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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두 상장 후폭풍]주관했던 증권사, 벌써부터 PT 배제되고 있다②소송 리스크보다 더한 평판 리스크, "수임 경쟁에 영향"

안준호 기자공개 2023-11-24 08:05:09

[편집자주]

국내 최초 '팹리스 유니콘' 파두가 상장 후 첫 분기부터 어닝 쇼크를 기록하며 기업공개(IPO) 시장에 충격을 주고 있다. 공모 당시 제시한 로드맵과 현실간 괴리가 너무 커 상장을 주관한 증권사에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더벨은 파두 실적발표 전후 제기된 문제들을 살펴보고 향후 특례상장제도와 IPO 시장에 끼칠 파장을 짚어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3년 11월 22일 08:4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파두의 ‘어닝 쇼크’ 파장이 상장 주관을 맡았던 증권사로 번지고 있다. 실적 악화를 감추고 공모를 진행했다는 비판과 함께 집단 소송을 진행하겠다는 법무법인이 등장했다.

전례가 없는 만큼 당장 법적 분쟁이 이어질 가능성은 낮지만, 주관사로서 평판 리스크 훼손이 불가피하다. 실제 딜 수임에도 이미 영향을 미치고 있다. IPO를 추진하는 기업들이 파두 주관 증권사를 프리젠테이션(PT)에서 아예 배제시키고 있다.

◇증권 관련 집단소송, 주 타깃은 증권사…'현실화'는 미지수

법무법인 한누리는 최근 파두 기업공개(IPO)와 관련해 발행사 및 주관 증권사를 대상으로 배상책임을 묻는 집단소송을 제기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상장 시기를 고려하면 주관사와 회사가 2분기 실적을 인지했을 가능성이 크지만 이를 반영하지 않고 공모 절차를 진행했다는 것이 주된 이유다.

법적 근거는 ‘거짓 기재로 인한 배상 책임’에 관한 자본시장법 제125조다. 해당 법안에 따르면 발행 증권신고서나 투자설명서에 거짓 기재, 기재 누락으로 피해가 있을 경우 증권을 취득한 투자자가 손해배상 책임을 물을 수 있다, 대상은 발행회사와 증권의 인수 또는 주선인 등이다. 성격이 비슷한 유상증자 집단소송에선 주로 인수를 맡은 증권사가 대상으로 지목된다.

파두 공모를 주관한 증권사들은 분기 실적과 관련해 확정된 숫자를 받진 않았다는 입장이다. 다만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실사 대상인 지난 1분기 실적까지는 구체적인 근거를 확인하고 기업가치를 산정했을 것”이라며 “심사 대응과 증권신고서 작성 등 공모에 앞서 진행해야 할 업무가 많은 만큼 담당자가 수주와 실적 추이를 몰랐을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미국 발행시장의 경우 IPO와 관련된 소송이 부지기수다. 자본시장 분야를 자문하는 한 변호사는 “미국 IPO 시장에서는 공모가 대비 30%만 주가가 떨어져도 증권신고서 허위 기재, 부실 기재를 명분 삼아 기획 소송이 제기된다”며 “법원에서 기각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실제 소송이 진행되고 도중에 합의가 이뤄지는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소송이 이뤄질 지는 미지수다. 유상증자 등 비슷한 사례에선 단기간 결론이 나는 일은 적은 편이다. 향후 파두 주가가 다시 오를 경우 추진 동력이 떨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다. 앞선 법조계 관계자는 “금융당국 조사와 별도의 형사 고소·고발을 거쳐 구체적 정황이 확인되는 것이 우선”이라며 “소송 진행까지 상당한 기간이 소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파두 1개월 주가 추이. <출처: 구글파이낸스>
◇소송보다 무서운 ‘평판 리스크’…“딜 수임 경쟁에 영향” 관측도

증권업계에서는 소송보다 당장의 ‘평판 리스크’가 문제라는 평가가 나온다. 발행사 입장에서 IPO는 창립 이후 단 한번 진행하는 중요한 이벤트다. 상장 파트너인 주관사 선정 역시 까다롭게 진행한다. 당장 IPO 계획을 세워야 하는 입장에선 파두 사태의 파장을 고려할 수밖에 없다.

최근 IPO 사전 준비에 착수한 일부 기업은 최종 프레젠테이션에서 파두 상장을 주관했던 증권사들을 배제한 것으로 전해졌다. IB업계 관계자는 “주요 국내 대형 증권사들이 제안서를 냈으나 파두 주관을 맡았던 곳들만 제외하고 PT 일정이 확정됐다”며 “금융당국이나 거래소 심사 등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금융감독원은 파두 주가가 급락한 이후 현재 파두와 주관사 등을 대상으로 조사에 진행하고 있다. 아직까진 실사 과정과 함께 소명을 듣는 차원이지만, 예비 상장사 입장에선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조사 결과를 예단하긴 어렵지만 당장 IPO를 준비하는 입장에선 주관사 ‘평판’을 무시할 수 없다.

한국거래소 역시 최근 진행 중인 심사 기업에 대해 이전보다 깐깐한 기준을 적용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실적에 대한 근거 역시 상세히 점검하고 있다는 것이 IB 업계 의견이다. 이와 관련해 거래소 관계자는 “(추정 실적 등과 관련해선) 추가 규정 보완에 나서기보다는 실사 강화를 유도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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