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꽉막힌 공모주 전략, 소규모 운용사도 싱가포르 관심 JH운용 등 VCC 인가 보유 피보나치운용 만남 활발

이돈섭 기자공개 2023-11-16 10:44:35

이 기사는 2023년 11월 13일 13:54 theWM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펀딩 가뭄에 소형 사모펀드 자산운용사들이 싱가포르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싱가포르 시장에서 지난해 VCC 라이선스를 취득한 피보나치자산운용이 다양한 국내 하우스와 협력관계를 맺고 펀딩 규모를 키우고 있다. 하지만 해외 투자자가 국내 시장에 투자하기에는 시장 환경이 녹록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JH자산운용은 최근 피보나치운용과 만나 피보나치운용 싱가포르 VCC 채널에서 펀딩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피보나치운용은 지난해 싱가포르 법인을 설립한 뒤 현지 통화감독청에서 관련 인가를 받아 현재 VCC를 운용하면서 국내 운용사 3곳과 파트너십을 체결한 상태라고 전해진다.

국내 운용사가 싱가포르에서 펀딩을 하기 위해서는 VCC 인가를 직접 취득하거나 현지 VCC 인가를 확보한 운용사에 하위펀드를 제공하는 방법 등이 거론된다. 싱가포르 VCC 인가 인지도 상승에 따라 인가 신청이 빗발치면서 현지 당국은 진입 장벽을 높이는 바람에 하위펀드를 제공하는 것이 현실적인 대안으로 자리잡고 있다.

JH운용은 지난 9일 현재 운용규모가 330억원인 수준인 소형 운용사다. 2019년 운용 라이선스 취득 후 공모주 펀드 3개를 연이어 출시, 관리보수 등으로 회사 살림을 꾸려왔다. 첫 펀드 출시 이듬해 흑자로 전환, 2년 연속 순이익을 나타냈다. 최근 1년 실적은 8억원 순손실 상태다.

JH운용이 해외 펀딩에 눈길을 돌린 건 공모주 펀드 운용을 통해 수익성을 확대하기 어렵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은 지난 4월 기업공개(IPO) 단계에서의 허수성 청약을 방지하기 위해 펀드의 경우 운용규모(AUM)를 주금납입능력으로 확인한 후 공모주를 배정토록 제도를 개선한 것이 발단이었다.

AUM 규모가 상관없었던 과거의 경우 비교적 소규모 펀드는 자산가치와 비교해 큰 규모의 물량을 받아올 수 있었기 때문에 소형사 입장에서는 공모주 펀드 운용만으로 상당한 수익을 올릴 수 있었다. 줄곧 IPO 펀드 운용에 주력해 온 JH운용 역시 과거 제도하에서 수익성을 끌어올렸다는 게 관계자들 설명이다.

금투업계 관계자는 "JH운용과 같이 IPO 펀드 운용에 치중한 소규모 운용사의 경우 금융당국 제도 변경으로 펀드 운용에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면서 "그간의 트랙레코드가 IPO 펀드 일색인 경우 펀딩과 운용이 녹록지 않을 수 있어 IPO 펀드 규모 확대 차원에서 해외 시장에 시선이 쏠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도 해외 투자에 적극적인 소형 하우스의 경우에도 해외 펀딩에 꾸준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미국을 비롯해 일본과 노르웨이, 스웨덴 등 해외 시장 기업에 투자하고 있는 더퍼블릭자산운용의 경우에도 연초 피보나치운용 측과 만나 싱가포르 현지 펀딩 등을 논의했지만 현재 별다른 진척은 없는 상태다.

시장에선 다양한 시각이 존재한다. 금투업계 관계자는 "피보나치운용은 싱가포르 VCC 규모를 키우는 것이 펀딩에 유리하고, 국내 운용사는 해외펀딩을 시도할 수 있어 서로에게 좋은 구조"라며 "국내 시장 펀딩이 어려워진 만큼, 해외 시장에서 돌파구를 적극적으로 마련하려는 분위기의 일환"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대형 운용사의 경우 과거 싱가포르 진출을 시도했다가 별다른 성과 없이 철수한 경험이 있어 이번 시도도 결국 용두사미로 끝날 것이란 의견도 나온다. 운용업계 관계자는 "다양한 투자 선택지를 갖고 있는 해외 투자자가 굳이 한국 시장 소규모 운용사에 돈을 태울 이유가 없지 않겠느냐"라고 반문했다.

최근 금융당국의 공매도 금지 조치와 잇따른 금융회사 사고 여파가 국내 시장의 부정적 일면을 드러내고 있는 만큼 당분간 해외 펀딩은 어려울 수 있다는 주장도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시시각각 바뀌는 국내 자본시장 정책 때문에 해외 투자자들이 국내 투자를 완전히 접으려는 움직임도 관측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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