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무덤된 '하림' 외식 계열사 '엔바이콘' 전상욱·박진우 전 대표 2년만 사임, 설립 후 7년 연속 적자
서지민 기자공개 2023-12-04 07:29:09
이 기사는 2023년 11월 29일 08시44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하림그룹 외식 계열사 엔바이콘 대표이사가 또다시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교체됐다. 첫 외부 출신 CEO로 기대를 모았던 박진우 대표가 2년 만에 자리에서 물러났다. 잦은 대표 교체는 2016년 설립 이후 내내 적자에 시달리고 있는 상황과 무관치 않다는 평가다.29일 업계에 따르면 엔바이콘은 지난 10월 한원탁 씨를 대표이사로 신규 선임했다. 기존 박진우 대표가 임기 만료까지 1년을 앞두고 사임하면서다. 엔바이콘은 4년 새 3번째 수장을 맞게 됐다.
2016년 5월 설립된 엔바이콘은 당시 모회사이던 NS쇼핑의 조항준 신사업부문장을 초대 수장으로 맞이했다. 조 전 대표 이후 대표를 거친 이들이 모두 3년을 채 채우지 못하고 중도에 사임한 점이 눈길을 끈다.
1959년생인 조 전 대표가 3년의 임기를 마치고 퇴임하자, 전상욱 운영본부장이 후임 대표로 선임됐다. 2019년 5월부터 엔바이콘을 이끈 전 전 대표는 취임 2년 5개월 만에 일신상의 이유로 사임했다.
이후 엔바이콘은 크리스탈제이드코리아 외식사업본부장 출신 박진우 전 대표를 영입해 경영 쇄신을 시도했다. 박 전 대표는 세종대학교 호텔관광경영학 석사를 마치고 20년 넘게 외식업 관련 경력을 쌓은 전문가로 알려져 기대를 모았지만 2년만에 자리에서 내려오게 됐다.

엔바이콘의 잦은 대표 변경은 하림그룹의 인사기조에 비춰보면 매우 이례적이다. 하림그룹은 한 번 중용한 인물을 쉽게 바꾸지 않는 기조로 유명하다. 실제 10년 이상 대표로 일하고 있는 장수 CEO가 수두룩하다.
설립 후 7년째 자리를 잡지 못하면서 사업전략 재수립을 위해 대표이사 교체 카드를 꺼내들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엔바이콘은 2017년 3월 NS홈쇼핑 사옥에 12개 외식 브랜드를 론칭하며 외식 사업을 시작했다.
외식 브랜드를 운영하며 하림그룹 식품사업의 테스트베드와 가정간편식(HMR) 연구개발 기지 역할을 수행한다는 목표였다. 엔바이콘에서 HMR 레시피를 개발하면 이를 계열사 하림산업에서 제조하는 구조로 풀이됐다.
이후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순손실을 내고 있는 상황이다. 매년 30억원 안팎의 손실을 기록했다. 2016년부터 2022년까지 누적 손실액이 218억원에 달한다. 운영하는 외식 브랜드는 12개에서 9개로 축소됐다.
특히 지난해 지배구조 개편 과정에서 엔바이콘의 모회사가 NS쇼핑에서 하림그룹의 지주사 하림지주로 바뀌게 됐다. 영업 손실과 부채 등이 하림지주의 연결 재무제표에 그대로 반영되는 만큼 지속되는 적자는 부담으로 작용할 수 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이 때문에 다시 한 번 대표 교체를 단행해 경영 정상화를 꾀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대표이사 교체와 함께 하림지주는 엔바이콘의 유상증자에 참여해 10억원을 투입했다. 대표 교체와 자금 투입으로 생존방안을 찾을지 주목된다.
하림그룹 관계자는 “엔바이콘은 그룹의 테스트 키친 역할을 하는 자회사”라며 “최근 대표 교체가 이뤄진 건 맞지만 신임 대표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은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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