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인 스토리]김동원 상상인인더스트리 대표, 올해 '흑자전환' 자신①재무제표상 손실 이미 인식, 수익 구간 진입…마린 크레인 영업 '재시동'
부산=서하나 기자공개 2023-10-26 08:08:29
[편집자주]
현장에 답이 있다. 기업은 글자와 숫자로 모든 것을 설명하지 못한다. 다양한 사람의 땀과 노력이 한 데 어울려 만드는 이야기를 보고서를 통해 간접적으로 유추해 볼 뿐이다. 더벨은 현장에서 만난 사람들을 통해 보고서에 담지 못했던 기업의 목소리와 이야기를 담아본다.
이 기사는 2023년 10월 25일 11:2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상상인인더스트리가 성장 의지로 불타고 있다. 김동원 상상인인더스트리 대표이사(사진)는 2023년을 도약의 원년으로 삼고 반드시 흑자전환을 이루겠단 포부를 밝혔다. 국제조선 및 해양산업전(KORMARINE 2023)에 참석한 배경도 최대한 많은 글로벌 고객사와 접점을 마련하겠다는 의지다.상상인그룹은 회생절차를 밟던 디엠씨(DMC)를 2019년 2월 인수해 사명을 상상인인더스트리로 바꿨다. 처음엔 마린 크레인 사업을 주로 하다 광양으로 거점을 옮겼고 각종 선박 연료탱크, 링블럭 등 사업 영역을 넓히면서 선박 기자재 회사로 거듭나고 있다.
◇지난해 악조건 속 손실 반영해 올해 수익 구간 진입…고망간 탱크 사업 궤도
김동원 대표는 25일 부산에서 진행한 더벨과 인터뷰에서 “올해 전체적으로 흑자전환이 가능할 것 같다”며 “지난해 적자를 크게 봤던 사업에서 수주를 많이 따냈고 생산성을 끌어 올리기 위해 1년 이상 노력한 결실도 맺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상상인인더스트리는 상상인그룹 품에 안긴 이듬해인 2021년부터 2022년까지 2년 연속 큰 폭의 적자를 냈다. 2021년 약 36억원이던 영업손실 규모는 지난해 약 146억원까지 확대됐다. 최근 몇 년 간 이어진 조선소 인력난으로 인건비가 두 배가량 상승하면서 원가가 치솟은 영향이었다.
김 대표는 "올해 흑자전환을 이룬 뒤 내년에 안정된 상태에서 볼륨을 키우고 이익을 실현하는 게 목표"라며 "지난해까지 이미 HJ중공업(옛 한진중공업) 관련한 손실 부분을 재무제표상에 상당 부분 반영해 놓아 중장기적으로 최소 5%에서 최대 10% 정도 영업이익률을 거둘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상상인인더스트리는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정공법'을 택했다. 2019년부터 용접 기술연구소를 설치하고 한화오션(옛 대우조선해양)과 협업에 나선 결과 자체 기술력으로 고망간 소재 LNG탱크 제조 기술을 개발했다. 고망간 소재 LNG탱크는 원자재 비용이 적으면서 강도를 유지할 수 있어 여러 조선사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
김 대표는 “고망간 탱크를 만들 수 있는 기업은 전 세계에서 상상인인더스트리 등 두 곳이 유일하다"며 "여기에 제조업의 생명인 납기와 제조 환경 등을 두루 갖췄다는 점에서 상상인인더스트리의 차별점이 있다"라고 말했다.
상상인인더스트리는 대우조선으로부터 받은 납기를 한 번도 어긴 적 없어 지난해 최우수 협력업체 상을 받았다. 국내에서 거의 유일하게 관련 제품 제조가 가능하다 보니 수주 잔고는 이미 따놓은 당상이지만, 실제 계약은 착수 직전 2~3개월 전에야 이뤄져 정확한 물량을 확인하긴 어렵다는 설명이 이어졌다.
김 대표는 "하이망간 정육면체의 가로·세로·높이가 25미터 정도 되는데 (상상인인더스트리는) 골리앗 크레인을 보유하고 있어 제조에 적합한 환경을 갖추고 있다"며 "대형 블록을 만드는 작업을 다른 조선소보다 쉽게 할 수 있다는 점이 경쟁력"이라고 말했다.
◇마린 크레인 영업 강화·선박 사후 서비스(A/S) 신사업 검토
상상인인더스트리는 마린 크레인 사업에도 무게추를 싣고 있다. 마린 크레인은 선원들이 장기간 항해를 하기 위해 필요한 부식, 구명정 등을 싣고 내리기 위한 선박용 크레인을 말한다. 선박의 종류에 따라 선박 1대당 약 4~5개 정도의 마린 크레인이 설치된다.
김 대표는 DMC였던 사명이 상상인인더스트리로 변화하면서 선주들 사이에서 낮아진 인지도를 끌어올리겠다는 포부다. 이번 코마린 2023 행사에 참여도 선주들과 직접 만남을 갖고 상상인인더스트리 자체와 마린 크레인에 대해 어필하기 위해 찾은 기회다.
김 대표는 "사실 마린 크레인 제조 기술력은 기업간 대동소이하다"며 "결국 품질, 납기, 영업력의 싸움인데 '영업'을 제외하고 그동안 이미 우리가 잘하고 있는 부분이기에 앞으로 영업에 좀 더 주력해 점유율을 끌어올리려는 계획"이라고 말했다.
마린 크레인은 원래 핀란드 등 북유럽에서 발달해 1980년대 후반에서 1990년대 국내에서 시작됐다. 처음엔 수동적으로 움직이던 크레인이 유선 리모컨으로 작동되는 등 기술적, 서비스적 차원에서 발전해나가고 있는 추세다. 상상인인더스트리는 그동안 대형 선박기계, 자동화 장비 등을 납품하면서 마린 크레인 사업에 비교적 소홀했다는 자체적 판단을 했다.
김 대표는 "마린 크레인을 비롯해 선박 제품은 한 번 납품하면 30년 정도 운항이 되기 때문에 사후 서비스(A/S)가 상당히 중요하다"며 "DMC였던 사명을 바꾸면서 잃어버린 인지도를 되찾는 게 지금 상상인인더스트리에 놓인 과제일 것"이라고 전했다.
해외 고객사 확대를 통해 해외 거점을 통한 사후 서비스(A/S) 제공 방안 등도 고심하고 있다. 선박들이 항해를 하다 보면 항구에서 수리해야 하는 경우들이 생기는데 이때 유상 A/S 수리를 제공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이익률이 신조(Newbuilding)보다 큰 경우가 많다.
김 대표는 "대표적으로 싱가포르 앞 해협을 통과하지 않으면 먼 바다를 둘러 가야 하기에 해당 지역에서 조선 수리 산업이 발달했다"며 "상상인인더스트리도 싱가포르 등에서 A/S 센터 거점기지를 만드는 방안을 여러 선사에 제안해 좋은 반응을 얻었기에 이르면 내년 초 정도 해외 지사 형태로 관련 사업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과거에 워낙 적극적인 영업을 안 하면서 낮아진 인지도를 높이려는 작업을 지난해 6월부터 본격적으로 하고 있다"며 "이번 코마린 박람회 참여를 통해 상상인인더스트리가 열심히 잘하고 있고, 강력하게 어려운 상황을 해쳐나가고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게 목표"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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