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평가주 톺아보기]아이디피, '성장 구가'에도 주가는 퇴행①PER 5배, 매년 하락세…이익률 29% '무색'
김소라 기자공개 2023-11-17 09:06:45
[편집자주]
2023년은 한정된 유동성 장세 속 특정 테마, 개별 종목 위주 급등 패턴이 두드러지게 나타난 해였다. 이는 동시에 다수 종목은 소외되는 결과로 이어졌다. 사업 성과, 성장 등이 뒷받침됨에도 시장에서 주목받지 못하는 코스닥 상장사 현황을 더벨이 점검해 보고자 한다. 실제 중장기 성장 잠재력이 부족한 곳인지 혹은 대외 경제 상황에 따른 영향으로 일시적으로 그늘에 가려진 것인지 저마다의 속사정을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3년 11월 16일 14시0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카드 프린터 생산업체 '아이디피'가 밸류에이션(시가총액) 평가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해 영업실적 개선 측면에서 두드러진 성과를 거뒀으나 주가는 이에 상응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외형 성장 속도에 비해 밸류에이션 반등이 더디면서 저평가 상태가 매년 심화되고 있다. 제조업 기반 산업 특성상 시장 관심이 상대적으로 덜하고 실물카드 사용 축소 분위기 등이 더해지며 하방 압력을 높이고 있다는 분석이다.아이디피는 최근 몇 년간 영업실적이 가파르게 성장했다. 지난해 연결 기준 430억원의 매출을 거두며 전년대비 70% 가량 성장한 것이 대표적이다. 이 기간 영업이익도 3배 넘게 불었다. 이러한 호실적을 바탕으로 지난해 코스닥 전체 상장사 가운데 실적 개선률 기준 100위권 내에 이름을 올렸다.
아이디피는 이같은 성장이 다소 이례적인 상황이었다고 반추했다. 코로나19 팬데믹 후 서서히 회복 국면에 접어들고 있던 흐름이었으나 이를 감안해도 지난 한 해 동안의 성장은 매우 가팔랐다는 설명이다. 일부 유통업체에서 일시에 물량을 대거 주문하는 등 이슈도 있었던 것으로 파악된다. 러·우 전쟁 등으로 촉발된 원자재 수급난 상황에 대비해 고객사들이 선제적으로 안전 재고를 추가 확보하려던 움직임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아이디피 관계자는 "물량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평년 대비 지난해 급격한 매출 성장이 가능했고 이를 계기로 IR(기업설명회) 활동도 활발히 진행했다"며 "다만 이러한 이례적 상황을 감안해도 영업은 계속 순항하고 있고 카드 프린터에 들어가는 인쇄 리본 등 소모품 매출도 꾸준히 확대되는 추세다"고 설명했다.
특히 고수익 구조가 강점으로 꼽힌다. 아이디피는 지난 몇 년간 지속적으로 두 자릿수 영업이익률을 유지하고 있다. 카드 프린터 사용량에 따라 계속해서 교체가 필요한 소모품 매출 비중이 늘어나는 것이 주효했다. 상대적으로 마진이 더 높은 소모품 매출이 진작되면서 전체 수익성을 끌어올린 그림이다. 지난해 연결 영업이익률은 29%에 달했다. 제조 기업인 점을 감안할 때 수익률 면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영업은 순조로우나 이에 미치지 못하는 밸류에이션은 고민이다. 전날(15일) 기준 종가는 3380원으로 코스닥 상장 당시 공모가인 9800원(2022년 9월 1대1 무상증자 고려시 4900원) 대비 낮은 수준에 머물러있다. 시가총액은 440억원대다. 코스닥 전체 상장 종목(1694개) 중 하위 20%다. 주요 투자지표도 매년 악화되는 형국이다. 현재 아이디피 연결 주가수익비율(PER)은 5배로 3년 전 대비 80% 이상 하락했다. 주가순자산비율(PBR) 역시 0.8배에 머무르고 있다.
이는 중장기 성장과 관련 시장의 의구심이 반영된 결과로 해석된다. 모바일 신분증, 운전면허증 등 정책적으로 디지털 전환 움직임이 가속화되며 실물카드 발급 필요성이 줄어들 것이란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는 것이다. 현재 카드 프린터 단일 사업만 전개하고 있는 아이디피가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을 것이란 지적이다. 아이디피는 정부 기관, 지자체를 비롯해 학교, 금융기관, 유통사, 대기업 등 ID나 멤버십카드 발급 니즈가 있는 곳에 자사 제품을 두루 납품하고 있다.
아이디피는 이같은 '사양산업' 우려에 대해 반박했다. 아이디피 관계자는 "시장의 모바일 카드 도입 움직임은 자명하지만 해당 시스템은 실물 카드를 기반으로 하고 부수적으로 모바일 방식이 추가되는 것으로 결과적으로 실물 카드 발급량이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며 "편의성 개선 차원에서 소지율이 떨어지는 것이지 발급 물량 자체의 변화는 미미하다"고 짚었다.
현재 아이디피 자체적으로 밸류에이션 위축과 직결된 이슈는 없다. 대표적으로 미전환 메자닌 물량 보유분이 없다. 주가 하락에 따른 풋옵션(조기상환청구) 압박 및 지배지분 희석 부담 등에서 자유로운 셈이다. 최대주주의 주식담보대출 계약도 전무하다. 지난해 9월 노현철 대표가 IBK기업은행 대상 10억원 규모의 주식담보대출분을 전액 상환하며 모든 금융계약은 해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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