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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 관전포인트]두산그룹 CFO 대표이사 3인방 거취는그룹 재무위기 극복 및 채권단 관리체제 졸업 공헌…재무지표 개선도 ‘현재진행형’

강용규 기자공개 2023-11-23 08:04:15

이 기사는 2023년 11월 22일 07:5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두산그룹은 지주사 ㈜두산과 두산에너빌리티, 두산밥캣 등 주요 계열사 3곳에 CFO(최고재무책임자) 대표이사를 두고 있다. 그룹이 재무 위기로 힘든 시기를 보냈던 만큼 기업의 주요 의사결정 과정에서 재무적 관점이 충분히 반영되도록 한 이사진 구성이다.

두산그룹의 CFO 대표이사 3명은 모두 내년 3월 임기가 만료된다. 자연스럽게 승진이나 연임 등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이들의 임기 동안 그룹의 채권단 체제 졸업 성과가 있었을 뿐만 아니라 3사의 재무구조 개선세가 지표로도 확인 가능한 만큼 성과는 충분하다는 것이 업계 전반의 평가다.

◇두산에너빌리티 재무위기 탈출 '일등공신' 박상현 사장

두산그룹은 최근 몇 년 동안 대표이사 포함 사내이사와 사장단 인사 등 굵직한 인사를 연말 정기인사가 아닌 수시인사 방식으로 시행해 오고 있다. 두산에너빌리티의 CFO를 맡고 있는 박상현 대표이사 사장 역시 두산밥캣에서 부사장으로 CFO 겸 대표이사를 지내다 2020년 7월 두산에너빌리티(당시 두산중공업) CFO로 옮겼다.

이 때의 두산에너빌리티는 그룹이 2020년 3월 채권단 관리체제에 놓이기 된 재무위기의 중심 계열사로 꼽혔다. 부실 자회사 두산건설을 향한 무리한 지원이 누적된 탓이다. 당시 두산에너빌리티 CFO 대표이사였던 최형희 전 부사장이 CFO 자리에서 사임하면서 박 사장이 배턴을 넘겨받았다. 박 사장은 2021년 3월 정기주주총회를 거쳐 대표이사에도 올랐다.

2020년 말 기준 두산에너빌리티 재무구조에서 가장 개선이 필요했던 부분은 높은 차입금의존도였다. 통상 30%를 넘으면 차입 부담이 과도하다고 여겨지는데 두산에너빌리티의 경우는 40.2%였다. 총차입금 10조2896억원 중 5조3686억원이 1년 안에 갚아야 하는 단기차입금이었을 정도로 단기 상환압력도 거셌다.

박 사장은 두산건설뿐만 아니라 핵심 자회사 두산인프라코어(현 HD현대인프라코어)까지 매각하는 등 채권단이 허용한 모든 카드를 활용하며 차입 부담 완화에 매달렸다. 여기에 두산에너빌리티가 2020년 1548억원의 영업손실에서 2021년 영업이익 8694억원을 내며 흑자전환하는 등 수익성 회복까지 더해졌다.

박 사장이 대표이사에 오른 2021년부터 두산에너빌리티는 차입금 감소세를 유지하고 있다. 차입금의존도 역시 꾸준히 낮아지면서 2023년 3분기 말 기준으로는 21.3%를 기록 중이다. 두산그룹의 채권단 관리체제는 2022년 2월 종료됐고 박 사장은 공로를 인정받아 이 해 3월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승진했다. 박 사장의 '구원투수' 기용 인사는 성공적이었다고 볼 수 있다.

(자료=THECFO)

◇조덕제 부사장, 두산밥캣 커버리지 역량 강화

2020년 7월 박 사장을 두산에너빌리티로 떠나보냈던 두산밥캣은 EMEA(유럽·중동·아프리카) 지역의 재무 총괄임원이었던 조덕제 상무를 불러들여 전무 승진과 함께 CFO를 맡겼다. 마찬가지로 2021년 3월 정기주주총회를 거쳐 대표이사에도 선임했다. 직급도 부사장으로 재차 높아졌다.

두산밥캣은 이전부터 그룹의 캐시카우로 꼽혀 온 알짜 계열사로 재무구조도 튼튼히 갖춰져 있었다. 다만 그룹차원의 재무 위기에 영향을 받지 않은 것은 아니다. 2021년 말 일시적으로 순차입금이 EBITDA(상각 전 영업이익)을 넘어서는 등 커버리지 지표가 악화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조 대표는 두산밥캣의 차입금 증가세에 제동을 걸고 있다. 총차입금을 2022년에 전년 대비 4710억원, 올해 3분기 말에는 전년 말 대비 527억원씩 줄였다. 여기에 두산밥캣의 EBITDA 증가가 겹치며 올해 3분기 말 기준으로 두산밥캣은 순차입금이 296억원밖에 남지 않게 됐다. 실질적 무차입경영이 눈앞에 와 있다.

조 대표는 두산그룹이 채권단 관리체제를 졸업하는 과정에서 일익을 담당하기도 했다. 두산밥캣이 두산인프라코어를 거치지 않고 두산에너빌리티의 직접 지배 자회사가 되는 과정을 수행했고 ㈜두산으로부터의 산업차량BG를 넘겨받는 등 채권단 관리체제에서 내려진 지배구조 개편 미션을 완수하는 데 공헌도가 있다는 평가다.


◇김민철 사장, 그룹 재무위기 극복 설계부터 실행까지

㈜두산의 CFO 대표이사인 김민철 사장은 두산그룹이 주요 계열사의 CFO 대표이사 체제 구축을 본격화하던 2018년부터 CFO로서 지주사 대표이사를 역임하고 있다. 대표이사 선임 시점에서 알 수 있듯 김 사장의 임기는 두산그룹의 재무 위기 본격화와 위기 극복의 시기다.

이 과정에서 김 사장의 공헌도가 절대적이라는 데에는 업계 안팎에서 이견이 없다. 이는 2019년 인적분할을 통해 전지박 및 동박 계열사 두산솔루스(현 솔루스첨단소재)와 수소연료전지 계열사 두산퓨얼셀을 설립한 데에서 시작한다.

두산솔루스는 2382억원에 매각되면서 현금 확보에 활용됐으며 두산퓨얼셀은 두산에너빌리티 자회사로 이동하며 두산에너빌리티의 자본 확충에 기여했다. 결과적으로 그룹이 채권단 관리체제를 조기에 졸업할 수 있었던 기반 중 하나가 된 셈이다.

이외에도 김 사장은 두산타워(8000억원), 벤처투자사 네오플럭스(711억원), 모트롤BG(4530억원) 등 ㈜두산의 자산매각을 통한 현금 마련 과정을 지휘했다. 두산메카텍과 두산퓨얼셀 지분의 두산에너빌리티 출자와 산업차량BG의 두산밥캣 양도 등 그룹 내부 차원의 자산 재배치 전략도 김 사장의 손에서 수립되고 실행됐다.

김 사장은 그룹의 CFO 대표이사로서 이미 2번째 임기를 보내고 있다. 2022년 2월 채권단 관리체제 졸업 이후로도 반도체 후공정기업 테스나(현 두산테스나) 인수와 올해 10월 두산로보틱스 IPO 성공 등으로 꾸준히 성과를 누적하는 중이다. 재계에서는 김 사장을 두산그룹 CFO 대표이사체제의 모범사례로 평가하며 재연임 가능성도 충분하다고 점치는 시선이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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