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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케미칼, 6분기만의 흑자에도 웃지 못하는 이유 유가·납사 가격 상승에 따른 일회성 성과...4분기 다시 적자 가능성

정명섭 기자공개 2023-11-15 14:08:13

이 기사는 2023년 11월 10일 17:3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롯데케미칼이 올해 3분기에 흑자 전환하는 데 성공했다. 무려 6개 분기 만에 흑자다. 그러나 마냥 웃을 수만은 없는 입장이다.

유가와 나프타 가격 상승에 다른 재고효과 등 일회성 요인으로 거둔 성과라 오는 4분기에 다시 적자로 돌아설 수도 있기 때문이다. 중국에서 아직 유의미한 수요 회복이 없는 점도 전망을 어둡게 하는 요인이다.

롯데케미칼이 올해 3분기에 시장 전망을 깨고 흑자(연결 영업이익 281억원)로 돌아설 수 있었던 배경에는 유가 상승과 나프타 가격 상승에 따른 재고효과와 래깅효과(원재료 투입 시차효과)가 있었다.

회사의 핵심 사업부인 기초소재 부문의 경우 석유화학제품 기초 원료인 나프타 가격이 전분기 대비 7.1% 상승하면서 적자폭을 크게 줄일 수 있었다. 래깅효과로 1092억원의 이익이 추가됐다. 재고평가이익은 589억원이었다.


해외 핵심 계열사 롯데케미칼 타이탄(LC 타이탄)도 같은 효과를 누렸다. 래깅효과와 재고평가이익 각각 263억원, 708억원이 실적에 반영되면서 적자 규모가 77억원으로 줄였다. 전분기 1116억원, 전년 동기 1308억원 적자였던 점을 고려하면 큰 폭의 개선이다.

여기에 첨단소재 부문이 계절적 성수기에 따른 판매량 증가로 전분기와 유사한 수준의 이익(755억원)을 보태면서 롯데케미칼은 적자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문제는 흑자전환을 가능케 한 요인들이 일회성이라는 점이다. 올해 6월에 저점을 찍고 반등하던 국제유가는 9월 들어 반락했다. 이는 3분기 실적을 견인한 긍정적인 래깅효과가 4분기에는 작동할 수 없다는 의미다.

실제로 산유국들의 감산과 이스라엘-하마스간 전면전으로 배럴당 100달러 안팎으로 치솟을 것으로 예상되던 유가는 오히려 석달 새 최저치인 70달러대로 떨어졌다. 나프타 가격 또한 지난 7월 평균 598달러에서 9월에 696달러까지 올랐으나 10월에 662달러로 하락했다. 이번 분기 폴리에틸렌(HDPE) 등 주요 제품 스프레드(마진)는 하락 국면에 있다. 이에 다수의 증권사는 롯데케미칼이 4분기에 다시 적자 전환할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 정부가 지난 8~9월 경기 부양책을 내놓았음에도 유의미한 수요 회복이 나타나고 있지 않는 점 또한 롯데케미칼의 실적 부진 요인으로 지목된다.

롯데케미칼은 신규 투자는 기존대로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회사가 제시한 내년 자본적지출(CAPEX) 가이던스는 3조원이다. 올해 CAPEX(6조4000억원) 대비 절반 이상 축소됐다. 이는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구 일진머티리얼즈) 인수를 완료한 영향이다.

다만 수소 부문 투자는 속도조절에 나선다. 수소 산업은 윤석열 정부가 들어선 이후 정책이 크게 달라져 신규 수요가 급감한 상황이다. 롯데케미칼은 당초 2030년까지 수소 사업에 6조원을 투자해 매출 5조원을 달성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는 현재 3조원 투자, 매출 3조원 달성으로 하향 조정됐다.

수소 생산 목표도 연산 120만톤에서 60만톤으로 절반가량 줄였다. 롯데케미칼은 수치 조정은 있으나 수소 사업을 장기적인 안목에서 키운다는 방침에는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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