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권 분쟁 ‘종식’ 디엔에이링크, 새 주인 맞는다 유증, CB 발행 결정…평화홀딩스 '8% 지분' 새 최대주주로
성상우 기자공개 2023-09-27 08:09:01
이 기사는 2023년 09월 26일 15:0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 2년간 끌어왔던 디엔에이링크의 경영권 분쟁이 종식 국면에 들어섰다. 그 동안 기존 경영진 해임 및 교체를 주장해온 주주연대 측은 지난 6월 임시주총 패배 이후 추가 분쟁 명분이 소진된 상태다. 승기를 잡은 이종은 대표와 기존 경영진은 추가 분쟁 가능성을 막고 사업 턴라운드의 모멘텀을 마련하기 위해 새 최대주주를 끌어들였다.디엔에이링크는 전일 열린 이사회에서 각각 50억원, 150억원 규모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 및 전환사채(CB) 발행을 결정했다고 26일 공시했다.
이번 유상증자는 최대주주 변경을 동반한다. 지분 출자를 위해 설립된 특수목적법인(SPC)인 평화개발이 출자금 50억원을 납부하는 증자 주체다. 대금 납입이 완료되면 평화개발은 디엔에이링크 신주 146만4558주를 취득한다. 단번에 최대주주에 오를 수 있는 지분이다. 지난 6월말 기준 디엔에이링크의 최대주주는 4.4% 지분율을 보유한 이종은 대표다. 특수관계인 이종화씨 지분(0.28%)을 포함해 총 4.68% 지분을 보유 중이다. 기타 5% 이상 지분을 보유한 주요주주는 없다.
평화개발의 최대주주는 평화홀딩스다. 코스닥 상장사이자 평화그룹 지주회사로 자동차 관련 부품을 비롯해 각종 화학소재 및 금속 부품을 제조하는 계열사 18곳을 거느리고 있는 곳이다. 계열사 중 평화홀딩스와 평화산업이 상장사이며 나머지는 비상장사다. 최대주주인 김종석 회장과 아들인 김주영 부사장이 지주사 지분 52%로 경영권을 유지 중이다. 상반기 말 기준 자산규모는 약 5700억원이다.
그룹 산하 사업부문을 자세히 뜯어보면 △방진시스템 △호스시스템 △씰링시스템 △금속소재 △기계금형 등이 포함된 사업 포트폴리오가 구축돼 있다. 다만 디엔에이링크의 주력 분야인 유전자 분석 및 바이오 분야 사업은 없다. 평화홀딩스로선 디엔에이링크 지분 인수가 신사업의 일환인 셈이다.
현재 기준 총 주식 수(1709만3692주)와 유증으로 인한 신주 발행 수(146만4558주)를 감안하면 유증 완료 후 평화홀딩스측 지분율은 약 7.9%가 된다. 기존 최대주주 이종은 대표 측 지분의 훨씬 뛰어넘는 지분이다.
이번에 발행되는 9회차 CB를 매입하는 쪽은 평화홀딩스가 끌어온 투자자들로 우호 지분으로 분류된다. 총 150억 규모 물량 중 제이제이무역이 100억원어치를 매입하고 남강디벨롭과 푸른공간이 각각 30억원, 20억원 규모로 매입한다. 푸른공간의 최대주주가 남강디벨롭인 점을 감안하면 50억원 CB를 동일 주체가 매입하는 형태다. 남강디벨롭의 최대주주는 34% 지분을 보유한 박서윤씨다.
향후 보통주로 전환이 이뤄질 경우 발행되는 신주는 총 391만1342주다. 이 중 제이제이무역이 약 260만주, 남강디벨롭 측이 약 130만주를 취득할 수 있다. 현재 총 주식수와 평화홀딩스측의 유증 참여로 인한 신주 발행, 전환권 행사로 인한 신주 발행 등을 모두 고려하면 제이제이무역과 남강디벨롭 측이 확보할 수 있는 지분은 각각 11%, 5%대다. 이 경우 새 최대주주인 평화홀딩스 측 지분은 6%대로 희석된다. 향후 CB 전환 여부에 따라 최대주주가 또 한번 바뀔 수 있는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
이런 구조의 자본 확충이 이뤄진 배경엔 경영 정상화 자금 수혈과 동시에 확실한 지배력 보강의 의지가 담겼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디엔에이링크는 그동안 대주주측의 낮은 지분율 탓에 수년간 경영권 분쟁에 노출됐다. 자연스럽게 주력 사업에 집중하지 못했고 실적 악화에 시달렸다. 새 주인으로 들어오는 평화홀딩스가 확실한 지배력을 바탕으로 사업 정상화에 힘을 싣겠다는 의지를 가진 것으로 풀이된다.
이종은 대표를 비롯한 기존 최대주주 및 경영진 역시 이 같은 오너십 이전 및 경영 개선 방향에 동의한 것이 이사회의 결단으로 이어졌다. 그동안 경영진과 분쟁을 벌여온 주주연대 측 역시 이 방향에 동의 및 협의를 완료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종은 대표는 “저의 (낮은) 지분으로 경영권 분쟁을 이어간다는 것 자체가 의미가 없다고 보고 결단했다”면서 “더 이상 경영권 분쟁은 없을 것이며 기존 비즈니스도 문제없이 계속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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