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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시플로 모니터]역대급 현금 보유한 두산에너빌리티, 용처에 쏠리는 시선운전자본투자 마이너스로 전환…신사업 투자 여력 충분

조은아 기자공개 2023-09-07 07:39:14

[편집자주]

기업의 안정성을 보는 잣대 중 가장 중요한 것 하나는 '현금'이다. 현금창출능력이 뛰어나고 현금흐름이 양호한 기업은 우량기업의 보증수표다. 더벨은 현금이란 키워드로 기업의 재무상황을 되짚어보는 코너를 마련했다

이 기사는 2023년 09월 05일 14:49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두산에너빌리티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실적 호조를 이어가는 중이다. 계속 현금이 들어오면서 현재 역대 최대 규모의 현금을 보유하고 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오랜 만에 기지개를 켠 데 이어 SMR과 수소, 폐배터리 재활용 등 신사업 투자계획도 여럿 세워두고 있는데 쌓여있는 현금이 든든하게 뒷받침할 것으로 전망된다.

5일 두산에너빌리티에 따르면 2분기 말 연결기준 현금성자산이 2조8800억원으로 3조원에 육박했다. 지난해 말의 1조5254억원에서 2배 가까이 증가했다. 두산밥캣 등을 제외한 별도기준으로는 더욱 놀라운 수준이다. 별도기준 현금성자산은 1조1369억원으로 지난해 말 3919억원의 4배에 이른다. 역대 최대 규모다.

이유는 다양하다. 우선 원전 수주에 성공하면서 선수금이 들어왔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지난 3월 한국수력원자력과 2조9000억원 규모의 신한울 3·4호기 주기기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두산에너빌리티로선 2014년 신고리 5·6호기에 이어 9년 만에 성사된 원전 수주였다. 1조1000억원 규모의 카자흐스탄 복합화력발전소 건설공사도 따냈다. 두 계약을 통해 유입된 선수금만 7000억원에 이른다.


수주와 함께 실적도 개선되면서 실질적인 현금흐름을 살펴볼 수 있는 순영업활동현금흐름(NCF)도 상반기 7213억원으로 나타났다. 전년 동기 700억원과 비교하면 10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NCF가 급증한 배경에는 운전자본투자가 있다. 운전자본투자가 마이너스로 돌아섰다는 건 기업을 운영하기 위해 필요한 회사 자본이 마이너스라는 의미다. 회사의 재고가 줄고 받을 돈을 받으면서 돈이 돌기 시작했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운전자본투자는 지난해 상반기 1153억원에서 올 상반기 마이너스(-)5997억원으로 돌아섰다.

자본적 지출(CAPEX)과 배당 지급액 등을 제한 잉여현금흐름(FCF) 역시 NCF와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지난해 상반기 16억원에서 올 상반기 6343억원으로 급증했다.

올해에는 현금이 유입될 일시적 이벤트도 있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앞서 6월 두산밥캣 지분 5%(500만주)를 시간외 대량매매(블록딜) 방식으로 매각했다. 당시 두산밥캣 주가가 고공행진을 이어오고 있던 만큼 최적의 타이밍이라는 판단이 있었다. 이를 통해 확보한 현금은 2760억원이다.

하반기 분위기도 나쁘지 않다. 두산에너빌리티의 연간 수주 목표는 8조6000억원인데 현재로선 달성이 유력하다. 이미 상반기 수주액만 5조1641억원으로 목표 대비 60% 이상 달성했다.


시선은 이제 두산에너빌리티가 보유 현금을 어떻게 활용할지에 쏠리고 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풍부한 현금을 SMR, 수소터빈 등 신사업에 투자한다는 방침이다. 두산에너빌리티는 내년 본격적으로 창원공장에서 SMR 기자재 생산을 시작한다. 국내 최초로 수소액화플랜트를 건설하며 수소사업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이밖에 풍력발전을 이용한 그린수소 생산도 준비하고 있다. 특히 최근엔 폐배터리 재활용을 위한 법인도 설립한 만큼 이곳에도 꾸준한 투자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해당 투자들이 본격화되면 그간 뒷걸음질했던 자본적지출(CAPEX) 규모도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재무구조가 탄탄한 만큼 당분간 대규모 투자가 이어져도 뒷받침할 여력 역시 충분하다. 두산에너빌리티의 별도기준 부채비율은 2019년 230%에서 올 상반기 말 126%대로 큰 폭으로 개선됐다. 차입금 의존도 역시 24%대로 적정선으로 여겨지는 30%보다 낮아 차입 여력 역시 있는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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