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너십 시프트]디엔에이링크 '공동경영 체제' 윤곽, 실적 반등 가능성은 '난망'①이사회는 축소, 이종은·고상혁 공동대표 체제 가능성
성상우 기자공개 2023-10-26 08:07:59
[편집자주]
기업에게 변화는 숙명이다. 성장을 위해, 때로는 생존을 위해 변신을 시도한다. 오너십 역시 절대적이지 않다. 오히려 보다 강력한 변화를 이끌어 내기 위해 많은 기업들이 경영권 거래를 전략적으로 활용한다. 물론 파장도 크다. 시장이 경영권 거래에 특히 주목하는 이유다. 경영권 이동이 만들어낸 파생 변수와 핵심 전략, 거래에 내재된 본질을 더 면밀히 살펴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3년 10월 24일 16:0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경영권 분쟁을 종식시킨 디엔에이링크가 새 경영진을 꾸렸다. 이종은 대표를 제외한 기존 이사진이 모두 물갈이 됐다. 아직 이사회가 열리기 전이지만 최대주주로 올라선 평화개발의 고상혁 대표와 이종은 대표의 공동 경영 체제가 이뤄질 가능성이 점쳐진다. 내부 분란은 일단락됐지만 투자주의 환기종목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을 정도로 장기 부진에 빠진 실적을 개선시키는 게 당면 과제다.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디엔에이링크의 이사회는 기존 7인 체제에서 6인 체제로 축소됐다. 최근 열린 임시 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 3명이 신규 선임됐지만 기존 사내이사 5명 중 4명이 등기임원직을 내려놓으면서 사내이사 총 수는 4명으로 줄었다. 사외이사는 기존 2명 중 한 명이 물러났고 1명이 신규 선임되면서 2명을 유지했다.
이번 주총을 거치면서 자리를 지킨 등기임원은 이종은 대표(사내이사)와 장지훈 사외이사다. 이 대표의 경우 새 최대주주를 맞기 전까지 최대주주였기도 하고 유전학 분야 전문가로서 그동안 회사 경영을 총괄해 온 인물이다.
이 대표는 평화그룹 지주사 평화홀딩스 산하의 평화개발이 최대주주로 들어올 때부터 공동 대표직을 보장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 경영진이 새 최대주주(평화그룹)를 섭외하는 단계에서부터 공동 경영 체제에 대한 합의가 이뤄진 셈이다. 이번 주총에서 이 대표에 대한 재선임 안건이 무리없이 통과된 배경이다.
다음 관심사는 이 대표와 공동 경영체제를 꾸릴 또 다른 대표직을 누가 맡을 지다. 이번에 새로 선임된 3명의 사내이사 중에서 공동 대표가 선임될 것이 유력하다. 가장 가능성이 커 보이는 인물은 고상혁 사내이사다. 그는 엠지엘홀등스·엠지엘건설을 비롯해 평화개발의 대표이사를 겸직하고 있다.
평화개발은 디엔에이링크 지분 인수를 위해 평화홀딩스가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이다. 평화개발이 출자금 50억원으로 신주 146만4558주를 취득키로 하면서 이 대표 지분을 훌쩍 뛰어넘는 새 최대주주로 등극했고 지난 2년간 끌어왔던 주주연대 측과의 경영권 분쟁도 막을 내렸다.
평화개발 최대주주인 평화홀딩스가 SPC 대표로 고상혁 사내이사를 내세운 건 그를 통해 디엔에이링크 인수 후에도 경영에 직·간접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한 목적으로 해석이 가능하다. 무엇보다 단일 최대주주인 만큼 평화그룹 측이 대표이사를 지명할 가능성이 높다.
나머지 사내이사 2명을 어느 쪽에서 지명했는지는 확인되지 않는다. 평화개발이 최대주주이긴 하지만 지분율이 8% 수준에 불과해 모든 보드 멤버를 직접 지명하지 못했을 가능성도 있다.
정진식 전무는 “공시에 기재된 바 외에 사내이사들의 개인적인 사항에 대해선 내용을 확인할 수 있는 게 없다”며 “대표이사 선임의 경우 조만간 열릴 이사회에서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규 사내이사 중 장창선 이사는 포스트글로벌 인베스트먼트를 거쳐 ‘티르티르’라는 화장품 도매업체의 감사로 재직 중이다. 나머지 신규 사내이사인 심철구 이사는 에스디그룹 대표직을 거쳐 모바일 앱 서비스 회사 ‘스이드’의 대표이사로 있던 인물이다. 이들의 현 소속 회사 모두 서류 상으로는 평화그룹과 접점이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
평화개발이 50억 규모 유상증자를 통해 최대주주로 올라설 당시 150억원 규모 9회차 전환사채(CB)를 매입하며 자금을 보탠 제이제이무역 등이 이사회 의석을 확보했을 가능성도 있다. CB 발행액 150억원 중 100억원어치를 매입한 제이제이무역의 경우 전환권을 모두 행사하면 260만주를 확보할 수 있다. 최대주주로 올라선 평화개발의 146만주를 훨씬 뛰어넘는 규모다.
경영진이 재편됐지만 모든 문제가 해소됐다고 볼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5년 넘게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실적이 가장 큰 과제다. 디엔에이링크는 지난해까지 5년 연속 적자를 기록하면서 투자주의 환기종목으로 지정된 상태다. 올해 역시 2분기까지 누적 순손실을 기록 중이다.
지배구조 재편이 이뤄졌지만 아직 사업과 관련해선 내부적으로 무력감이 팽배해 있는 분위기다. 오너십 시프트와 맞물려 실적 반등에 대한 내부적인 청사진이 마련된 게 있냐는 질문에 정진식 전무는 “그런 것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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