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인 스토리]테크윙, 메모리 핸들러 명가 넘어 토탈 솔루셔너 '진화 중'①사업구조 다변화 성공…오토모티브 신규 시장 창출, 프로브 스테이션 양산진입 임박
안성(경기)=조영갑 기자공개 2023-10-26 08: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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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 답이 있다. 기업은 글자와 숫자로 모든 것을 설명하지 못한다. 다양한 사람의 땀과 노력이 한 데 어울려 만드는 이야기를 보고서를 통해 간접적으로 유추해 볼 뿐이다. 더벨은 현장에서 만난 사람들을 통해 보고서에 담지 못했던 기업의 목소리와 이야기를 담아본다.
이 기사는 2023년 10월 25일 13:5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시간은 반으로 효율은 두 배로!"지난 24일 경기도 안성시 테크윙 안성사업장을 찾았을 때 현장 곳곳에 붙어 있던 슬로건이다. 속도와 효율, 정확성을 철칙으로 하는 후공정 장비 전문기업의 정체성과 지향점을 담았다. 실제 테크윙은 매년 뼈를 깎는 R&D를 통해 칩의 테스트 처리갯수와 속도를 증강시켜 왔다.
2002년 설립된 테크윙은 국내 반도체 메모리 핸들러의 발전사와 호흡을 함께 한 기업이다. 2008년 세계 최초로 128para 테스트 핸들러를 개발, 출시한 데 이어 512para, 768para, SSD 테스트 핸들러 등을 잇따라 시장에 선보이며 메모리 테스트 핸들러 명가의 지위를 다져왔다. para는 핸들러에서 동시에 처리할 수 있는 반도체 소자의 갯수를 말한다. para 수가 높을 수록 고성능이다. 테크윙의 핸들러 제품은 세계 최고 수준의 para 수와 속도를 자랑한다.
지난해 반도체 불황의 전조에도 불구, 글로벌 고객사의 테스트 핸들러 입고가 늘면서 매출액 2675억원, 영업이익 577억원의 호실적을 거뒀다. SK하이닉스, 마이크론, 인텔 등 글로벌 IDM을 주요 고객사로 두고 있는 만큼 수요처가 다양한 것이 테크윙의 강점이다. 하지만 올해 반도체 불황의 파고를 넘지 못하면서 3분기 매출액 244억원, 영업이익 -27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
테크윙은 올해를 기점으로 메모리 분야에서 쌓은 업력을 바탕으로 후공정 테스트 영역의 전 과정을 커버하는 동시에 SoC(시스템온칩) 비메모리 핸들러 시장에서도 '테크윙'의 네임밸류를 확실히 각인시키겠다는 포부다. 테크윙은 이미 웨이퍼 상태에서 검사를 진행하는 EDS(Electrical Die Sorting), 챔버 안에 칩을 넣어 고온, 고전압 내구성을 검사하는 번인 테스트(Burn-in test), 파이널 테스트(핸들러) 등 모든 라인업을 구축하고 있다. SSD(Solid-state drive) 테스트 핸들러 부문도 이미 자리를 잡았다.
이날 회사를 안내한 장남 테크윙 대표는 "그동안 시장에서 테크윙은 메모리 테스트 핸들러 제조사로만 알려져 왔는데, 향후 테크윙은 두터운 업력을 보유한 기존 메모리 테스트 핸들러 사업 부문을 비롯해 EDS 부문(프로브 스테이션), SoC 비메모리 테스트 핸들러 등 3개의 비즈니스 모델을 축으로 신성장 동력을 마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지난 10년 간 테크윙은 막대한 R&D 비용을 투입해 기반기술을 다져왔다. 특히 머신비전(Machine Vision) 기술에 역점을 두고, 비전기술을 고도화했다. 후공정 테스트 영역에서 비전기술이 중요한 까닭은 패키징을 분류하고 테스트 공정으로 이송하는 과정에서 para 수가 올라갈 수록 고도의 정밀도가 요구되기 때문이다. 테크윙은 1.5마이크로미터(μm) 수준의 접촉 정확도 비전기술을 구현하고, 이를 EDS 공정, 파이널 테스트 등 백엔드 전 공정에 적용하고 있다. 영하 80도 극저온 칠러(chiller) 기술, 스몰패키징 기술 등도 완비했다.
장 대표가 이날 장시간 강조한 영역은 이른바 비메모리용 트라이템프(Tri-Temp) 테스트 핸들러다. 테크윙은 오토모티브(차량용) 반도체 시장을 타깃팅하고, 트라이템프 테스트 핸들러의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기 위해 글로벌 마케팅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트라이템프 핸들러는 기존 실온, 고온만 테스트하던 듀얼템프(Dual-Temp)와 달리 저온의 영역까지 테스트하는 핸들러다. 차량용 반도체의 경우 고온과 극한의 저온의 환경에서도 성능이 구현돼야 하기 때문에 듀얼템프보다 트라이템프 테스트 핸들러가 칩의 성능을 테스트하기 적합하다.
미국의 코후(cohu), 대만의 혼텍(hontech) 등 후공정 장비사들이 과점하고 있는 시장에 테크윙이 지난해 처음으로 진입했다. 테크윙은 신규 개발한 트라이템프 테스트 핸들러를 약 20대 가량 관련 OSAT(후공정외주가공업체) 측에 납품하면서 유의미한 비메모리 레퍼런스를 확보했다. 업계에 따르면 트라이템프 핸들러는 일반 메모리 테스트 핸들러 대비 ASP(평균공급가)가 최대 10배 가량 높다. 테크윙은 해당 시장에서 올해 약 10~20% 가량의 시장점유율을 노리고 있다.
장 대표는 "오토모티브 관련 핸들러 시장은 메모리 시장 대비 4~5배 큰 시장이면서 고부가가치 시장으로 분류된다"면서 "정확한 점유율을 집계 하기는 힘들지만, 지난해 약 5% 수준의 점유율을 확보한 것으로 파악되는데 내년 이 비중을 20% 수준으로 끌어올리면 메모리 사업 부문과 더불어 강력한 캐시카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자가 찾은 24일에도 글로벌 주요 차량 반도체 메이커 I사 관계자들이 테크윙을 방문, 공정 투어 및 업무협의를 진행하고 있었다.
테크윙은 EDS 시장에서도 체급을 키운다는 포부다. EDS 공정은 웨이퍼 레벨에서 완성 단계에 있는 개별 칩의 전기적 동작여부를 검사하는 과정이다. 칩의 양품, 불량 여부를 선별하는 첫 관문이다. 테크윙은 1.5μm 수준의 비전 인스펙션 기술을 토대로 EDS 자동화 장비인 프로브 스테이션(Probe station)을 개발, 현재 국내 주요 OSAT에 입고해 데모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이르면 내년 상반기 정식 양산공급에 돌입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프로브 스테이션은 웨이퍼와 검사장비를 연결, 전기적 신호를 보내 전기적 특성을 검사하는 자동화 장비다. 도쿄일렉트론(TEL) 등 일본 업체들이 프로브 스테이션 시장을 사실상 장악하고 있다. 테크윙의 제품이 정식 양산공급에 성공한다면 국산화 대체 효과가 커지는 셈이다. 테크윙은 주력제품인 TWP300을 통해 양산라인에 진입한 뒤 2세대 비전기술을 도입한 TWP300H 제품을 통해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리겠다는 복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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