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 풍향계]위워크 파산 후폭풍…KB증권 해외실사 '더 꼼꼼히'뉴욕 현지실사 통한 공실률 파악…미래·신한 등도 주시
손현지 기자공개 2023-12-05 09:32:37
[편집자주]
증권사 IB(investment banker)는 기업의 자금조달 파트너로 부채자본시장(DCM)과 주식자본시장(ECM)을 이끌어가고 있다. 더불어 인수합병(M&A)에 이르기까지 기업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의 해결사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워낙 비밀리에 딜들이 진행되기에 그들만의 리그로 치부되기도 한다. 더벨은 전문가 집단인 IB들의 주 관심사와 현안, 그리고 고민 등 그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전달해 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3년 12월 01일 07:1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글로벌 최대 공유오피스 업체였던 위워크의 몰락으로 국내 IB들이 초긴장 상태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공실률은 역대 최고치인 20%에 육박했을 정도로 해외 상업용 부동산시장이 흔들리고 있는 상태여서다.특히나 해외 부동산 투자 비중이 높은 국내 대형 증권사 IB들의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이달초부터 고객사들 중 건설사, 리츠들의 해외 상업용 부동산 부실 여부를 검토하기 위해 현장 실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모습이다. KB증권도 이달초부터 뉴욕을 찾아 현지 자산을 보유한 고객사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리스크 가능성을 타진했다.
◇위워크의 몰락, 해외 오피스 이정표되나
28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KB증권은 이달초 고객사의 뉴욕 오피스 자산 현장실사를 진행했다. 지난 6일 미국 공유오피스 업체인 위워크가 법원에 파산 보호를 신청했다는 소식에 따른 후폭풍이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위워크는 한때 가치가 470억 달러에 달했던 업체다. 뉴욕에서만 빌딩 47곳에 약 63만㎡ 면적의 오피스를 운영했을 정도였기에 파급력이 적지 않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위워크 파산은 글로벌 오피스업계에 중요한 지표가 될 것"이라며 "최근 미국은 대부분 재택근무로 돌아서 주3일 출근이 일반화된 상태라 공실률 리스크는 더욱 심각해졌다"고 진단했다.
위워크는 북미 지역 69개 지점의 임대차를 우선 종료할 예정이다. 이 중 38곳이 뉴욕시이고 나머지도 샌프란시스코, 보스턴 등 혁신 기업들이 들어섰던 지역에 자리하고 있다.
뉴욕시는 전체 세수의 21%를 상업용 건물에 의지하고 있는 만큼 늘어나는 공실과 재융자 등이 막히는 사태는 부실 위험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뉴욕은 전체 건물의 33%가 전체 공실의 88%를 차지한다.
실제 해외 공실률은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상태다. 미국 상업용 부동산 분석기업 코스타에 따르면 3분기 샌프란시스코와 뉴욕, 오피스 공실률은 각각 20%, 16.3%, 9%로 역대 높은 수준이다. 임대료도 높고 고금리 기조와 경기둔화가 지속된 영향이 크다. 향후 2~3년간 상업용 부동산시장 침체가 예견되는 상황이다.
위워크를 임차인으로 둔 영국 오피스 빌딩 타격도 예상된다. 위워크는 5조원이 넘는 영국 런던 상업용 부동산 임대 약정을 맺었던 것으로 알려진다. 높은 월세로 장기 계약을 맺으며 현지 지점만 50개에 달했다.
향후 건물가치 하락과 공실 리스크를 증권사들이 떠안게 될 수도 있다. KB증권도 위워크가 임차인으로 있던 영국 내 샤프츠버리애비뉴 오비스 빌딩에 에쿼티 방식으로 투자한 바 있다.
◇해외부동산 리스크, 대형사가 더 크다
증권사 IB들이 주시하는 건 부동산 PF 리스크가 도래했을 때 국내 기업들의 신용도의 향방이다. 내년까지 고금리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관련 손실우려는 더욱 커지고 있다.
KB증권의 주요 고객사인 제이알글로벌리츠만 하더라도 미국과 유럽 소재 오피스 2곳을 기초자산으로 담고 있다. 2020년 8월 편입한 벨기에 브뤼셀 소재 파이낸스타워(Finance Tower Complex)와 지난해 2월 편입한 미국 뉴욕 맨해튼빌딩(498 7th Avenue)다.
물론 제이알글로벌리츠가 투자한 오피스들은 실제 리스크가 크지 않은 편이다. 자산의 부실화 가능성을 가늠하는 감정평가액, 임대율, 대출구조 등 각종 지표들이 모두 우수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미국 맨해튼빌딩의 가격 하락폭은 그리 크지 않은 편이다. 미국은 유럽처럼 현지 대출에서 캐쉬트랩 등 조기상환 조건이 붙지 않아 사실상 관련 리스크가 미미한 편이기도 하다.
증권사의 부동산 PF 익스포저는 30조원에 육박하고 있다. 건설사와 리츠를 주요 고객사로 삼고 있는 대형사들 중심으로 고객사들의 부실 여부를 면밀히 살피는 분위기다. 중소형사 대비 상대적으로 해외부동산 자산이 많은 대형사에 부담이 가중될 수 있는 구조다.
김예일 한국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증권사 IB 수익성과 자산건전성은 여전히 부동산금융 시장에 대한 민감도가 높을 것"이라며 "대형사의 경우 해외부동산 투자에 따른 손실 부담이, 중소형사의 경우 국내 부동산PF에 대한 손실 부담이 재무구조에 영향을 미치게 될 것"으로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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