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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로에 선 카카오, 해법은]리스크 대응체계 전면 개편, 새 콘트롤타워는경영쇄신위원회·준법과 신뢰 위원회 '주축'으로 경영 쇄신 전망, CA협의체 역할 '축소'

이지혜 기자공개 2023-11-09 10:23:52

[편집자주]

카카오가 초유의 사태를 맞았다. 김범수 창업자는 물론 핵심 경영진과 그룹 계열사까지 사법리스크에 휘말렸다. 그러나 사업을 멈출 수도, 잠시 쉴 수도 없다. 인공지능(AI)은 물론 헬스케어, 엔터사업까지 당장 신성장동력을 가동하지 않으면 고사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깔려있다. 카카오가 국내 최고의 플랫폼 기업으로서 저력을 입증할 때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카카오는 어떤 해법을 내놓을까. 카카오의 속사정과 위기를 극복할 활로를 조명했다.

이 기사는 2023년 11월 07일 14:1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가 ‘비상경영’을 선포한 직후 각종 위기 대응 기구가 신설되고 있다. 김 창업자가 주최로 월요일마다 열리는 공동체 경영회의를 비롯해 경영쇄신위원회, 준법과 신뢰 위원회가 카카오그룹의 위기를 극복하는 데 앞장설 것으로 전망된다. 카카오그룹은 해당 조직을 갖추고 역할을 나누는 데 집중하고 있다.

당초 그룹의 콘트롤타워격인 CA(Corporate Alignment)협의체가 이런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엇나갔다. CA협의체는 일상적 경영을 지원하는 조직으로서 사실상 경영쇄신위원회, 준법과 신뢰 위원회의 하위 기구 노릇을 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종전 대비 역할이 축소될 수도 있다.

◇‘준법과 신뢰 위원회·경영쇄신위원회’, 리스크 관리 총괄

7일 카카오그룹에 따르면 김 창업자가 비상경영을 선포한 직후 리스크에 대응하기 위한 조직이 두 개 신설됐다. 하나는 준법과 신뢰 위원회, 다른 하나는 경영쇄신위원회다.

공식 위원회는 아니지만 주요 계열사 CEO가 모두 참여하는 데다 정례화해 핵심 안건을 논의하는 회의체도 있다. 이른바 공동체 경영회의다. 이는 월요일마다 김 창업자를 비롯해 20여명의 CEO가 모여 진행하는 회의다. 6일에는 오전 6시 경기 성남 분당구의 판교 카카오 아지트에서 열렸다.


10월 말 이후 김 창업자가 카카오그룹 경영 전면에 나서면서부터 생긴 변화다. 김 창업자는 10월 30일 처음으로 열린 공동체 경영회의에서 현 시국을 비상경영 단계로 인식하고 준법경영과 통제시스템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김 창업자가 그로부터 약 일주일 만에 계획을 구체화하고 있는 셈이다.

각 조직의 역할과 수장에도 이목이 쏠린다. 가장 주목받고 있는 기구는 준법과 신뢰 위원회다. 준법과 신뢰 위원회는 철저히 카카오에서 독립된 외부조직으로서 개별 관계사의 준법경영을 감시하고 내부 통제 체계를 혁신하는 강력한 집행기구 역할을 맡는다. 또 카카오 관계사의 위험 요인을 선정하고 준법감시 시스템을 구축, 운영하는 데 관여한다.

이밖에 과도한 관계사 상장, 공정거래법 위반, 시장 독과점, 사용자 이익 저해, 최고 경영진 준법 의무 위반에 대한 감시와 통제 등 카카오가 사회적으로 지적받은 여러 문제를 관리·감독하며 능동적으로 조사할 권한을 지닌다. 사실상 준법과 신뢰 위원회는 카카오가 카카오를 감시하고 감독하기 위한 강력한 통제기구인 셈이다.

카카오는 인원을 추가해 준법과 신뢰 위원회가 연내 본격적으로 활동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지만 사실상 핵심 인사는 벌써 끝냈다. 보수인사로 꼽히는 김소영 전 대법관을 위원장으로 선임하고 카카오 주요 관계자를 위원회 실무진으로 넣었다.

준법과 신뢰 위원회가 강력한 감독권한을 행사해 쇄신방안을 내놓으면 이를 실행하는 역할은 경영쇄신위원회가 맡을 것으로 전망된다. 경영쇄신위원회는 카카오가 현재 상태를 비상경영 단계로 인식해 출범한 조직으로 위기를 극복할 때까지 공동체 전체의 변화와 혁신을 주도하는 역할을 맡는다.

위원장은 김 창업자가 직접 맡고 주요 공동체 CEO가 경영쇄신위원회에 참여한다. 즉 카카오그룹의 위기를 외부에서 감독하는 독립기구가 준법과 신뢰 위원회라면 이를 실행하며 내부를 쇄신하는 조직이 경영쇄신위원회인 셈이다.

김 창업자의 각오는 남다르다. 그는 해당 위원회의 출범을 잇달아 공표하면서 유례없이 강도 높은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

김 창업자는 “나부터 준법과 신뢰 위원회의 결정을 존중할 것이며 그렇지 않은 계열사의 행동이나 사업에 대해서는 대주주로서 최대한의 책임을 묻겠다”고 말했을 뿐 아니라 “지금까지 각 공동체의 자율과 책임경영을 위해 권한을 존중해왔지만 창업자이자 대주주로서 창업 당시의 모습으로 돌아가 위기 극복을 위해 앞장 서 책임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CA협의체, 사실상 '하위기구'로…준법경영 실무 지원

카카오그룹의 위기 대응 콘트롤타워를 경영쇄신위원회와 준법과 신뢰 위원회가 맡을 것으로 전망되면서 CA협의체의 역할도 변화할 것으로 보인다. 종전까지 경영 전반을 총괄하는 콘트롤타워였다면 앞으로는 준법과 신뢰 위원회, 경영쇄신위원회 등에서 나온 쇄신안을 실행하고 실무를 지원하는 사실상 하위기구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CA협의체는 지속가능한 성장의 관점에서 카카오그룹 계열사의 사업전략을 조율하고 계열사를 지원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기존의 공동체얼라인먼트센터(CAC센터)를 계승하는 조직으로 2021년부터 가동됐다. 지난해 CAC에서 CA협의체로 이름을 바꿨으며 올 9월 4인 총괄 체제로 개편됐다. 김 창업자는 CA협의체 보드로만 이름을 올렸다.

그러나 카카오그룹의 현 경영진으로서는 현재 위기를 스스로 타개할 수 없다는 결론이 난 지금 CA협의체는 오히려 개혁의 대상이 될 수도 있다.

또 핵심 인사가 사법리스크에 휘말린 상태다. CA협의체에서 투자총괄을 맡던 배재현 카카오 공동체 투자총괄 대표(CIO)가 시세 조종 혐의 등으로 현재 구속됐다. 사업총괄을 맡은 정신아 카카오벤처스 대표나 리스크관리(RM)를 맡은 권대열 카카오 정책센터장도 책임을 완전히 비껴가지 못할 수 있다.

다만 경영지원 총괄을 맡은 김정호 브라이언임팩트 이사장은 김 창업자의 요청에 의해 최근 CA협의체에 합류했다는 점에서 예외가 될 수도 있다. 혹은 CA협의체가 김정호 이사장을 주축으로 운영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카카오 관계자는 “CA협의체의 그룹 계열사 지원기능은 변하지 않을 것이며 일상적 경영활동을 수행할 것"이라며 "경영쇄신위원회가 강력한 힘을 가진 상위 기구인 만큼 CA협의체가 해당 위원회와 보조를 맞춰 준법경영이 유기적으로 실천되는 구조를 갖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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