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인 스토리]알멕 외형 2배 키운 일등공신 '알멕코리아'②2021년 인수, 지난해 1월 본격 가동…넓은 부지 확보+자동화 공정 도입해 생산성 UP
밀양(경남)=서하나 기자공개 2023-10-19 08:22:11
[편집자주]
현장에 답이 있다. 기업은 글자와 숫자로 모든 것을 설명하지 못한다. 다양한 사람의 땀과 노력이 한 데 어울려 만드는 이야기를 보고서를 통해 간접적으로 유추해 볼 뿐이다. 더벨은 현장에서 만난 사람들을 통해 보고서에 담지 못했던 기업의 목소리와 이야기를 담아본다.
이 기사는 2023년 10월 17일 14:3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알멕을 알루미늄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한국 대표 기업으로 키우고 싶다"박준표 알멕 총괄사장이 최근 더벨과 진행한 인터뷰에서 밝힌 포부다. 큰 포부 만큼 앞으로 가야할 길은 멀다. 스스로 '공장 운이 좋다'고 밝힌 알멕은 수조원대 수주잔고를 맞추기 위해 국내외 여러 공장 부지를 신규로 확보했거나 하고 있다.
알멕코리아(밀양법인)는 알멕이 2021년 밀양에 7000평 부지를 인수해 신설한 법인이다. 법인 설립 1년 만에 알멕이 지난해 매출을 두 배 가까이 키우는 일등공신이 됐다. SK와 LG 배터리 케이스를 주력으로 생산 공정이 한창 이뤄지고 있는 밀양공장 현장을 찾아갔다.
◇월간 1500톤 CAPA, 압출·절단·가공 공정 전담
밀양공장은 창원 본사에서 차로 약 한시간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었다. 새로 완공된 공장인 만큼 내부는 넓고 쾌적했다. 크기가 큰 빌렛 제품을 다루는 압출 공정을 소화하기 위해 이리저리 규모가 큰 공장을 찾아다닌 결실이었다.
알루미늄 제품의 수익성은 제품을 얼마나 길게 뽑아낼 수 있는지에 따라 좌우되는데 밀양공장은 넓은 부지를 확보하면서 수익성을 큰 폭으로 끌어올리는데 성공했다.
알멕은 2021년 말 밀양공장을 인수한 뒤 기계 등을 입고·설치해 2022년 1월 본격 가동을 시작했다. 최대 생산능력(CAPA)은 월간 1500톤 정도다. 공장은 일요일을 제외하고 2교대로 돌아가고 있다. 주로 12인치 빌렛을 압출한다.
공장이 쾌적하게 느껴진 이유는 또 있다. 설비 대부분이 자동화를 이뤘기 때문이다. 현장에 배치된 인력은 6명씩 2개조로 총 12명에 불과했다. 압출 공정은 계열사 AR알루미늄을 통해 받은 빌렛을 압출·절단한 뒤 완제품으로 가공하는 순으로 이뤄지는데 밀양공장에선 압출, 절단, 가공공정이 거의 전라인 자동화로 진행되고 있다.
주조 공정을 도입해 다양한 제품이 생산되는 창원공장과 달리 밀양공장에선 압출, 단조 공정을 도입해 진행하고 있다. 초정밀 압출 기술, 안전 기능성 소재를 만드는 ‘크러쉬 알로이(Crash Alloy)’ 기술이 적용된 제품들이 모두 주력 생산 제품이다.
압출 공정은 알멕을 통해 받은 빌렛금형을 압출기를 활용해 필요한 모양으로 뽑아낸 뒤 일정 간격으로 톱날으로 절단하고 절단한 제품은 열처리를 거쳐 가공 라인으로 투입된 후외관검사를 진행하는 순으로 이뤄진다.
공장 투어를 진행한 김경덕 관리팀장은 "빌렛 금형 자체를 400~500도로 예열한 뒤에 가공을 하는데 2,3차 열처리 강도와 시간 등은 제품마다 다르다"며 "프레스 가공은 외주업체를 통해 완성한 제품을 도장해 완제품으로 만들거나 자체적으로 절단해 일부 가공에 들어가는 과정 등이 포함된다"고 말했다.
◇'크러쉬 알로이' 적용해 충격 흡수하는 고강도 제품 생산
밀양공장의 대표 제품은 LG와 SK 등에 납품하는 배터리 케이스다. 전기차(EV차) 한대당 20개에서 30개 정도의 배터리 케이스가 들어간다. 알멕에선 차량마다 모양이 각기 다른 배터리 케이스를 제조하고 있다.
EV차 산업은 내연기관 대비 경량화 소재를 점차 많이 요구하고 있는 추세다. 주행거리를 늘리고 배터리 성능 강화를 위한 선택이다. 1세대에서 차량 1대당 65kg 정도 요구했던 알루미늄 소재 사용량은 3세대에서 250kg까지 증가했다.
알멕 관계자는 "알멕은 크러쉬 알로이 기술을 국내 최초로 개발하면서 EV차 부품 쪽에서 선두주자로 서 있다"며 "완성차 업체들이 점점 더 정밀하고 압출로만 만들기 어려운 퀄리티를 요구하고 있어 이런 눈높이에 맞춰 성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크러쉬 알로이는 알멕을 연매출 1000억원대 기업으로 일군 일등공신이자 빼놓을 수 없는 자랑거리다. 충격을 받으면 깨지는 알루미늄에 크러쉬 알로이 기술을 적용하면 고강도를 유지하면서 고연성을 통한 충격 흡수가 가능해진다. 알루코나 덕양산업 등 경쟁사에서 아직 관련 기술에 도달하지 못했고, 노르웨이의 하이, 히드로, 컨스텔리움, 벤틀러 등 글로벌 기업 정도만이 보유하고 있다.
알멕은 앞으로 금괴 형태인 프라이머리 알루미늄뿐 아니라 스크랩을 원자재로 확보하려는 계획이다. 많은 제품을 생산하기 위해선 원자재 확보도 필수적이다. 이와 관련 사천에 공장을 짓고, 저탄소 효과 등 ESG 보고서를 준비하고 있다. 재생 알루미늄 스크랩을 원자재로 쓸 경우 탄소 배출량을 기존보다 약 95% 절감하는 효과를 볼 것으로 기대된다.
김 팀장은 "원자재 값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스크랩을 써도 동일한 제품을 만들 수 있도록 하는 게 경쟁력"이라며 "또 불량 제품의 발생으로 생긴 스크랩을 자회사로 보내 다시 재가공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수익성을 높이는 비결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알멕은 지난해 매출 약 1568억원을 거둬 직전연도 828억원보다 약 89% 성장했다. 올해 상반기까지 약 1194억원의 매출을 거둬 이대로라면 올해 역대 최고 수준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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