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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인 스토리]'동분서주' 알멕, 수주잔고 '4조' 시대 열까①2조원 확보 후 추가 수주 대기, 창원본사 '8인치' 알루미늄 빌렛 가공

창원(경남)=서하나 기자공개 2023-10-18 08:10:14

[편집자주]

현장에 답이 있다. 기업은 글자와 숫자로 모든 것을 설명하지 못한다. 다양한 사람의 땀과 노력이 한 데 어울려 만드는 이야기를 보고서를 통해 간접적으로 유추해 볼 뿐이다. 더벨은 현장에서 만난 사람들을 통해 보고서에 담지 못했던 기업의 목소리와 이야기를 담아본다.

이 기사는 2023년 10월 16일 15:1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알루미늄 소재 제조사 알멕은 올초 코스닥에 상장한 새내기지만 수조원대 수주잔고를 채우며 성장 속도는 누구보다 매섭다. 젊은 경영자이자 오너 2세인 박준표 총괄사장이 알멕을 세계적인 금속 회사로 키운단 포부로 앞장서고 있다. 더벨에서 창원 소재 알멕 본사를 찾았다.

본사에서 느낀 알멕의 첫 인상은 '동분서주'였다. 주요 경영진들은 오전 중 대부분 현장이나 외부 미팅으로 자리를 비웠다가 오후가 돼서야 돌아왔다. 급격히 불어난 수주잔고를 소화하기 위해 생산 능력(CAPA) 확충, 원재료인 철 스크랩 확보, 미국법인 설립 등 준비가 한창이었다.

◇창원공장, 압출·주조 등 다양한 공정 소화…LG·SK 등 납품

알멕 본사 전경.

알멕이 최근까지 확보한 수주잔고는 2조원을 넘어섰다. 여기에 추가로 확보 예정인 수주잔고를 모두 합치면 4조원을 바라볼 것이라는 게 알멕 관계자 설명이다. 알멕은 지난해 연결 매출 약 1568억원을 기록했다. 앞으로 몇 년간 성장 속도를 체감할 수 있는 숫자다.

본사 옆 위치한 창원공장에는 길다란 원통 모양 알루미늄 빌렛 (billet)들이 잔뜩 쌓여 있었다. 빌렛은 가공하기 직전 알루미늄 소재 원자재를 말한다. 계열사인 대신금속에서 받은 빌렛들은 창원공장을 거쳐 LG와 SK에 납품하는 베터리 모듈 케이스, 글로벌 완성차 소재 등으로 가공된다.

알멕 창원 공장 내부의 모습.

약 1만5000평 규모의 창원공장에선 주로 8인치 빌렛을 다룬다. 한 시간 가량 떨어진 밀양공장에서 12인치 빌렛 가공을 주로 다루는데 이보다 더 작고 길쭉한 형태다. 공장에서 처리 가능한 공정도 압출, 단조, 프레스, 용접 등 다양하다. 밀양공장에서 압출, 가공 과정 공정만 다루는 것과 차이다.

알루미늄 압출은 길다란 빌렛을 기계에 투입해 예열한 뒤 길게 뽑아내는 공정을 거친다. 가래떡을 뽑아내는 과정을 연상하면 비슷하다. 창원공장 로스율은 15% 정도로 낮은 편이다. 양쪽 끝을 잘라내야 하는 압출 공정 특성을 감안하면 생산 효율이 높은 편이다.

창원공장에선 자동차 부품 종류로만 100여개 가까운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붕어빵을 찍어내듯 다양한 틀에 알루미늄을 그대로 찍어내는 주조 방식을 활용해 가능한 일이다.

알멕 창원공장 내부의 알루미늄 압출 관련 장비.

◇자동차 부품사업 5년만 '해외 고객사 합격점' 쾌거…'기술력' 바탕

과거엔 주철이 차량용 주요 소재였지만 지금은 많은 비중이 알루미늄으로 대체됐다. 다만 알루미늄은 워낙 다루기 쉽지 않은 소재다보니 진입장벽이 높은 편이다. 안전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알루미늄을 주철만큼 강하게 만들어야 한다는 점도 관건이다.

알멕은 스틸과 동일한 강도로 알루미늄을 제조해 차체 하부 무게를 견딜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화재 취약성은 어떨까. 알멕은 알루미늄 연소점이 최소 500도 정도로 올라야 하고, 일반적인 금속 조직 변화는 780도에 이뤄져 일반적인 화재로는 녹아내릴 염려가 없다는 답변을 내놓았다.

알멕 창원 공장 내부의 알루미늄 제조 공정 관련 장비.

알멕은 자동차 부품 사업을 시작한지 5년 만에 루시드 등 해외 고객들로부터 합격점을 따냈다. 정밀 소재 기술과 충격 흡수 소재 기술 등 기술력뿐 아니라 시스템 품질 생산성 내부관리 등이 일정 수준을 넘어섰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또 고객사에 적합한 소재를 추천하는 ‘역제안’을 통해 생산성은 높이고 단가는 낮추며 시너지를 높이고 있다.

이날 공장 투어를 담당한 김동현 품질경영팀 팀장은 "알루미늄은 철 대비 무게가 40% 정도로 가볍고 다양한 합금 합유가 가능해 강하거나 연하게 성질을 조정할 수 있다"며 "알루미늄 빌렛을 제조할 때 실리콘, 마그네슘, 망간 등 비율을 조정하고 이후 공정에서 속도 조절을 통해 조직 결정을 이루도록 유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금속은 일반적으로 휘어지면 터지거나 깨지는데 알멕 제품은 문제없이 휘도록 하는 기술력을 적용했다"며 "자동차 부품 사업을 시작한지 5년 만에 루시드 등 해외 고객사들로부터 시스템 품질 생산성 내부관리 등 합격점을 받은 비결"이라고 설명했다.

알멕 창원공장 내부에 위치한 벤딩 기술 관련 장비.

알멕은 원래 알루미늄 건축자재와 산업재를 주로 생산하던 경남금속이 전신이다. 1986년 대우그룹으로 편입되면서 자동차 부품산업에 진출했다. 경남금속이 대우그룹 관계사던 시절 한국 최초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개발한 경험을 살렸다.

2009년 대신금속 관계사로 편입되면서 알루미늄 압출 원천 기술에 집중했다. 본격적인 차량 부품 사업 전환은 2017년 LG화학(현 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모듈케이스 사업에 참여하면서 이뤄졌다. 국내외 기업이 연이어 실패한 초정밀 기술 개발에 수십억원 개발비를 투자해 결실을 맺었다.

성장 잠재력이 큰 자동차 부품 제조로 고개를 돌린 일은 신의 한 수였다. 현재는 전체 매출에서 베터리 모듈 케이스 매출 비중이 절반 정도를 차지하지만, 수주잔고 기반 예상 매출을 산출했을 때 EV차 부품 매출 비중이 이를 앞지를 것으로 예상된다.

알멕 창원공장 한켠에서 출고를 기다리는 알루미늄 제품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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