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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d & Blue]한올바이오파마의 재도약…임상 결과에 귀추 주목기술이전후 6년만에 성과, 향후 주가 추이 '예의주시'

조영진 기자공개 2023-10-24 10:42:46

[편집자주]

"10월은 주식에 투자하기 유난히 위험한 달이죠. 그밖에도 7월, 1월, 9월, 4월, 11월, 5월, 3월, 6월, 12월, 8월, 그리고 2월이 있겠군요." 마크 트웨인의 저서 '푸든헤드 윌슨(Puddnhead Wilson)'에 이런 농담이 나온다. 여기에는 예측하기 어렵고 변덕스러우며 때론 의심쩍은 법칙에 따라 움직이는 주가의 특성이 그대로 담겨있다. 상승 또는 하락. 단편적으로만 바라보면 주식시장은 50%의 비교적 단순한 확률게임이다. 하지만 주가는 기업의 호재와 악재, 재무적 사정, 지배구조, 거시경제, 시장의 수급이 모두 반영된 데이터의 총합체다. 주식의 흐름에 담긴 배경, 그 암호를 더벨이 풀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10월 20일 07:0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How It Is Now

최근 한 달 사이 주가가 50% 상승하며 역사적 고점에 근접한 기업이 있습니다. 바로 신약 개발에 주력하고 있는 바이오텍 기업 한올바이오파마입니다. 지난 8월 2만원 초반대를 기록하던 주가가 9월 들어 2만7000원까지 상승했을 때에도 최근과 같은 흐름을 예상하긴 쉽지 않았습니다. 이후 2만6000원 선을 오르내리던 주가는 9월 말을 기점으로 재차 상승해 이달 10일에는 3만9750원까지 치솟기도 했죠.

한올바이오파마의 주가는 2018년 초 4만4850원을 기록한 뒤 좀처럼 4만원 선에 근접하지 못했습니다. 물론 코로나19 이후 유동성 장세가 펼쳐지자 2020년 9월 4만1950원까지 간신히 상승한 기록은 있습니다. 다만 이마저도 일부 개발신약의 임상결과가 좋지 않게 나오면서 지난해 9월 말에는 1만2450원까지 곤두박질치기도 했습니다.

한올바이오파마의 올해 9월 말 주가가 3만2650원이었으니, 1년 전과 비교해보면 무려 162.2% 상승했네요. 아예 다른 기업이 됐다고 봐도 될 이러한 흐름은 기존 파이프라인을 보완한 신약의 임상이 속도를 내면서부터 펼쳐졌습니다. 희박한 확률을 뚫고 결과로 증명해내야 하는 바이오텍의 숙명을 훌륭히 완수한 셈이죠.

최근 5년 한올바이오파마 주가 추이

◇Industry & Event

이번 기업 재평가의 중심에는 신규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후보물질인 'IMVT-1402'의 준수한 임상 데이터가 있습니다. 'IMVT-1402'는 한올바이오파마의 항FcRn 자가면역질환 치료제인 바토클리맙(HL161, IMVT-1401)의 부작용을 보완한 후속물질입니다. 글로벌 파트너사인 '이뮤노반트'가 바토클리맙을 기술이전해 IMVT 라인업으로 개발을 진행 중이죠.

이뮤노반트가 9월 말 발표한 임상 1상 데이터는 시장의 감탄을 자아냈습니다. 기존의 바토클리맙은 FcRn을 통한 알부민 리사이클링 방해, 혈중 알부민 감소와 LDL 상승 문제 등이 있었지만 IMVT-1402는 알부민 감소와 LDL 상승 영향이 없는 임상 1상 데이터를 최근 발표했습니다.

저용량 (300mg) 다회 투약군에서 혈중 IgG 농도를 63% 감소하는 결과가 확인되자 11월 공개될 고용량(600mg)에서는 80% 이상의 IgG 감소율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는 등 반응이 뜨거웠습니다. 이뮤노반트는 이러한 데이터를 발표한 직후 하루 만에 주가가 97% 상승하기도 했죠.

바토클리맙(HL161, IMVT-1401)과 IMVT-1402 작용기전

한올바이오파마는 오래 전부터 자가면역질환 신약개발에 매달려왔습니다. 자가면역질환이란 신체 내 면역 체계가 자신의 인체를 공격하는 난치병으로 류마티스 관절염, 전신 홍반성 루푸스, 쇼그렌 증후군, 전신 경화증, 혈관염 등을 포함하고 있죠.

한올바이오파마는 신약후보물질 HL036을 통해 안구건조증을, HL161로는 중증 근무력증과 갑상선 안병증, 면역 혈소판 감소증, 그레이브스병 등을 타깃으로 삼아 신약 개발에 매진했습니다. 지난 2017년 말 스위스 제약회사인 로이반트가 한올바이오파마 물질의 잠재성을 확인하고 기술이전을 일찌감치 체결했죠.

한올바이오파마 주가의 역사적 고점도 이 과정에서 형성됐습니다. 반환의무 없는 계약금으로 3000만 달러, 5년에 걸쳐 지급하는 연구비 2000만 달러, 단계별 마일스톤 4억5250만 달러 등 총 5억250만 달러의 기술이전 계약을 공시해 시장의 주목을 받았죠.

HL161, 다시 말해 IMVT-1401이 불만족스러운 데이터를 발표하며 지지부진하던 신약개발은 기술이전 6년만에 빛을 발하는 듯한 분위기입니다. 현재 한올바이오파마의 신약 후보물질은 로이반트의 자회사인 이뮤노반트의 총괄 아래 임상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지난 9월 말 전해진 이뮤노반트의 희소식에 한올바이오파마도 함께 들썩인 이유는 향후 신약 후보물질의 상업화가 이뤄질 경우 받게 될 로열티 때문입니다. 기술이전 당시 한올바이오파마는 중화권을 제외한 전 지역에서 해당 물질을 판매할 수 있는 자격을 로이반트에 함께 이전했는데, 판매금액의 일부를 한올바이오파마가 수령할 수 있는 조항이 삽입된 것으로 전해지죠.

한올바이오파마의 면역질환프로그램 파이프라인

◇Market View

이뮤노반트의 임상 데이터 발표 직후 증권가는 일제히 한올바이오파마의 목표주가를 상향했습니다. NH투자증권이 기존 목표주가에서 27.5%를, 현대차증권이 22.5%, 유안타증권이 38.7%, 다올투자증권이 48.4%, DS투자증권은 무려 72.4%를 상향 조정했죠. 해당 증권사들이 제시한 한올바이오파마의 목표주가는 최저 3만7000원에서 최고 5만원입니다.

IMVT-1402의 핵심은 자가면역질환을 유발할 수 있는 FcRn이란 수용체를 억제한다는 점입니다. NH투자증권에 따르면 현재 시장에서 추정하고 있는 2028년 FcRn 매출액 전망치는 무려 91억달러에 육박하고 있습니다. 향후 류마티스 관절염 등 거대 시장까지 적용범위가 확대된다면 2030년에는 200억달러 이상으로 성장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 상황이죠.

IMVT-1402가 상용화될 경우 거대한 자가면역질환 시장의 한 축을 담당하게 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를 감안하면 신약의 글로벌 매출액 중 일부를 갖게 될 한올바이오파마에 막대한 가치를 새롭게 부여하는 것도 그리 놀랍지 않은 대목입니다.

시장에서는 향후 이어질 임상의 성공확률도 높다고 평가했습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 IMVT-1402의 FcRn 임상 1상에서 성공적인 중간 데이터가 확인돼 기존 성공 확률 70%를 95%로 상향한다"며 "올해 4분기 결과 발표가 예정돼 있는 그레이브스병 임상 2상의 성공 확률도 아주 높다"고 자체적인 판단을 내렸습니다.

다만 임상 1상의 중간 데이터만 놓고 과도하게 고무됐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습니다. 실제로 한올바이오파마와 이뮤노반트, 이뮤노반트의 모회사인 로이반트는 이달 중 고점을 찍고 주가가 완만히 하향 중인 상황이죠.

IMVT-1401로 일찍이 진행됐던 임상 2상, 3상을 IMVT-1402로 재진입할 것이란 분석도 나오지만, 후보물질 변경개발 과정에서 변수가 발생할지는 계속 지켜봐야 할 부분입니다. IMVT-1402는 이번에 중간 데이터를 발표한 1상을 마친 뒤, 기존 IMVT-1401에서 개념 증명된 적응증(CIDP, Graves 등)의 피보탈 임상을 바로 계획 중인 것으로 전해집니다.

주요 자가면역질환 시장규모 추정치

◇Keyman & Comments

한올바이오파마를 논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은 박승국 사내이사(전 대표이사)입니다.박 이사는 서울대학교에서 농화학을 전공하고 한국과학기술원(KAIST) 대학원 분자생물학 석사, 한국과학기술원(KAIST) 대학원 분자생물학 박사 출신 연구원입니다.

1992년부터 2007년까지 대웅제약에 근무하면서 바이오연구소장직을 수행하다가 2007년 한올바이오파마로 적을 옮기게 됐습니다. 대웅제약이 한올바이오파마를 인수한 2015년 전부터 현재까지 16년 넘게 회사를 지키고 있는 상황이죠.

2000년대 초반만 해도 한올바이오파마는 개량신약, 제네릭 의약품 등의 완제의약품을 생산하고 판매하는 데 주력했습니다. 박 이사가 합류한 2007년 바이오연구소를 설립하며 바이오 신약 R&D에 뛰어들었으니 박 이사의 입지를 알 수 있는 대목입니다.

한올바이오파마는 앞서 말씀드렸던 2017년 HL161의 기술이전으로 빛을 보게 됩니다. 박 이사가 대표로 승진한 2013년 이후 약 4년 만이죠. 그는 지난해 말을 끝으로 현재 사내이사로서 한올바이오파마의 전 부문에 관여하고 있습니다.

향후 한올바이오파마의 기업가치를 상승시킬 수 있는 것은 로이반트 및 이뮤노반트로부터 받기로 한 로열티의 구체적인 비중과 성공적인 임상 결과입니다. 업계에 알려진 판매 로열티는 약 10~15% 수준이지만 자세한 사항은 알려진 바 없습니다. 이뮤노반트에 일임한 임상 외에 한올바이오파마가 어떠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지도 관전 포인트로 보여집니다.

이에 대한 답은 아쉽게도 회사로부터 전해들을 수 없었습니다. 업계도 중국 파트너사와 미국 파트너사가 차후 발표할 임상 결과를 예측하고 있을 뿐 현재로선 다소 소강상태에 접어든 분위기입니다.

HL161(IMVT-1402)의 성공적인 임상, 새로운 타깃 적응증 확장, 중국 품목허가 및 상업화에 따른 후보물질 경쟁력 확인 등이 주가 상승요인으로 꼽힙니다. 반면 HL161의 임상 1상 실패, 적응증별 임상 실패 가능성 존재, HL036 안구건조증 임상 및 상업화 난이도 상승 등은 우려 요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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