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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달전략 분석]은행 차입 외길 벗어난 일진전기양재찬 CFO, 지난해 사모채 발행 이어 올해 공모 증자로 증설자금 마련

김형락 기자공개 2023-11-27 14:3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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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달은 최고재무책임자(CFO) 업무의 꽃이다. 주주의 지원(자본)이나 양질의 빚(차입)을 얼마나 잘 끌어오느냐에 따라 기업 성장속도가 달라질 수 있다. 특히 결과가 가시적으로 드러난다는 특징이 있다. 최적의 타이밍에 저렴한 비용으로 딜(Deal)을 성사시키는 것이 곧 실력이자 성과다. THE CFO는 우리 기업의 조달 전략과 성과, 이로 인한 사업·재무적 영향을 추적한다.

이 기사는 2023년 11월 21일 16:00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증설 투자금을 늘린 일진전기가 조달 경로를 다변화한다. 지난해 사모채를 발행하며 은행권 차입 비중을 낮춘 뒤 올해는 공모 유상증자로 시설자금을 충당한다. 양재찬 일진전기 최고재무책임자(CFO, 상무)는 증설 이후 수익성 개선을 바라보고 추가 차입 대신 증자를 택했다.

일진전기는 지난 17일 시설자금 1000억원(예정 발행가 9430원 기준)을 조달하는 주주 배정 후 실권주 일반 공모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내년 1월 신주 발행가액을 확정하고, 청약과 납입을 마무리하는 일정이다. 실권주가 나오면 주관사인 미래에셋증권이 인수하는 구조다.

일진전기는 중전기(변압기·차단기) 부문 수요 증가에 대비할 증설자금이 필요했다. 올 3분기 말 중전기 부문 수주잔고는 3억8345만달러(약 4932억원)다. 내년 생산시설을 완전 가동(Full Capa)하면 납기에 대응할 수 있지만, 내후년부터 미주 지역 수요가 늘면 수주잔고가 기존 생산능력을 초과할 것으로 예상했다.

주력 사업인 전선 부문도 제조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선 생산·검사 생산능력을 증대해야 했다. 지난 3분기 말 전선 부문 수주잔고는 5억8014만달러(약 7464억원)다.


일진전기는 내년부터 2026년까지 증설 투자 규모를 1270억원(중전기 부문 820억원, 전선 부문 450억원)으로 잡았다. 내년 시설 투자 계획은 올해(363억원)보다 2배 늘어난 770억원 △내후년은 300억원 △2026년은 200억원이다.

3년 뒤 각 부문 생산능력을 끌어올리기 위한 투자다. 증설 투자를 마무리하면 변압기 공장 생산능력은 올해 말 2600억원에서 2026년 말 4330억원 규모로 늘어난다. 전선 공장 생산능력은 올해 말 3800억원에서 2026년 말 6200억원 규모로 확대한다.

올해 투자 계획은 363억원으로 책정했다. 지난 3분기까지 111억원을 집행했다. 잔여 투자액(251억원)은 일진전기 현금창출력과 보유 유동성으로 해결할 수 있는 수준이다. 지난 3분기 말 일진전기가 연결 기준(이하 동일)으로 보유한 현금성자산은 341억원(기타금융자산 포함)이다.

일진전기는 연말에 매출채권을 회수해 현금이 증가하는 현금흐름을 보인다. 지난 3분기까지 영업활동현금흐름 유입액은 4억원이다. 같은 기간 매출채권(1971억원) 중 만기 미경과분이 89%(1751억원)다.


일진전기는 양 상무가 2020년 CFO로 부임한 뒤 조달 전략 변화가 두드러진다. 양 상무는 차입금을 줄이고, 만기를 장기화해 재무구조 건전화를 꾀했다. 일진전기는 부채비율이 업계 평균보다 우위에 있었지만, 유동비율은 업계 평균을 하회했다. 지난 3분기 일진전기 부채비율은 업계 평균(159%)보다 낮은 143%, 유동비율은 업계 평균(148%)보다 낮은 114%다.

양 상무는 일진전기 차입 규모를 점차 줄여 나갔다. 2019년 말 2724억원이었던 총차입금은 지난해 말 1968억원으로 감소했다. 올해는 은행권에서 운영자금과 시설자금을 장기차입금으로 조달하며 3분기 말 총차입금이 2075억원으로 증가했다.

은행권 차입 위주였던 조달처는 넓혔다. 지난해 사모채를 발행해 차입 만기 구조를 손봤다. 일진전기는 2014년 공모채를 발행한 뒤 한동안 회사채를 찍지 않았다. 양 상무는 지난해 5월 각각 170억원(이자율 3.888%), 130억원(이자율 4.195%) 규모 3년물 사모채(신용등급 A-) 발행을 이끌었다. 2021년 말 64%(1401억원)이었던 일진전기 유동성차입금 비중은 지난해 말 46%(899억원)로 낮아졌다. 지난 3분기 말 유동성차입금 비중은 56%(1154억원)이다.

일진전기는 2026년까지 증설 투자를 집행해 외형 성장과 수익성 개선을 노린다. 지난해 저마진 수주 매출이 마무리되며 수익성 개선 토대를 닦아뒀다. 이번 증자대금으로는 성숙기에 접어든 국내 전선 산업에서 고마진 중전기 부문 매출을 확대할 발판을 놓는다. 2020년 1.9%였던 중전기 부문 영업이익률은 지난 3분기 12.2%로 상승했다.


양 상무는 한화그룹 출신이다. 2009~2017년까지 한화그룹에 몸담으며 △한화 방산부문 경영기획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경영기획실 △한화 기계부문 글로벌전략 담당 임원 등을 지냈다. 2018년 일진그룹 직속기구로 합류해 2020년부터 일진전기 경영지원실장이자 CFO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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