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3년 11월 14일 07:4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올해 벤처캐피탈업계의 한파 속에서도 유난히 온기를 내뿜는 운용사가 있다. 1999년 탄생한 HB인베스트먼트다. 위축된 펀드레이징, 회수 여건 속에서도 착실히 성과를 기록하고 있다.성과가 두드러진 영역은 바로 회수 부문이다. 올해 ‘역대급’ 실적을 기대할 만 하다. 이미 상반기 더벨이 집계한 리그테이블 벤처펀드(VC) 분야 1위로 등극했다. 사모펀드(PE) 회수를 합한 전체 회수 성과만 따져도 ‘톱3’다.
하반기에도 이같은 분위기는 이어지고 있다. 와이팜(5G 통신 장비 기업)을 필두로 크라우드웍스(AI 학습 데이터 플랫폼), 코어라인소프트(AI 의료영상 솔루션), 슈어소프트테크(소프트웨어 검증), 에스바이오메딕스(세포치료제 개발)로 잇단 회수 결실을 맺었다.
내년도 기대가 크다. 300억원 밸류에이션에 투자한 자비스앤빌런즈(세무·회계 플랫폼)는 이미 기업가치가 10배가량 뛰었다. 내년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 의약품 커머스 기업 블루엠텍이나 민간 기상기업 케이웨더도 증시 입성 채비에 나섰다.
전쟁과 고금리 등으로 인해 국내 증시 여건이 악화된 상황에서 잇달아 회수 차익을 실현했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단순한 차익 실현을 넘어 국내 벤처캐피탈업계 최고 수준이라 HB인베스트먼트에 조명이 집중되고 있다.
사실 HB인베스트먼트는 25년에 가까운 업력에도 불구하고 벤처캐피탈업계에서 크게 주목받는 하우스는 아니었다. 오랜 업력을 바탕으로 꾸준한 펀드레이징, 투자 성과를 낸 중견 벤처캐피탈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라는 평가가 강했다.
최근 두드러진 성과로 이런 시선은 달라지고 있다. 수년간 씨를 잘 뿌린 덕분에 벤처캐피탈업계에 전반적인 위기감이 감도는 상황에서 오히려 빛을 발하고 있다. 만년중견이라는 타이틀을 벗어 던지고 톱티어라는 수식어를 얻을 만한 자격을 갖춰가고 있다.
HB인베스트먼트는 수년 전 투자 접근법에 변화를 준 이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심사역에게 3가지 원칙을 철저하게 따져보고 투자하도록 했다. 첫 번째는 숫자(실적)가 나올 것. 두 번째는 기술적 장벽이 높을 것. 세 번째는 밸류에이션이 낮을 것.
숫자가 안나오는 기업일 경우 기술적인 확실한 장벽을 둬야한다. 숫자가 나오더라도 밸류에이션이 낮은 기업을 발굴해 투자해야 한다. 보수적이지만 투자의 기본에 충실한 접근 방식을 택했던 셈이다.
결국 HB인베스트먼트의 역대급 성과는 수년 전 되새긴 ‘Back to the Basics(기본으로 돌아가라)' 원칙에 기인한다고 볼 수 있다. 혹한기를 견디고 있는 벤처캐피탈업계에게 HB인베스트먼트의 원칙은 교훈이 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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