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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인 스토리]상상인인더스트리 "올해보다 내년 더 좋다"①김동원 대표 "DMC 인수 후 선제적 투자"…인건비 안정화·수주단가 인상 효과 기대

순천(전남)=서하나 기자공개 2023-06-08 08:17:57

[편집자주]

현장에 답이 있다. 기업은 글자와 숫자로 모든 것을 설명하지 못한다. 다양한 사람의 땀과 노력이 한 데 어울려 만드는 이야기를 보고서를 통해 간접적으로 유추해 볼 뿐이다. 더벨은 현장에서 만난 사람들을 통해 보고서에 담지 못했던 기업의 목소리와 이야기를 담아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6월 05일 14:0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제조업의 생명은 '품질과 납기'다. 상상인인더스트리는 지난해 큰 폭으로 적자를 보면서 일종의 수업료를 톡톡히 지불했다. 이집트 수에즈 운하 플로팅 도크, 한진중공업 컨테이너선 등 대형 수주에 성공했지만 조선업황 회복에 따른 인건비 급증 등 대외 환경이 도와주지 않으면서 오히려 위기를 맞았다.

김동원 상상인인더스트리 대표이사(사진)는 당시 쌓은 노하우가 안정적인 품질 및 납기 준수, 최근 실적 증가 등의 비결이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국제해사기구(IMO) 환경 규제로 인해 LNG 연료 추진 선박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향후 실적을 더 기대해볼 만 하다는 설명이다.

◇조선업황 회복 오히려 발목…'공장 임대·인건비' 급등

김동원 대표는 5일 더벨과 진행한 인터뷰에서 "지난해 준비되지 않은 수주는 독이 든 성배였다"고 회상했다. 상상인인더스트리는 당시 대규모 수주에 성공했음에도 급증하는 인건비 부담을 이기지 못했다. 결국 지난해 매출 744억원, 영업손실 146억원, 당기순손실 139억원 등 큰 폭의 손실로 이어졌다.


상상인인더스트리는 지난해 초 이집트 수에즈 운하에 설치 예정인 900억원 규모 플로팅 도크 제조와 한진중공업 등으로부터 컨테이너선 제조 수주에 성공했다. 잇단 호재였지만 갑자기 조선 경기가 살아나면서 공장과 인력을 구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김 대표는 "공장에서 소화할 수 있는 물량이 초과되면서 일부 물량은 외부 공장을 통해 진행하게 되었으나 갑자기 조선업황이 살아나면서 공장 임대와 인건비 등에 예상보다 큰 비용을 지불해야 했다"며 "특히 초도 물량은 평상시보다 인건비가 10~20% 정도 더 들어가는 등 이중고를 겪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2014년에서 2015년경 조선 경기 침체로 소형 조선소는 사라지고 인력들도 육상 플랜트 쪽으로 이동했다"며 "육상 플랜트의 근로 조건이 임금 수준이나 공장 여건 등이 모두 월등해 한 번 빠져나간 인력을 다시 불러오기는 쉽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렇다고 수주 단가를 변경하기도 어려운 노릇이었다. 계약 단가를 낮게 받았음에도 인건비 부담을 1차 협력업체들이 고스란히 안을 수밖에 없었다. 더욱이 상상인인더스트리가 위치한 전라남도 광양은 경상남도와 비교해 조선업계의 불모지로 통한다. 같은 인력을 고용하더라도 숙박비와 식대 등 비용이 추가로 들어갈 수밖에 없다.

특히 HJ중공업(옛 한진중공업)에서 선수(배의 앞머리)와 선미(배의 뒷머리) 등 총 네 척의 컨테이너선을 수주한 게 발목을 잡았다. 김 대표는 "인건비 등 직접비가 예상 수준을 크게 초과했다"며 "이에 따라 계획보다 제조 진행률이 많이 늦어졌다"고 설명했다.

◇설비 투자·대형 물량 소화한 경험 쌓여…내년 성과 '가시화'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대규모 수주 물량을 소화한 경험은 좋은 자산이 됐다. 상상인인더스트리는 지난해 한화오션(옛 대우조선해양)으로부터 최우수 협력사 표창을 받았다. 일반적으로 거래 금액이 1000억원은 되어야 받는 표창이지만 200억원대의 거래를 했음에도 이룬 쾌거다. 인건비 상승으로 모든 1차 협력업체의 납기가 지연된 상황에서 상상인인더스트리만 유일하게 납기를 지켰다.

인수 이후 적극적인 투자에 나선 성과도 결실을 맺고 있다. 상상인인더스트리는 선박용·해양플랜트용 크레인 등을 주력으로 생산한다. 조선해양플랜트 기자재 장비 부문에서 뛰어난 기술을 바탕으로 HD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한화오션, HJ중공업(옛 한진중공업) 등을 주요 고객사로 확보했다. 회생절차를 밟던 디엠씨(DMC)를 2019년 2월 상상인그룹이 인수하면서 사명을 상상인인더스트리로 바꿨다.

김 대표는 "인수 이후인 2019년, 그리고 2021년까지 투자가 집중적으로 이뤄졌다"며 "광양은 원래 바다 매립지역이라 잡석이 많고 지반 침화가 쉽게 이뤄지는데 콘크리트를 30cm 이상 깔아 매립을 막는 등 기반 시설에 투자했다"고 전했다.

상상인인더스트리는 순천 지역에서 유일하게 골리앗 크레인을 보유한 조선사기도 하다. 2018년 SPP조선이 보유하고 있던 600톤(t)급 사천조선소 크레인 1기를 인수했다. .

김 대표는 올해보다 내년 실적을 더 기대해 볼 만 하다고 전했다. 장기적으로 IMO 환경 규제로 인해 LNG 연료 추진 선박 물량이 크게 증가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수년 안에 육상 플랜트로 이동했던 인력과 해외 인력이 이동하면서 인력 문제도 안정화될 것이라고 봤다. 그동안 상상인인더스트리가 보여준 품질과 납기 준수, 과감한 투자를 통해 갖춘 공장 설비 등이 연이은 수주로 이어질 것이란 포부를 내비쳤다.

김 대표는 "최근에는 국내 대형 조선사들도 원자재 가격 인상 등에 발맞춰 수주 단가를 합리적으로 맞춰주는 추세"라며 "그동안 쌓아올린 노하우로 비용은 줄면서 간접비를 커버하고 어느 정도 영업이익을 바라볼 수 있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그는 수주 단가 인상 등 효과는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인식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인고 끝에 완성한 이집트 수에즈 운하용 플로팅 도크도 제작을 마쳤다. 현재 운송을 위해 한창 바다 위를 항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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