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Forum]불확실성 시대, 기업들의 리스크 관리 전략은'2023 Capital Market Forum' 서울 플라자호텔에서 24일 개최
양정우 기자공개 2023-10-25 07:53:22
이 기사는 2023년 10월 24일 14:5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르면 올해 연말부터 금리 인상 기조가 꺾일 것이라던 낙관적 전망은 빗나갔다. 추가 금리 인상의 불안감이 고조되면서 오히려 고금리 스탠스의 장기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불확실성이 확대 일로를 걷는 시점에 국내 금융시장은 어떤 리스크 관리 전략으로 대응해야 할까.더벨은 24일 서울 더플라자호텔에서 '2023 thebell Capital Market Forum'을 개최하고 국내외 자본시장 환경 변화와 개별 경제 주체의 자금조달 전략을 공유하는 자리를 가졌다. 발표자는 금융정책, 금리, 회사채, 기업공개(IPO) 등 섹터별 흐름을 진단하면서 변화에 발맞추기 위한 대응책을 제시했다.
장재철 KB국민은행 자본시장그룹 본부장(수석이코노미스트·사진)은 글로벌 경제가 고인플레와 변동성으로 요약되는 새로운 국면으로 전환되고 있는 것으로 진단했다. 무엇보다 지정학적 리스크와 고령화, 녹색 전환 등 미래 핵심 키워드가 모두 인플레이션을 자극하는 구조적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다만 인플레이션 압박이 지속되더라도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공격적 정책금리 인상에 따른 대형 위기는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과거엔 급격한 금리 인상 이후 닷컴 사태와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등 금융 사고가 이어졌다. 하지만 이번엔 글로벌 금융위기급 이벤트가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는 것이다.
이런 시각의 배경엔 우선 미국 금융 당국의 선제적 대응 조치가 자리잡고 있다. 연방예금공사의 예금보험 보증 확대와 FRB(Federal Reserve Board) 자금 지원 등으로 주요 금융 이슈가 조기에 수습되고 있다. 여기에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세계 각국의 금융시스템 규제와 감독이 강화되기도 했다. 최근 불거진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도 대형 금융 기관이 아닌 소형 은행에서 발생한 이벤트다.
둔화 흐름을 보이고 있는 글로벌 경기 사이클은 내년 하반기부터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됐다. 미국은 2027년까지 2% 대를 넘어서는 성장률을 고수하고 유럽연합(EU)도 코로나19 팬데믹 이전 성장률을 회복할 것으로 예상됐다. 한국 역시 높아지는 1인당 GDP(구매력평가 기준)에 발맞춰 2.5% 안팎의 성장률로 올라설 것으로 진단됐다.
권용현 신한투자증권 GIB그룹 기업금융1본부장(상무·사진)은 국내 기업의 자금조달 현황을 짚으면서 판도 변화에 맞춘 조달 전략을 제시했다. 그는 "국내 기업이 안정적 대외 신인도를 확보하면서 다양한 자금 조달 루트를 확보해야 하는 시점"이라며 "추가 시너지 창출이 보장되지 않는 적극적 투자 활동은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 본부장은 "내년 부채자본시장 볼륨을 추산하면 만기도래 채권만 추산했을 때 150조원 정도"라며 "최근 5년 사이 역대 기준으로도 가장 큰 규모"라고 말했다. 이어 "크레딧 스토리에 힘을 실어야 할 때"라며 "적극적 크레딧 IR을 통해 시장 참여자에 내부 부채상환능력의 안정성을 어필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내년 IPO 시장의 경우 정책금리 등 대외변수가 있으나 올해와 유사한 방향으로 흘러갈 것으로 내다봤다. 국내 상장 시장은 LG에너지솔루션 이후 초대형 딜은 물론 조단위 빅딜이 나오지 않고 있다. 올해 하반기 들어 두산로보틱스, 에코프로머티리얼즈 등 성장주 섹터 내 유망 기업만 수천억원 대 공모 규모로 증시 데뷔전을 치르고 있다.
IPO 시장 전반이 침체된 와중에 2차전지 소재, 로봇, 인공지능(AI) 섹터만 강세를 보이는 양극화 양상이 내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상장 철회를 결정한 서울보증보험처럼 배당주나 경기 방어주 매력이 세일즈 포인트인 상장예비기업은 고전할 것으로 보이는 대목이다.
강철구 한국기업평가 금융본부장(상무·사진)은 국내 금융업권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리스크를 강도높게 지적했다. 부동산 PF 연체율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빠른 속도로 상승하고 있다. 다만 정부의 적극적 지원 정책에 힘입어 급격한 부실화는 발생하지 않고 있다.
강 본부장은 "위험의 이연을 통한 연착륙 과정일 뿐 내재된 위험이 근본적으로 해결된 건 아니다"며 "PF 부담이 큰 금융사는 선제적으로 충당금을 쌓고 자본 확충에 나서는 자구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현재 증권과 캐피탈, 저축은행 순으로 자기자본 대비 PF 위험 노출도가 높은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캐피탈은 증권과 리스크 수준이 비슷하지만 자기자본 대비 PF 익스포저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저축은행은 리스크 정도와 자기자본 대비 PF 익스포저가 모두 열위했다.
한기평의 시나리오 분석에 따르면 PF 손실 추정 결과 업권별 평균 측면에서 추정손실에 대한 자기자본 완충력은 비교적 양호했다. 좀더 보수적 가정이 적용되는 시나리오에서는 '추정손실/자기자본' 비율이 A급 캐피탈 14%, BBB급 캐피탈 11%, 중소형 증권사 10% 등으로 집계돼 상대적으로 높게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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