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d & Blue]지배구조 재편 마친 드림텍, 신사업 기대감 커진다에이아이매틱스 자회사 편입 '시너지'…주주친화정책도 '지속'
이정완 기자공개 2023-12-01 13:15:04
[편집자주]
"10월은 주식에 투자하기 유난히 위험한 달이죠. 그밖에도 7월, 1월, 9월, 4월, 11월, 5월, 3월, 6월, 12월, 8월, 그리고 2월이 있겠군요." 마크 트웨인의 저서 '푸든헤드 윌슨(Puddnhead Wilson)'에 이런 농담이 나온다. 여기에는 예측하기 어렵고 변덕스러우며 때론 의심쩍은 법칙에 따라 움직이는 주가의 특성이 그대로 담겨있다. 상승 또는 하락. 단편적으로만 바라보면 주식시장은 50%의 비교적 단순한 확률게임이다. 하지만 주가는 기업의 호재와 악재, 재무적 사정, 지배구조, 거시경제, 시장의 수급이 모두 반영된 데이터의 총합체다. 주식의 흐름에 담긴 배경, 그 암호를 더벨이 풀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11월 28일 16:3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How It Is Now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에도 주춤한 판매 흐름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물류 대란 탓에 공급망에 차질이 생겼는데 설상가상으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터져 지정학적 리스크가 가중되기도 했죠. 2021년 6월 이후 스마트폰 판매량은 27개월 연속 전년 동기 감소했습니다.
글로벌 넘버원(출하량 기준) 스마트폰 기업인 삼성전자에 납품하는 부품사도 실적 하락을 피할 수 없었습니다. 드림텍도 그 중 하나였죠. 하지만 연말 들어 주가 상승세가 돋보입니다. 지난달 말 한때 9000원대 초반으로 떨어졌던 주가는 한달 내내 상승 흐름을 이어갔습니다. 지난 23일 1만2000원을 넘어서기도 했지만 지금은 1만1000원 내외에서 거래되고 있습니다.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연말 주가 반등의 원인이 올해 실적 때문인 것 같지는 않습니다. 이달 초 드림텍이 공시한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3분기 말 연결 기준 매출은 7823억원, 영업이익은 267억원으로 전년 동기 매출 1조608억원, 영업이익 906억원 대비 각 26%, 71% 줄었습니다. 다른 곳에서 찾은 원인은 바로 지배구조 재편과 맞물린 신사업 기대감입니다. 드림텍은 스마트폰 부품사에서 헬스케어/AI/로봇까지 아우르는 기업으로 확대를 꾀하고 있습니다.
◇Industry & Event
드림텍의 지배구조 변화는 7월 초에 알려졌습니다. 지금까지 드림텍의 최대주주는 유니퀘스트로 회사 지분 32%를 들고 있었습니다. 유니퀘스트가 2007년 90억원을 들여 드림텍 경영권을 인수한 뒤 변함이 없었죠.
하지만 7월 유니퀘스트의 투자사업부문을 인적분할해 드림텍에 합치기로 하면서 드림텍에 신사업 역량을 집중시키기로 했습니다. 유니퀘스트가 들고 있던 에이아이매틱스, 나무가, 드림텍 주식이 드림텍으로 넘어갔습니다. 8월 주주총회를 거쳐 드림텍과 유니퀘스트 주주로부터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여부를 접수 받은 뒤 10월 합병 절차를 마무리했습니다.
합병 과정에서 주가 하락을 경험하기도 했습니다. 합병대가로 기존 유니퀘스트 주주에게 1주당 드림텍 주식 0.92주가 지급됐는데요, 이렇게 받은 드림텍 주식을 시장에 내놓으면서 오버행 이슈가 불거졌습니다. 드림텍이 발행한 신주 약 200만주가 추가 상장되기도 했죠.
합병을 완료한 후에는 드림텍과 새롭게 편입된 자회사 간 시너지가 더욱 부각되는 흐름입니다. 드림텍이 지분 50.4%를 보유하게 된 에이아이매틱스는 인공지능(AI) 기반 영상 솔루션 기업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2003년 현대자동차 사내 벤처로 설립돼 AI 기반 차량관제시스템(FMS) 기술력에 강점이 있죠.
드림텍은 이미 스마트폰 부품을 넘어 의료기기 분야를 신사업으로 추가한 상태입니다. 유선으로 이뤄지던 기존 심전도 검사의 단점을 보완한 무선바이오센서 성장세가 뚜렷합니다. 삼성전자 갤럭시 스마트폰에 납품하는 IMC(IT&Mobile Communications) 사업이 실적 주축이었지만 BHC(Biometrics, Healthcare & Convergence) 사업 비중도 점차 높아지고 있습니다.
드림텍이 2019년 인수한 카메라 모듈 기업 나무가 지분도 유니퀘스트로부터 넘겨 받으면서 핵심 사업 회사로서 지위도 더욱 탄탄해진 모습입니다. 나무가 지분율은 30%에서 34%로 4%포인트 상승했습니다. 드림텍은 로봇 사업 강화를 위해 로봇용 자율주행 솔루션 시장 진출을 노리고 있는데요, 나무가의 카메라 모듈부터 에이아이매틱스의 AI 기반 영상 관제 기술력, 드림텍의 모듈 생산 능력이 더해져 빠른 사업화가 기대됩니다.
◇Market View
증권가에서도 드림텍이 지배구조 개편을 통해 사업 측면에서 힘이 실리고 있다고 평가하네요. 분할합병이 알려진 7월부터 지금까지 다섯 개의 리포트가 나왔는데요, 모두 향후 전망을 긍정적으로 내다보는 분위기입니다. 대부분 목표주가를 2만원으로 제시한 상황입니다.
합병 발표 직후부터 사업 시너지 강화를 핵심으로 거론했습니다. 키움증권은 7월 "분할합병이 유니퀘스트와 주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판단한다"며 "드림텍이 센서 기반 스마트 의료기기 사업 및 로봇 모듈 등 신사업을 확대하고 있어 에이아이매틱스 편입을 통해 기술 내재화가 주목된다"고 밝혔다.
회사의 기틀이 되는 스마트폰 부품 업황 개선을 점치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드림텍은 2019년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할 때부터 폴더블 스마트폰 갤럭시 Z 폴드와 갤럭시 Z 플립에 지문인식센서를 납품하는 기업으로 유명했습니다. 삼성전자의 폼팩터 혁신을 가능하게 만든 부품사로 알려졌죠. IBK투자증권은 이달 보고서를 통해 “올해 전세계적인 스마트폰 출하량 감소 여파로 실적이 감소했지만 내년 업황 개선이 전망된다”고 말했습니다.
새롭게 육성 중인 로봇 사업에서 삼성전자 납품도 기대된다고 덧붙였습니다. IBK투자증권은 "출시를 앞둔 삼성 웨어러블 로봇(봇핏)에 적용되는 구동부 모듈, 메인 모듈, 센서 모듈, 통신 모듈을 드림텍이 담당할 것으로 전망돼 신규 매출이 기대된다"고 했습니다.
◇Keyman & Comments
이 같은 기대감을 키우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 인물이 바로 이창직 관리본부장입니다. CFO(최고재무책임자) 역할을 하는 그는 드림텍 측에서 이번 지배구조 개편을 주도한 인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 본부장은 드림텍이 상장한 2019년 회사에 합류했습니다. 1974년생으로 고려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이 본부장은 외국계 회사에서 경력 대부분을 쌓았습니다. 2003년부터 2009년까지 CS Advisors에서 일한 그는 2009년부터 2019년까지 일본 플랜트 엔지니어링 전문 기업인 치요다화공건설(Chiyoda Corporation)에서 근무했습니다. 2010년에는 네덜란드 에라스무스대 로테르담 경영대학원에서 MBA 학위도 받았네요.
대규모 이벤트를 마친 이 본부장에게 지배구조 탈바꿈을 통해 기대되는 점을 직접 들어봤습니다. 벌써부터 시너지가 현실화되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그는 "10월 분할합병이 완료된 이후 에이아이매틱스를 자회사로 편입하게 되면서 전사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의료기기와 로봇 사업에 있어 계열사 간 시너지 효과가 발생하고 있다"며 "이 같은 신사업이 드림텍 전 계열사의 성장을 주도해나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드림텍은 상장 후 매년 자사주를 매입해 소각하고 배당을 이어가는 등 주주친화정책에도 한창인데요, 지난 17일에도 50억원을 투입해 자사주 약 45만주를 사들였다고 공시한 바 있습니다. 이 역시 추후 소각 등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방향으로 사용한다고 하네요.
이 본부장은 "상장 직후인 2019년부터 현재까지 꾸준히 자기주식을 취득하고 취득한 자사주는 전량소각하는 등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노력을 이어갔다"며 "앞으로도 주주친화정책을 유지하겠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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