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딜 그 이후]KCC, 차입금 부담 완충 카드는 '재무 융통성'③모멘티브 인수 등 차입금 2.5조→5조 증가, 주식·부동산 등 자산 확보
박규석 기자공개 2023-11-09 07:38:10
[편집자주]
인수합병(M&A), 기업공개(IPO) 등 '빅딜(Big Deal)'은 기업의 운명을 가른다. 단 한 건의 재무적 이벤트라도 규모가 크다면 그 영향은 기업을 넘어 그룹 전체로 영향을 미친다. 그 영향은 긍정적일수도, 부정적일수도 있다. THE CFO는 기업과 그룹의 방향성을 바꾼 빅딜을 분석한다. 빅딜 이후 기업은 재무적으로 어떻게 변모했으며, 나아가 딜을 이끈 최고재무책임자(CFO) 및 재무 인력들의 행보를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11월 06일 13:07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CC의 재무건전성은 미국 실리콘 기업 모멘티브퍼포먼스머티리얼스(모멘티브) 인수전과 후로 구분된다. 회사를 품기 위한 대규모 자금 투입과 더불어 자본적지출(CAPEX) 소요가 증가하면서 재무 부담이 가중된 영향이다.모멘티브의 종속회사 편입 등 자금 소요의 증가로 KCC의 차입금은 지속적으로 늘었다. 부채비율과 차입금의존 등도 함께 증가하며 재무건전성 지표가 낮아지게 됐다. 다만 KCC가 보유한 삼성물산 등 상장사 지분과 부동산 등을 고려하면 재무 융통성은 안정적인 상황이다.
◇모멘티브 인수로 무거워진 재무 부담
KCC가 2019년에 단행한 모멘티브 인수는 주력 사업이 기존 도료·건자재에서 실리콘으로 바뀌는 대규모 인수·합병(M&A)이었다. 2020년 이후 이뤄진 실리콘 부문의 수직 계열화와 모멘티브의 종속기업 편입 등이 주효했다.
이 과정에서 KCC는 모멘티브에 대한 보유 지뷴율을 50%+1주에서 60%(의결권 지분 지분율)까지 높였다. 동시에 'KCC→MOM Holding Company(MOM)→모멘티브와 종속기업'으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를 완성하기도 했다.
종속기업 편입 등의 효과로 KCC의 2021~2022년 연결기준 실리콘 부문의 EBITDA창출 규모는 연간 5000억원 내외로 증가하게 됐다. 2020년 2260억과 비교하면 약 2배 증가한 수치다. 전사 비중 역시 2020년에는 40% 수준이었지만 2022년에는 56%까지 늘어나게 됐다.
하지만 모멘티브 인수는 KCC의 재무 부담을 무겁게 만드는 원인이 되기도 했다. 2022년 말 연결 기준 KCC의 총차입금은 5조원 규모다. KCC가 모멘티브 인수전에 연평균 2조원 규모를 유지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크게 증가한 수치다. 순차입금 또한 2019년 1조6000억원 규모에서 2022년 3조8000억원까지 늘었다.
세부적으로는 모멘티브 지분 확보에 필요한 자금으로 약 6000억원이 투입됐다. 2020년에는 모멘티브가 종속회사로 편입되면서 차입금이 약 2조원 증가했다. 모멘티브에 대한 지배력 강화와 투자수익 창출을 위해 엠오엠제1호사모투자 합자회사의 LP지분 매입(3800억원)등이 발생하기도 했다. KCC가 연평균 3000억원의 자금을 CAPRX에 사용했던 만큼 재무 부담은 가중될 수밖에 없었다는 얘기다.
잉여현금흐름(FCF) 창출 측면에서도 KCC는 모멘티브 인수 이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실리콘 부문의 EBITDA창출력 개선에도 불구하고 금융비용 지급과 수요 회복 과정에서의 재고투자 증가, 경상투자 부담 등 때문이다.
KCC의 연결기준 잉여현금흐름은 2020년에 2870억원을 기록했지만 이듬해 143억원까지 줄었다. 작년 말 기준으로는 마이너스(-)1455억원이었다. 다만 올해 상반기 말 기준으로는 소폭 회복한 -138억원을 기록했다.
◇재무 융통성 버팀목 '우량자산'
KCC의 재무건전성 지표는 모멘티브 인수 후 조금씩 악화된 상태다. 차입금 의존도의 경우 2020년에 연결 기준 36% 이후 점진적으로 증가해 작년 말에는 38.3%까지 늘었다. 올해 상반기 말 기준으로는 40%에 달한다. 부채비율 또한 2020년 135.4%로 전년 110.7% 대비 증가한 가운데 작년 말과 올 상반기 말에는 각각 136.3%와 142.6%를 기록했다.
이처럼 KCC의 재무 부담은 작지 않은 상황이지만 우량자산 기반의 재무 융통성이 관련 부담을 완화해 주는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다. 기존에 보유한 상장사 지분과 유형자산 등의 담보 여력을 감안할 때 중장기적으로는 재무 부담을 덜어낼 수 있다는 게 업계 평가다.
우선 KCC의 2022년 말 연결기준 현금성자산은 1조2000억원 규모다. 여기에 삼성물산과 HD한국조선해양, 현대코퍼레이션 등 2조1200억원 규모(장부가)의 상장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
세부적으로는 삼성물산 주식을 9.1% 보유하고 있으며 HD한국조선해양과 현대코퍼레이션은 각각 3.9%와 12% 확보하고 있다. 상장 주식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주식은 삼성물산이다. 작년 말 기준 삼성물산의 장부가는 1조9306억원에 달한다. 2022년 6월말 기준으로는 1조7979억원이다.
토지와 건물 등의 자산도 KCC의 재무 융통성을 지지해 주는 요소 중 하나다. 담보설정금액을 제외한 장부가 규모는 1조4000억원 규모다. 대부분이 토지와 건물, 투자부동산 등의 형태로 구성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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