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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파이낸스 2023]"재무 안정성 기반으로 기업여신 적극 확대한다"(16)김태한 독일하나은행 법인장 "무디스 신용등급 획득으로 자금조달 다각화 기대"

프랑크푸르트(독일)=김서영 기자공개 2023-10-26 07:5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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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금융사의 해외사업 전략은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경영 트랜드도 크게 변화하는 모습이다. 은행과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해외시장에 이식해 성장을 모색하고 있다. 글로벌 각 지역별로 책임자를 세워 권한을 부여하는 경향도 강해지고 있다. 급변하는 상황에 맞춰 빠르게 의사결정을 내리기 위해서다. 더벨은 전략의 진화를 모색하고 있는 우리 금융사들의 해외사업을 집중 조명한다. 글로벌 확장을 시도하는 금융사들의 해외 사업장을 둘러보고 글로벌 전략과 경영 노하우를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10월 20일 09:5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독일KEB하나은행은 유럽 영업 네트워크의 중요한 거점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경제 환경 변화에 대응해 현지 기준으로 재무비율을 개선하고 안정적으로 재무 비율과 잠재 리스크를 관리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동시에 기업여신을 적극 확대하고 IB 신디케이션 관련 내부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김태한 독일KEB하나은행 법인장(사진)은 부임 첫해 경영 목표를 이렇게 밝혔다. 독일하나은행에 대해선 김 법인장이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독일하나은행과 김 법인장의 인연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기 때문이다. CFO 출신 법인장의 부임으로 독일하나은행은 재무 안정성을 기반으로 영업력을 끌어올릴 방침이다.

김 법인장은 하나은행에서 기업금융 전문가로 통한다. 입행 후 자금부와 해외마케팅부에서 각각 5년간 근무한 그는 2014년부터 2018년까지 독일하나은행에서 CFO 겸 리스크매니저로 일했다.

다시 한국으로 돌아온 김 법인장은 당산금융센터에서 기업금융지점장(RM)으로서 국내 부동산, 에쿼티 파이낸싱 등의 기업금융 업무를 총괄했다. 구체적으로 여신 신디케이션(Syndication), 클럽 딜(club deal) 등을 주로 다뤘다. 올해 2월 독일행 비행기에 오른 그는 이번엔 법인장으로서 독일하나은행을 이끌게 됐다.


김 법인장의 최우선 목표는 유럽 경제 환경 변화에 대응해 재무 안정성을 이루는 것이다. 코로나 팬데믹에 이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로 유럽 경제 불확실성이 더욱 확대되는 형국이다. 유럽중앙은행(ECB)은 기준금리를 4%까지 인상하고 에너지 및 원자재 공급망 문제를 안보 문제로 인식해 새로운 경제 변수로 떠올랐다.

금리 상승기 독일하나은행의 관심사는 '조달한 자금을 어떻게 운용하느냐'다. 이는 수익성에 직결되는 중요한 문제로 독일 주요 시중은행과 외국계 은행들은 유동성 확보를 위한 공격적인 금리 마케팅으로 자금을 조달하고 있는 실정이다.

독일하나은행은 대부분의 운용자산이 유리보(EURIBOR)에 연동한 변동금리로 구성돼 있어 금리 상승에 일정 수준 헤지되도록 구성돼 있다. 일시적인 단기 플로우 자금은 중앙은행에 예치해두거나 런던, 파리, 암스테르담, 바레인 등 유럽 내 하나은행 허브지점 등에 단기자산으로 운용해 수익성을 도모하고 있다.

나아가 독일하나은행은 자금조달 구조 개선에 적극적으로 뛰어들었다. 지난달부터 글로벌 3대 신용평가사 중 하나인 무디스(Moody's)와 외부 신용등급 평가 프로세스를 진행하고 있다. 이르면 내년 초 유럽에 진출한 한국계 은행 최초로 자체(Standalone) 외부 신용등급을 획득할 것으로 기대한다.

본점 대비 1~2등급 낮은 수준으로 신용등급을 받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하나은행 본점은 올해 8월 무디스 평가에서 장기신용등급은 A1에서 Aa3로, 독자신용등급은 Baa1에서 a3로 각각 한 단계씩 상향됐다. 등급 전망은 '안정적'으로 조정됐다.

김 법인장은 "무디스 등급 획득을 통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시장성 자금을 자체 조달할 수 있게 되므로 본점에 의존적인 자금조달 구조가 획기적으로 개선될 것"이라며 "여신 포트폴리오 조정을 통한 자산의 질과 안정성을 개선하는 작업 중에 있어 한층 강화된 글로벌 경쟁력으로 무장한 은행으로 도약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독일하나은행은 올해 초 5000만유로 상당의 자본금을 증자했다. 현재 자기자본은 1억3400만유로 수준이다. 내년 추가 증자도 검토하고 있다. 재무 안정성을 기반으로 전략적으로 우량 자산 증대를 위한 거래 확대 기회를 다각도로 찾고 있다.

최근 유로화 시장금리 상승으로 시장성 신디론 성격의 슐차인론 발행 물량이 증가한다. 수익성이 높은 딜에 참여할 기회가 늘어났다는 의미다. 독일하나은행은 자본금 증자에 따라 자본 여력이 충분한 가운데 부실 우려가 낮은 장기 우량 부동산 IB 여신 및 인프라 IB 딜 등에 꾸준히 참여하고 있다. 지상사에만 의존하는 영업에는 한계가 있으므로 발 빠른 현지화 전략을 위해 영업력을 강화할 방침이다.

김 법인장은 "코로나19 종식과 더불어 일정기간 침체돼 있었던 유럽 인프라 및 에너지 IB 시장 딜 참여를 모색하고 있다"며 "상대적으로 리스크가 증가된 기준 커머셜 오피스 부동산 섹터 익스포저는 점진적으로 줄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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