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젠과 다른 길 가는 동생' SG메디칼, 이유있는 변신 천종윤 대표 동생 천종기 이사장 최대주주, 항암신약 바이오텍 전환
최은진 기자공개 2023-10-17 11:16:33
이 기사는 2023년 10월 13일 17:23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G메디칼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뜬 숨겨진 스타다. 씨젠의 관계사로 진단검사를 수행하는 데 있어 필요한 장비 등을 납품하며 실적을 챙겼다. 이를 기반삼아 상장을 추진하려 했지만 엔데믹을 맞이하며 수포로 돌아간 분위기다.돌파구로 삼은 게 오가노이드 등 신약개발이다. 최근 관련 바이오텍을 인수하며 기반을 다졌다. 진단에서 오가노이드 등 신약회사로, 모체가 되는 씨젠과 완전히 다른 노선으로 가는 형국이다.
◇아산병원 스핀오프 바이오텍 온코클루 합병, 오가노이드 진출
SG메디칼은 지난달 말 홈페이지에 온코클루와의 합병 공고를 게시했다. 8월 23일 각사 주주총회로 SG메디칼이 온코클루를 흡수합병키로 했다는 내용이다. 온코클루는 해산한다. 현재 합병을 마무리 짓는 등기절차를 진행 중인 것으로 파악된다.
SG메디칼은 씨젠 오너일가 가족회사다. 최대주주는 천종기 씨젠의료재단 이사장으로 그를 비롯해 아내 류영채씨 등 특수관계인 지분이 총 56.44%다. 천 이사장은 씨젠의 대표이사이자 최대주주인 천종윤 대표의 동생이다.
천 이사장은 천종윤 대표와 함께 씨젠을 공동창업 한 인물이다. 씨젠에서 최고재무책임자(CFO)를 맡아 곳간관리를 했다. 현재 씨젠 지분 2.22%를 보유 중이다. 천 이사장은 현재 씨젠의료재단 이사장과 함께 SG메디칼 사내이사를 겸직하고 있다.
SG메디칼은 2007년 설립된 이젠사이언스를 2013년 천종윤 대표가 지분 100%를 확보하면서 씨젠의 계열사가 됐다. 그러나 2016년 지분 1%대만 남겨두고 동생인 천 이사장에게 넘기며 지금의 지배구조가 됐다. 씨젠은 형인 천종윤 대표가, SG메디칼은 동생인 천 이사장이 맡는 형태의 이원화 된 구조다.
SG메디칼은 면역진단 토탈솔루션을 제공하는 회사로 체외진단 의료기기임대 및 시약 등의 개발·제조·유통을 담당한다. 신사업으로 이중항체기술 신약도 개발하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진단 수요가 늘어나면서 실적이 폭증했다. 코로나19 진단에 사용되는 멸균면봉, 중화항체 ELISA(효소면역 분석법) 제품 등을 개발했다. 혈청에서 IgG, IgM 항체를 면역크로마토그래피법(ICA)으로 측정하는 체외진단의료기기 등도 취급했다.
이를 기반으로 줄곧 500억원 안팎이던 매출이 2020년부터 급증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매출액은 1775억원이다. SG메디칼이 실질적으로 진단검사를 수행하는 씨젠의료제단에 관련 서비스와 장비를 납품하며 실적을 올렸다.
SG메디칼은 상장 준비에 착수했다. 코로나19 팬데멕으로 폭증한 안정적 실적을 바탕으로 충분히 상장을 할 수 있으리라 봤다. 안정적 자금조달로 신약개발 기업으로 나아가겠다는 청사진도 있었다. 그러나 주관사 선정까지 이뤄졌던 작업이 중단된 것은 엔데믹 때문인 것으로 파악된다.
◇이중항체 플랫폼 개발, 오가노이드 활용 항암제 목표
코로나 팬데믹을 기반으로 상장 한다던 SG메디칼이 갑작스레 오가노이드에 뛰어든다는 건 다소 뜬금없어 보일 수 있다. 그러나 SG메디칼이 신약개발 등 관련 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점은 눈여겨 볼 지점이다.
SG메디칼과 온코클로는 작년 '환자유래 암오가노이드 플랫폼과 항체기술을 활용한 항암제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은 바 있다. 그리고 1년만에 합병결의를 한 셈이다.
이외 SG메디칼은 보도자료를 통해 다양한 항체 라이브러리를 보유하고 있고 비대칭 이중항체 플랫폼 SBU(SG Medical Bispecific Unit)에 대한 원천기술을 가지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를 활용해 종양면역 기반의 치료제 개발을 한다는 목표다. 항암제 개발의 일환으로 오가노이드도 엿본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혈액암 치료 타깃인 CD20과 보체 억제 타깃인 CD55를 동시에 제어하는 이중항체파이프라인은 혈액암의 미충족 의학 수요인 기존 치료제들의 낮은 반응성 및 내성을 극복할 수 있는 치료제라고 소개하고 있다. 기존 치료제에 대한 내성 세포주에 강력한 암세포 살상효과를 바탕으로 21 국가신약개발과제(과제번호 HN21C0103)에 선정되기도 했다.
온코클루는 암 오가노이드 뱅크를 보유하고 있는 바이오텍으로 서울아산병원 병리과 장세진 교수가 설립했다. 암오가노이드 및 다양한 유전체변이 정보를 활용해 새로운 항암표적 발굴, 항암제 효능평가, 암환자 맞춤형 정밀의료 기술 개발 및 항암신약 개발을 한다.
씨젠과 다르게 SG메디칼은 신약개발로 지향점을 삼았다는 점은 눈에 띄는 부분이다. 씨젠은 이렇다 할 신성장동력을 발굴하지 못한 채 진단 외길만 가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또 다른 코로나 팬데믹 수혜주였던 에스디바이오센서가 다양한 시장으로 외연을 확대하는 것과 다른 행보다. 진단사업을 캐시카우로 신약개발에 나서 기업가치를 확장한다는 목표로 보인다.
신약 콘텐츠를 보강해 상장을 재추진 할 지 여부도 관심사다. 한국거래소는 코로나 팬데믹 수혜기업들에 엔데믹 이후 성장동력에 대해 요구하고 있는 실정이다. 지속가능한 사업 모델을 만들어야 상장할 수 있다는 얘기다.
신약개발을 위해선 안정적인 자금조달이 필요한 만큼 상장 추진은 불가피 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가운데 SG메디칼은 신약개발사로 변신을 꾀하며 상장 때를 기다릴 것으로 보인다. 오가노이드라는 뜨는 아이템을 보강한 것도 이의 일환이다.
업계 관계자는 "SG메디칼이 신약회사로 변화를 꾀하는 분위기"라며 "씨젠이 진단에 초점을 맞춘 것과 다른 행보다"라며 "신약 콘텐츠를 보강하며 상장에 나설 것으로도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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