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거래소 이종산업 진출기]'솔드아웃' 2대주주 두나무, 한정판 마켓에 뜨거운 관심②국내 크림·솔드아웃 양강구조…출혈경쟁에 소비심리 위축으로 아직은 적자
노윤주 기자공개 2023-11-29 13:06:32
[편집자주]
가상자산거래소가 불확실한 시장 상황에 따른 리스크를 해소하기 위해 '이종산업 기업'에 투자하고 있다. 과거 거래소와 시너지를 내기 위해 블록체인 관련 기업에 투자하는 기조였다면 이제는 유망 기업이라면 분야를 가리지 않고 투자하겠다는 전략이다. 엑셀러레이터, 중고거래시장, 부동산까지 유형도 다양하다. 거래소 포트폴리오에 어떤 기업이 담겼는지 살피고 사업 시너지를 가늠해 본다.
이 기사는 2023년 11월 27일 15:3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두나무는 한정판 패션 아이템 거래 시장에 대한 관심도가 높다. 자회사인 바이버는 중고명품시계 거래 플랫폼을 출시하고 니치마켓 시장에 발을 들였다. 바이버를 설립하기 전에는 무신사 자회사이자 솔드아웃 운영사 '에스엘디티'에 투자한 바 있다.솔드아웃은 한정판 제품 리셀 플랫폼이다. 공식 판매처에서 빠르게 품절돼 구하기 힘든 한정판 미개봉 새상품을 구매할 수 있게 한다. 미사용 상품을 판매한다는 점에서 중고마켓과는 차이가 있다. 한정판 패션 아이템이 착용 상품에서 투자 상품으로 역할이 변하고 있는 것을 노렸다. 플랫폼이 정품 검수를 해주면서 소비자 신뢰도를 높이는 것도 특징이다.
한정판 패션 아이템 거래는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하기 좋은 소재다. 유통 이력 추적이 가능하면 신뢰도를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두나무가 관계사 플랫폼에 블록체인을 적용하려는 게 아니냐는 시각이 있었다. 다만 아직까지 바이버, 에스엘디티 두 플랫폼 모두 블록체인 도입을 계획하고 있지는 않다.
투자 당시 두나무는 다양한 플랫폼에 투자하기 위한 결정이라 밝힌 바 있다. 가상자산 장세에 영향을 받는 블록체인, 코인거래소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외연 확장으로 보인다. 그러나 아직까지 에스엘디티는 적자를 지속하고 있다. 이에 따른 두나무 지분법 손실도 계속됐다. 사용자 풀을 확대하기 어려운 니치마켓 시장의 한계로 보인다. 영리한 사업 전략을 펼쳐야 할 때다.
◇리셀시장 성장 전망에 두나무 솔드아웃 '픽'했다
에스엘디티의 주주는 단 두 곳이다. 모회사인 무신사와 두나무다. 2021년 5월 에스엘디티가 무신사에서 분사할 당시 두나무는 100억원을 출자했다. 사업 초반 에스엘디티가 현금을 수혈해 사업을 확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줬다. 한정판 시장에 대한 두나무의 관심을 옅볼 수 있는 대목이다.
2022년 에스엘디티는 한 번 더 유상증자를 진행했다. 물류센터 효율화, 검수역량 강화 등 솔드아웃 서비스 개선을 위해 투자하겠다는 목표였다. 당시 무신사가 320억원을, 두나무가 80억원을 추가 출자했다. 현재 무신사가 80.08%, 두나무가 19.92%의 에스엘디티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두나무는 투자 당시 다양한 플랫폼 기업에 투자하는 일환으로 솔드아웃에 투자했다고 봤다. 바이버 등과의 사업 연계에 대한 이야기도 나왔지만 논의된 바 없다고 말했다. 현재 임지훈 CSO가 에스엘디티 기타비상무이사로 이사회에 참여 중이다.
한정판 상품 리셀 시장 전체에 대한 전망은 긍정적이다. 국내 리셀 플랫폼 시장 규모는 1조원을 돌파했고 2025년에는 2조8000억원까지 성장한다는 전망도 나온다. 미국의 스탁엑스는 기업가치 4조원을 인정받았다.
국내 리셀 시장은 사실상 네이버의 크림과 솔드아웃 두 곳이 독식하는 구조다. 크림이 70%, 솔드아웃이 20% 가량의 점유율을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아직 수익은 내지 못하고 있다. 플랫폼 매출은 구매자, 판매자로부터 받는 수수료가 핵심인데 초반 고객을 확보하기 위해 수수료 무료 전략을 펼쳤기 때문이다.
2022년 기준 에스엘디티 매출액은 34억6000만원이다. 영업이익은 마이너스(-)426억9000만원으로 적자가 지속되고 있다. 이에 따라 427억8000만원의 순손실도 발생했다. 기업 규모가 커지면서 적자폭도 커지고 있다. 2021년까지는 영업적자 157억6000만원이었다.
경쟁사인 크림도 적자 누적은 마찬가지다. 작년 기준 매출액은 459억원으로 전년(33억원)대비 크게 증가했지만 몸집을 키우면서 영업적자는 860억원, 당기순손실은 2636억원이 발생했다.
◇소비심리 위축부터 수익모델 고민까지…사업 개편 나선 솔드아웃
에스엘디티 실적은 두나무 지분법손실로 반영되고 있다. 올해 반기 두나무가 계상한 에스엘디티 지분법손실은 35억원이다. 지난해 결산 기준으로는 93억원의 손실이 났다. 검수비, 판매수수료 등을 받지 않았던 것과 위드 코로나 이후 소비심리가 다시 위축된 것에 따른 영향으로 풀이된다.
혁신의숲이 분석한 소비자거래지수에 따르면 위드 코로나 이후 솔드아웃의 거래금액은 지속 하락하고 있다. 소비자거래지수는 기간 중 거래액 최댓값을 100으로 설정한 후 각 지점의 값을 환산해 표기한 지수다. 간편결제, 법인결제, 상품권 등은 포함돼 있지 않다.
지난해 4월 에스엘디티 소비자거래건수는 6만4000건, 거래지수는 100으로 최대치를 기록했다. 올해 4월에는 거래건수 3만건으로 전년 같은월 대비 절반으로 줄었고 거래지수도 46.4를 기록했다. 10월은 거래건수 1만8000건, 거래지수는 14.3이다. 2021년 8월 이후 최저치다.
코로나 시기 증폭했던 소비심리가 위드코로나 이후 위축된 영향이 컸던 것으로 보인다. 이에 솔드아웃은 서비스 추가를 통해 사업을 재정비 중이다. 지난달에는 올해 초 종료했던 중고제품 거래 서비스를 지개했다. 상품검수시스템을 통합운영하고, 검수시스템 재검토를 통한 사용자 신뢰 확보를 위한 노력도 계속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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