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름테라퓨틱, 적은 계약총액 기저엔 'TPD와 플랫폼' 기존 HER2 표적 프로그램 외 E3리가아제+ADC 결합 통한 '융합' 역량에도 주목
최은수 기자공개 2023-11-09 10:24:14
이 기사는 2023년 11월 07일 14:09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오름테라퓨틱이 빅파마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에 ORM-6151 L/O을 통해 받은 선급금(업프론트)은 1억 달러(한화 약 1300억원)다. 다만 계약을 살펴보면 전 세계 항암 핫 키워드인 단백질 분해제(TPD) 마일스톤이 업프론트보다 낮은 딜을 체결해 눈길을 끈다.현재로선 비상장 바이오텍이 거래를 성사하기 위한 현실적인 판단을 내렸다는 데 무게가 실린다. 더불어 오름테라퓨틱이 자체 플랫폼을 확립했고 이른 시기 추가 딜 가능성이 있는 것도 일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1차 치료제 저변 약한 AML서 실마리… '정교한 첨단 기술'이 딜과 규모 갈랐다
오름테라퓨틱의 이번 빅딜을 이끈 ORM-6151은 CD33을 표적하는 항체와 표적 단백질 분해제 'GSPT1'을 결합한 물질이다. 급성 골수성 백혈병(AML)이나 고위험 골수형성이상증후군 환자 치료를 위한 신약으로 개발한다.
오름테라퓨틱의 기술 요지는 앞서 ADC에 표적 단백질 분해(TPD)을 융합하는 것이다. 통상 TPD를 구성하는 페이로드(약물)은 암 또는 병변, 일반세포 단백질을 가리지 않고 분해하는 특성이 있다. 이를 항체와 결합시키면서 특정·국소 세포에만 작용하는 원리로 작동한다.(그림 참조)
이번 딜(1억8000만 달러) 가운데 선급금보다 마일스톤이 낮은 점은 앞서 오름테라퓨틱이 꺼내든 모달리티(치료접근법)와 밀접한 관련이 있어 보인다. TPD를 둘러싼 항체-분해제, 그리고 이를 융합(Conjugation)하는 것은 모두 시장의 주목도가 높은 '핫'한 기술이다.
다만 각 기술에 대한 미래에 대한 가능성은 크지만 개발이나 생산, 공급을 두루 고려했을 때 감당할 비용 규모가 기성 개발기술 대비 매우 비싸다. 빅파마가 아닌 바이오텍으로선 현실적인 절충점이 필요했을 것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그럼에도 ORM-6151이 타깃하는 AML 시장의 매력도는 여전히 크다. CD33을 표적하는 ADC 치료제인 화이자(pfizer)의 마일로탁이 1차 치료제로 자리한 상태다. 그러나 출시 10년차를 맞았음에도 여전히 독성 및 부작용 이슈를 두고 평가가 엇갈린다.
BMS는 AML 1차 치료제에 여전히 미충족 의료 수요(언멧니즈)가 크다는 점에 착안했다. 이에 정교하게 원하는 세포를 타깃하고 단백질을 분해하는 오름테라퓨틱의 보유 기술에 관심을 보이고 딜을 이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바이오텍이 안 그래도 비싼 항암 임상을 최첨단 기술을 동원해 끝까지 끌고 가다는 것은 무리가 있다"며 "'팬시'한 것과 실리에 대한 고민을 두고 BMS와 소통한 끝에 가장 합리적인 딜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HER2 표적 유방암 너머 고형암 적응증 확장 단초 '독성 잡는 TW 데이터'
오름테라퓨틱은 이미 작년 8월 TPD² 플랫폼을 활용해 HER2 발현 유방암 및 다른 고형암을 적응증으로 하는 'ORM-5029'에 대한 임상 1상에 진입했다. 앞서 최첨단을 달리는 기술의 집약체에서 두 개의 본임상 파이프라인을 배출해냈다는 점은 BMS와 ORM-6151 딜을 체결하는 과정에서 윤활유 역할을 했을 것으로 보인다.
세부적으로 ORM-5029은 UCLA와 MD앤더슨 암센터 등에서 투약을 진행 중이고 작년 10월 첫 환자 투약이 시작됐는데 임상은 약 2년 정도로 예상하고 있다. 이르면 내년 초 중간 데이터를 확인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ORM-5029는 오름테라퓨틱이 TPD²로 명명한 플랫폼을 접목해 임상적으로 검증된 항체인 퍼투주맙(퍼제타)에 GSPT1 분해제를 결합한 HER2 표적 ADC다. 혜성처럼 유방암 치료제 '근본'으로 떠오른 ADC 대표주자 엔허투(Enhertu) 등 기존 HER2 표적치료제에 재발하거나 불응하는 유방암 치료제 개발을 위해 안전성과 내약성을 평가할 계획이다.
이 과정에서 기존 치료제 대비 넓은 치료가능 용량 범위(Therapeutic window, TW)를 입증한 것이 눈길을 끈다. TW는 체내에 투입한 약물이 약물로서 작용할 수 있는 한계 용량 범위를 뜻한다. 투여 약량이 치료 용량 범위 하한선보다 낮으면 약물의 고유 기전이 나타나지 않는다. 반대로 상한선을 벗어나면 약물 작용 기댓값보다 독성 위험이 부각된다.
오름테라퓨틱 관계자는 "표적 단백질 분해제의 약물의 TW를 넓히고 표적 단백질 분해제의 잠재력을 최대화하기 위해 ADC의 형태로 암세포에 특이적으로 전달하는 접근방법을 선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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