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주총회 프리뷰]이전상장 포스코DX, ESG위원회·스톡옵션 '시동'포스코홀딩스 지분 66%…스톡옵션 전면폐지한 그룹과 반대 행보
허인혜 기자공개 2023-11-29 08:19:50
[편집자주]
주주총회 안건은 기업의 미래를 담고 있다. 배당부터 합병과 분할, 정관변경과 이사 선임 등 기업의 주요한 결정은 주주총회에서 매듭짓게 된다. 기업뿐 아니라 주주들의 의견을 드러내는 장치이기도 하다. 특별·보통결의 안건들은 주주의 구성에 따라 통과되기도, 반대의견에 부딪혀 무산되기도 한다. 더벨이 주주총회 안건이 불러올 기업의 변화를 분석해보고 주주 구성에 따른 안건 통과 가능성 등을 전망해 본다.
이 기사는 2023년 11월 27일 15:5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전 상장을 추진 중인 포스코DX가 코스피 입성을 앞두고 정관 정비에 나서고 있다. 이사회 내 위원회 설치 조항을 신설해 ESG위원회 조직을 추진하고 스톡옵션의 기반을 마련하는 등이다.대주주인 포스코홀딩스의 지분이 약 66%로 부결 가능성은 낮다. 스톡옵션 제도를 전면 폐지한 포스코그룹의 행보와 달리 스톡옵션 조항 신설을 추진하는 점도 눈에 띈다.
◇포스코DX, ESG위원회 신설·스톡옵션 도입 추진
포스코DX는 내달 27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정관 일부 변경의 건을 논의한다고 공시했다. △이사회 내 위원회 설치 조항 신설과 △명의개서 내용 변경 △주식매수선택권 조항 신설 등이다.
이전 상장을 앞두고 정관을 재정비하는 것으로 보인다. 포스코DX는 지난달 5일 임시 주주총회를 개최하고 '코스닥시장 조건부 상장폐지 및 유가증권시장 이전 상장 승인의 건'을 상정해 통과시켰다. 10월 10일 예비심사 신청서를 접수했다. 한국거래소는 통상 상장심사 승인 여부를 45영업일 내로 결정한다. 12월 둘째, 셋째 주께 결론이 날 것으로 전망된다.
이사회 내 위원회 신설 조항이 통과되면 ESG위원회를 설치할 예정이다. 상반기 말을 기준으로 포스코DX의 이사는 정덕균 사장과 허종열 경영기획실장 등 사내이사 2명과 기타 비상무이사 1명, 사외이사 1명으로 구성돼 있다. 포스코DX 관계자는 "이전 상장으로 한 단계 도약하며 ESG 경영을 강화하고자 했다"고 밝혔다.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 조항은 신설한다. 10월 말 주총결의 공시까지만 해도 스톡옵션 조항은 의안에 포함되지 않았지만 이달 21일 이사회에서 결의해 추가하게 됐다.
스톡옵션 조항의 세부적인 내용은 확립 중이다. 다만 통상적인 기준으로 부여 대상이나 수량, 보상 사유 등을 정한다는 목표다. 포스코DX 관계자는 "회사의 임직원과 주주들의 이해관계 등을 고려해 기본적인 '룰'을 만들자는 공감대가 형성돼 스톡옵션 조항 신설 안건을 상정하게 됐다"고 부연했다.
◇포스코홀딩스 지분 66%…'폐지' 그룹과 반대행보
대주주인 포스코홀딩스만 동의한다면 부결될 가능성은 낮다. 포스코홀딩스와 특수관계인의 지분이 66%를 차지해서다. 정관변경의 건은 특별결의 사안으로 출석 주주의 의결권 3분의 2 이상과 발행주식 총수의 3분의 1 이상으로 해야 하는데 보유 지분만 봐도 어떤 조건이든 맞추지 못할 가능성은 없다.
만약 대주주가 계열사로 묶인 이해관계자가 아니었다면 반대했을 여지도 있다. 꼭 대주주가 아니더라도 신주 발행을 예고하는 스톡옵션 신설이나 부여는 기존 주주들의 단골 반대 안건이다.
특히 대주주는 스톡옵션 조항이 신설됐을 때 얻을 과실이 없다. 스톡옵션은 대주주에게는 부여할 수 없다는 제약이 있어서다. 때문에 일부 기업들은 최근 규제가 상대적으로 덜 까다로운 조건부 주식(Restricted Stock) 제도를 도입하기도 한다. 포스코홀딩스는 다만 대주주로서의 주가 희석보다 스톡옵션으로 얻을 수 있는 계열사 임직원들의 사기 진작 등을 더 크게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또 다른 독특한 점은 스톡옵션 도입 시도 자체다. 포스코그룹은 2006년 임원에 대한 스톡옵션 제도를 전면 폐지했다. 임원을 중심으로 성과가 지급돼 포스코의 창업 정신과 대치된다는 게 논란의 시작이었다. 포스코그룹은 오랜 기간 현금 성과급 제도를 고수하는 한편 최근 스톡그랜트(Stock Grant)를 도입하기도 했다.
때문에 포스코DX의 스톡옵션 조항이 신설되더라도 임원 보상에만 집중하기는 부담스러울 것으로 보인다. 포스코DX는 아직 스톡옵션을 지급할 실행 계획을 세우지는 않았다. 차후 스톡옵션 지급을 위한 포석 마련으로 해석해 달라는 설명이다.
포스코DX는 인재 확보 차원에서도 스톡옵션 조항 신설을 추진한다고 전했다. 포스코DX 관계자는 "이전 상장 후 사세확장 등을 염두에 두고 있어 좋은 인재들을 영입하는 장치로 스톡옵션 조항 도입을 고려하게 됐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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