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로에 선 카카오, 해법은]스플리트 이어 프리나우 M&A, '발전형' 글로벌 역량 입증할까카카오모빌리티, 해외 진출 염두 TPG·칼라일 비롯 투자자 자금·네트워크 수혈
김경태 기자공개 2023-11-22 10:54:13
[편집자주]
카카오가 초유의 사태를 맞았다. 김범수 창업자는 물론 핵심 경영진과 그룹 계열사까지 사법리스크에 휘말렸다. 그러나 사업을 멈출 수도, 잠시 쉴 수도 없다. 인공지능(AI)은 물론 헬스케어, 엔터사업까지 당장 신성장동력을 가동하지 않으면 고사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깔려있다. 카카오가 국내 최고의 플랫폼 기업으로서 저력을 입증할 때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카카오는 어떤 해법을 내놓을까. 카카오의 속사정과 위기를 극복할 활로를 조명했다.
이 기사는 2023년 11월 17일 16시01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카카오를 향한 부정적인 평가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은 '내수용' 기업이라는 지적이다. 카카오톡을 기반으로 여러 사업에 진출했지만 국내용에 머물렀다는 점이 한계로 지목돼 왔다.하지만 카카오는 손을 놓고 있지 않았다. 국내에서 쌓은 역량을 글로벌 시장에서 펼치기 위한 노력을 꾸준히 진행했다. 자체적인 해외 진출을 꾀하는 한편 인수합병(M&A)에도 나섰다. 이를 뒷받침할 자금과 네트워크를 수혈하기 위해 글로벌 투자자들을 맞이했다.
카카오모빌리티도 마찬가지다. 최근 진행되고 있는 유럽의 '프리나우(Free now)' 인수 추진도 글로벌 진출에 대한 의지를 보여준다. 투자업계에서는 카카오모빌리티의 투자자 네트워크가 힘이 될지 관심을 기울인다. 세계 5대 PEF 운용사로 꼽히는 텍사스퍼시픽그룹(TPG)과 칼라일그룹 등 해외 투자자와 함께 의미 있는 딜을 성사시켜 지속적으로 발전하는 글로벌 역량을 입증하게 될지 주목된다.
◇스플리트 이어 프리나우 인수 '정조준', 중단 없는 '글로벌의 꿈'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해를 '글로벌 진출 원년'으로 선언했다. 방식은 자체적인 해외 진출, 외부 기업에 대한 투자다. 우선 일본을 비롯한 30개가 넘는 국가에서 서비스를 하고 있다. 중개 플랫폼을 통한 로밍 방식과 현지 직접 진출을 병행했다.
해외 기업에 대한 투자도 적극 추진 중이다. IB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모빌리티는 최근 프리나우 매각 예비입찰에 참여한 뒤 본입찰 참여를 검토하고 있다. 프리나우는 메르세데스-벤츠, BWM그룹이 주요 주주인 택시 호출 서비스 플랫폼이다. 매각 대상은 프리나우 지분 80%이며 거래가는 2000억원대가 거론된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유럽에서 M&A를 한차례 경험한 적이 있다. 올 3월 글로벌 모빌리티 중개 플랫폼사인 스플리트(Splyt)를 인수했다. 스플리트는 2015년 영국에서 설립됐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스플리트 지분 49%를 보유해 공동기업으로 분류하고 있다.
스플리트 인수를 통해 해외 경쟁력을 한껏 강화했다. 카카오톡 이용자가 해외에서 별도의 가입 과정 없이 해당 국가의 운전사를 호출할 수 있는 서비스를 출시했다. 베트남을 포함한 전세계 31개국에서 서비스를 제공하며 글로벌 진출의 발판을 마련했다.
이번 프리나우 M&A가 성사되면 카카오모빌리티가 추진해 온 글로벌 경쟁력 강화에 변곡점이 될 전망이다. 프리나우는 2009년 독일에서 설립됐다. 그 후 적극적인 인수합병(M&A) 전략을 통해 유럽에서 확고한 입지를 구축했다. 현재 유럽 전역의 택시 호출 시장에서 점유율이 83%를 기록하고 있다.

◇해외 톱티어 투자사 네트워크에 쏠리는 눈
카카오모빌리티는 최근 수년간 대규모 투자 유치에 성공하며 주목을 받았다. 투자자로는 글로벌 최상위 PEF 운용사, 대기업, 기관투자가가 대거 합류했다. 특히 카카오모빌리티는 글로벌 진출을 위해 해외 투자자 확보에 공을 들였고 성사시켰다.
2017년에는 TPG가 이끄는 컨소시엄으로부터 5000억원의 투자를 받았다. 2021년에는 칼라일에서 2200억원을 투자했다. 또 구글에서 565억원, TPG컨소시엄과 국민연금이 1400억원을 투입했다. 같은 해에 LG가 1000억원, GS그룹이 950억원을 투자했다.
해외 투자자 중 TPG와 칼라일은 세계 5대 PEF 운용사로 꼽히는 하우스다. 이미 유럽에도 다수의 포트폴리오 기업을 보유하고 있다. 이 때문에 IB업계에서는 프리나우 M&A 추진에 해외 재무적투자자(FI)들의 네트워크가 힘을 발휘할 것으로 전망한다.

특히 TPG는 국내에서 가장 성공적으로 입지를 확장한 글로벌 PEF 운용사로 꼽힌다. 카카오모빌리티, 카카오뱅크 등 신생기업에 투자하며 산업 성장에 일조했다.
TPG 창업주인 짐 쿨터 회장은 올초 윤석열 대통령과 만나기도 했다. 올 1월 18일(현지시간)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과 '글로벌 CEO와의 오찬'에 글로벌 대기업, 투자사의 창업자와 경영자들이 대거 집결했다. 이 자리에서 윤 대통령과 짐 쿨터 회장은 만나 대화를 나눈 바 있다.
일각에서는 이번 프리나우 M&A가 카카오모빌리티뿐 아니라 최근 어려움을 겪는 카카오 계열사에 돌파구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규모 있는 선진국 기업 M&A 성사를 통해 해외 진출과 동시에 국내 위주의 사업 구조에 대한 인식을 바꾸는 계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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