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격의 엘앤에프]'범LG가' 든든한 우군으로 뒀지만③엘앤에프 성장 기회된 LG 신사업 진출, 앞으로의 과제 '자금조달'
김위수 기자공개 2023-10-30 07:21:36
[편집자주]
엘앤에프가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이차전지 사업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커지며 양극재 제조기업인 엘앤에프 역시 최근 2~3년간 큰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같은 양극재 사업을 하는 경쟁사들에 비해 주목도가 다소 떨어졌던 측면이 있다. 엘앤에프는 코스피 이전 상장 추진을 시작으로 대대적인 재정비에 나서며 저평가를 탈피하겠다는 목표다. 더벨이 엘앤에프가 시도하는 변화를 짚어보고 앞으로 회사가 마주할 상황에 대해 조망해 봤다.
이 기사는 2023년 10월 26일 15:5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엘앤에프 지분 14.4%를 보유한 새로닉스의 전신은 정화금속이다. 열쇠 관련 사업을 담당하는 기업으로 고(故) 허학구 회장이 1968년 설립했다. 허 회장은 LG그룹의 공동 창업주이자 현재의 GS그룹의 기반을 닦은 고 허만정 회장의 차남이다. 새로닉스 및 계열사들을 GS그룹의 방계, 넓게는 범(凡)LG가로 표현하는 이유다.정화금속에서 새로닉스로, 열쇠 사업에서 액정표시장치(LCD) 부품 분야로 사업을 변경하는 과정에서 '혈연'은 적지 않은 역할을 했다. 엘앤에프를 설립해 이차전지 소재 사업을 본격화한 시점부터 현재까지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새로닉스 및 계열사들이 범LG가 소속 그룹의 울타리에 속한 것은 아닌 만큼 직접적인 지원을 받기는 힘든 상황이다. 이차전지 업계 관계자는 "최근 양극재 업체들이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수직계열화와 해외진출에 나서고 있는데, 엘앤에프의 경우 여건상 빠른 속도로 진행하기가 어려워 보인다"며 "다른 기업들과 달리 자금 사정이 안정된 든든한 모기업의 지원을 기대할 수 없는 점은 엘앤에프 입장에서도 큰 아쉬움일 것"이라고 말했다.
◇LG그룹 '신사업 진출' 기회, 대기업집단 눈앞에
허학구 회장에게 새로닉스를 물려받은 외아들 고 허전수 회장은 열쇠 관련 사업을 하던 회사를 전자부품 업체로 변화시키는데 크게 기여했다. 모니터 부품 등 사업을 진행했을 당시에도 새로닉스의 주요 고객사로는 LG그룹 계열사들이 있었다. 원재료를 공수받기도 하고 모니터 부품 등을 만들어 공급하기도 했다.
이런 협력관계가 이어지던 차에 허전수 회장은 LG그룹의 LCD 사업에서 기회를 모색한 것으로 보인다. 허전수 회장은 2000년 LCD 사업을 본격화하기 위해 엘앤에프를 설립, 초대 대표이사로서 짧게 회사를 이끌었다.
LG그룹과는 엘앤에프 설립 전부터 협력관계에 대해 어느정도 공감대를 형성했던 것으로 보인다. 법인이 설립된 직후 엘앤에프의 기흥공장은 LG필립스LCD(현 LG디스플레이)의 협력업체로 등록됐다. 실제 엘앤에프가 제조하는 LCD 백라이트유닛(BLU)은 거의 전량이 LG필립스LCD로 판매됐다.
2005년 양극활물질 사업에 진출했을 때도 LG그룹은 엘앤에프의 든든한 우군이었다. 엘앤에프는 자회사 엘앤에프신소재를 통해 양극활물질 사업에 뛰어들었다. 기술력 확보를 통해 연구개발(R&D)을 통해 국산화에 성공, 2007년경부터 LG화학에 납품을 시작했다. 삼성SDI도 고객사로 두기는 했지만 LG화학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편이었다. 2010년 기준 엘앤에프신소재 매출의 88.2%가 LG화학에서 발생했다.
LCD, 이차전지 등 LG그룹의 신사업 진출은 엘앤에프에 있어 큰 기회가 돼왔다. LG디스플레이와 LG화학 등 LG그룹 계열사들과의 우호적인 협력관계를 이어오며 엘앤에프는 가파르게 성장했다. 회사가 설립된 2000년 말 44억원이었던 엘앤에프의 자산총계는 올 상반기 기준 4조684억원으로 920배 넘게 증가했다.
엘앤에프의 지분 일부를 보유 중인 새로닉스의 공정자산 역시 4조4093억원에 달한다. 공정거래위원회가 기업집단을 대기업집단으로 분류하는 기준이 공정자산 기준 5조원이다. 새로닉스 및 엘앤에프는 대기업으로의 격상을 눈앞에 두고 있는 상황이다.
◇범LG가 인연 이어지고 있지만…
엘앤에프와 LG그룹간의 협력관계는 현재까지도 진행 중이다. 현재까지 전체 매출 중 LG에너지솔루션으로부터 발생하는 금액이 전체의 80%가량을 차지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범LG가로 분류되는 LS그룹과 새로운 협력관계를 맺기도 했다. 이차전지 분야에서 밸류체인을 구축하고자 하는 LS그룹과 양극재 수직계열화를 원하는 엘앤에프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결과다. 이처럼 '혈연'인 범LG가 기업들은 대기업으로의 도약을 앞둔 엘앤에프에게 있어 여전히 없어서는 안 될 지원군이다.
울타리가 있지만 그 역시 완전한 것은 아니다. 혈연으로 이어진 관계가 있다고는 해도 지분구조상 엄연히 다른 기업집단에 속해있는 만큼 현재의 협력 구조가 최선이다. 엘앤에프가 독자적으로 나서야 하는 영역이 많은데 대기업이라는 지붕 밖에서 진행하기에 어려운 일들이 많다.
이를테면 경쟁사들의 경우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그룹 차원의 지원이 이행되고 있다. 수직계열화를 대표적으로 지목할 수 있다. 포스코그룹과 에코프로그룹은 양극재 사업을 중심으로 두고 지주사의 지휘 아래 수직계열화를 위한 사업활동이 일사분란하게 이뤄지고 있다. 해외 진출을 위한 로드맵도 속속 공개되고 있다.
엘앤에프 역시 2026년까지 리튬부터 리사이클로 이어지는 수직계열화를 위한 투자 청사진과 해외 진출 계획 등을 이미 발표한 상태다. 다른 기업들의 경우 수직계열화 및 설비 확충을 위한 투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자체적인 조달활동은 물론 그룹으로부터 도움을 받기도 했다. 이에 따라 앞으로 엘앤에프의 가장 큰 과제는 자금조달이 될 것으로 예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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