 투자, 배당을 택할 수 있다. 그리고 모든 선택엔 결과물이 있다. 더벨이 천차만별인 기업들의 재무전략과 성과를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10월 10일 16:00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상그룹의 주력 계열사 대상은 사업 확장을 위한 기업 지분 인수와 합병 등이 활발한 기업 중 한 곳이다. 이를 통해 식품과 소재, 식자재 유통업으로 다각화된 사업 구조를 구축했다. 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해외 진출에도 적극적이며 현재는 미국 시장 진입을 꾀하고 있다.대상은 이러한 투자 활동 등에 필요한 재원을 확보하기 위해 외부 조달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주로 3년물과 5년물 공모채를 연초에 발행한다. 관련 자금은 운영자금과 채무상환 등에 사용되며 이러한 조달 전략은 대상의 사업 확장에 토대가 됐다는 게 업계 평가다.
◇외형 확장 키워드 'M&A'
대상은 영업양수와 지분 인수, 합병, 해외 진출 등을 통해 사업 영역을 넓혔다. 2015년 백광산업으로부터 라이신 사업부문(1207억원)을 양수했고 이듬해 베트남 육가공업체(354억원)를 인수했다. 그룹 내부적으로는 대상푸드플러스(냉장·냉동부문)와 아그로닉스(농축산물), 대상에프앤에프㈜(신선식품) 등을 편입하기도 했다.
해외 시장 진출 또는 강화에도 역량을 모았다. MSG의 해외 생산·판매를 담당했던 인도네시아 종속법인(PT Daesang Ingredients Indonesia)은 2017년 전분당 라인을 추가했다. 베트남 법인도 기존 소재 중심의 사업에서 소스류 등의 식품부문으로 생산 능력(Capa)을 확대했다. 올해 상반기 중에는 미국 식품기업 럭키푸즈의 지분 100%를 380억원에 인수했다. 이를 통해 대상은 2022년에 완공한 LA공장에 이어 추가적인 현지 생산기지를 확보하게 됐다.
이러한 지분 인수와 설비 투자에 필요한 자금 대부분은 차입을 통해 이뤄졌다. 일시적인 자금 소요에 대응하기 위해 외부자금을 적절히 활용함으로써 유동성 등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한 조치였던 것으로 풀이된다.
그 결과 2014년 말 개별 기준 1244억원 규모였던 순차입금은 2020년에 2932억원까지 증가했다. 2022년 말 기준으로는 6374억원까지 늘기도 했다. 지난해의 경우 마곡 연구소 신축과 해외 자회사 공장증설, 곡물가격 상승 등에 따른 자금 소요가 늘어난 영향이 컸다.
순차입금이 늘기는 했지만 지속된 외형 확장은 실적 제고로 이어지며 유의미한 성과를 내기도 했다. 2014년 1조6000억원 규모였던 대상의 매출 규모는 지난해 말 3조3000억원까지 증가했기 때문이다. 식품 사업과 종속회사 중심의 해외 확장 등이 주효했다.
다만 2022년 하반기 고환율 시점에 매입한 높은 가격의 원재료가 올해 투입된 가운데 정부의 물가관리 정책 등의 영향으로 단기적인 측면에서의 수익 창출은 둔화될 수도 있는 상황이다.
◇투자 활동 버팀목 '회사채·자산매각'
대상의 사업 다각화를 지속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시장성 조달을 통한 재원 확보의 영향이 컸다. 관련 자금을 모두 지분 인수 등에 사용하지는 않았지만 주기적인 회사채 발행이 안정적인 자금 운영과 중장기 사업 계획 수립에 보탬이 됐기 때문이다.
실제 대상은 2018년을 제외하고는 2012년부터 매년 공모채를 발행하고 있다. 발행 시기는 연초효과를 누릴 수 있는 1월에 집중되어 있다. 올해 역시 연초에 총 1900억원 규모의 공모채를 발행했다. 세부적으로는 2년물 700억원과 3년물 1200억원이다. 2019년 이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발행된 총발행(상환 포함) 규모는 8000억원에 달한다.
이처럼 대상은 오랫동안 공모채를 활용해 회사 운용 등에 필요한 자금을 충당해 왔지만 최근 들어서는 자산 매각을 통한 현금 확보에도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외형 확장을 위한 투자로 늘어난 자금 소요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이 과정에서 대상은 2019년 6월 미니스톱 지분을 매각해 416억원의 자금을 확보했다. 같은 해 11월에는 용인물류센터를 1176억원에 매각하기도 했다. 금액이 크지는 않지만 2020년에는 자산매각대금 미수령분 반환소송 승소에 따른 358억원의 현금 유입이 발생하기도 했다. 2021년 12월에는 사옥(신설동 본관·별관 및 상봉동 사옥)을 1450억원에 매각했다.
다만 지속적인 현금 확보에도 불구하고 채무상환 능력을 개선하기에는 부족한 상황이다. 총차입금 증가폭이 현금성자산 증가속도를 웃돌기 때문이다. 대상의 개별 기준 순차입금은 2020년 말 2932억원을 시작으로 매년 증가해 6374억원까지 늘었다. 반면 현금성자산은 2020년 4621억원에서 4847억원으로 소폭 증가하는 데 그쳤다. 올해 상반기 기준 순차입금은 5890억원이다.
같은 기간 채무상환력을 보여주는 순차입금/EBITDA는 2020년 말 1.4배에서 2021년 말 1.7배, 2022년 3.0배로 악화됐다. 올해 상반기 기준으로는 2.9배를 기록해 채무상환력은 작년 말과 비슷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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