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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엣지테크놀로지 점프업 스토리]R&D 투자 확대로 이익감소…진짜 성장은 지금부터①라이선스 공급계약 늘고 고부가 IP 수요 증가, 수익성 개선 기대감

김혜란 기자공개 2023-12-06 13:04:01

[편집자주]

오픈엣지테크놀로지는 국내에 몇 안 되는 반도체 설계자산(IP) 상장사 중 하나다. 지난해 9월 코스닥 시장에 상장하며 성장모멘텀을 마련했다. 그 후로 1년여가 지난 지금, '한국의 ARM'을 표방한 오픈엣지테크놀로지는 어디쯤 와 있을까. 아직 적자를 내고 있으나 다른 반도체 기업과는 다른 IP사 특유의 사업구조와 속도에 맞춰 성장 스토리를 만들어 가고 있다. 외형성장과 수익성 개선이라는 목표를 향해 달려가고 있는 오픈엣지테크놀로지를 만나본다.

이 기사는 2023년 12월 04일 07:1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반도체 설계자산(IP) 업체의 매출구조는 다른 반도체 기업과는 다르다. IP를 판매한다고 끝이 아니다. 라이선스 수수료는 일회성이지만 그 IP가 적용된 제품을 양산까지 한다면 고객사는 칩당 로열티를 계속 내야 한다.

반도체IP 전문기업 오픈엣지테크놀로지가 올해 3분기까지 누적 라이선스 계약을 51건 확보했다. 지난해 9월 말 코스닥에 상장한 뒤 지금까지 1년여 동안 새로 맺은 계약이 7건이다. 그나마 국제 정세가 급격히 불안정해지면서 해외 고객사와의 IP 협상이 중단됐고 이에 따라 성장 속도가 계획보다 더디다는 게 오픈엣지의 설명이다.

하반기부터는 미국과 중국, 일본기업들과의 라이선스 계약 협상을 재개했다. 오픈엣지의 최고재무책임자(CFO) 이우연 상무는 "반도체 칩은 2, 3년 전부터 선행개발에 착수하는데, 전방산업이 워낙 안 좋다 보니 고객사들도 의사결정을 못 하고 있다"며 "하지만 조금씩 분위기가 업사이클(상승 국면)로 가고 있고 그런 분위기가 저희에게도 전달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미국과 중국, 일본을 대상으로 열심히 (협의를)하고 있으며 앞으로 좋은 소식을 공시로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적자 폭 커진 이유는

오픈엣지의 1~3분기 연결회계기준 매출은 약 58억원, 영업손실이 약 207억원이다. 전년 동기 123억원보다 손실 규모가 더 커졌다. 하지만 이는 연구개발비를 회계상 자산화하지 않고 모두 단기 비용으로 처리한 영향이 큰 것으로 보인다. 현재 오픈엣지의 영업비용에서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게 연구·개발(R&D)비용과 인건비다. 인력을 계속 영입하면서 인건비가 늘었고 이에 따라 설계자동화툴(EDA Tool) 투자 비용 등도 증가했다.
*단위:백만원

오픈엣지는 4개의 IP를 판매하고 있다. 인공지능(AI) 반도체 두뇌역할을 하는 신경망처리장치(NPU) IP, 시스템 반도체 내 각 IP 간 연결을 담당하는 온칩인터커넥트(On-Chip Interconnect) IP, 메모리 반도체에서 받은 데이터 우선순위를 결정하고 제어하는 메모리 컨트롤러(Memory Controller), 그리고 DDR(D램 규격) PHY(물리계층) IP다. PHY란 시스템온칩(SoC)에서 직접 메모리 반도체와 통신하기 위해 필요한 고속의 통신 IP다.

이들 IP는 지속적인 업그레이드가 필요하다. 예를 들어 메모리 제조사가 최신 메모리 더블데이터레이트(DDR)5, 6를 내놓으면 이에 맞춰 IP 성능도 업그레이드해야 한다. 여기에 대한 R&D 투자가 지속적으로 필요한 것이다. 오픈엣지 측은 "특히 개발 중인 NPU v3, LPDDR5X·DDR5 PHY IP, OIC v2 등과 관련된 비용 투입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NPU IP의 버전 3인 NPU v3 개발에 R&D 비용 투입이 이뤄졌다. NPU 3.0은 차량용 반도체에서 자율주행 레벨3 이상을 지원하는 IP로 내년 상반기 출시할 예정이다. 온디바이스(On-device) AI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NPPDDR5X PHY IP 설계를 고도화하는 작업도 진행 중이다. 이 상무는 "내년 중 신규 메모리 표준인 LPDDR6이 제정될 건데 그 시점에 맞춰 이를 지원하는 IP도 바로 개발에 착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오픈엣지가 아직 초기기업인 데다 반도체 산업이 빠르게 발전하다 보니 R&D 투자 비용이 많이 들 수밖에 없다. 하지만 선제적 투자는 성장의 밑거름이 될 수 있다. 또 연구개발비를 바로 비용으로 처리함으로써 당장은 이익이 감소하지만 훗날 매출원가 부담을 낮출 수 있다.

◇흑자전환 어떻게 이룰까

오픈엣지의 현재 매출 비중을 보면 라이선스가 72.36%, 유지·보수 26.71%, 로열티가 0.94%다. IP회사의 경우 설립 초기에는 라이선스 매출 비중이 대부분을 차지하지만 업력이 쌓일수록 로열티 비중이 높아지게 된다. 그러면서 매출 구조가 안정화되는 것이다.

오픈엣지가 흑자전환을 이루려면 우선 매출 규모 자체가 커져야 한다. 라이선스 계약을 더 많이 맺고 지금 맺은 계약이 로열티로 전환되는 건이 많아져야 한다는 얘기다. 지금까지는 꾸준히 라이선스 거래 건수를 늘려가고 있다. 2019년 10건에 불과했던 라이선스 공급계약은 이듬해 17건, 2021년 27건으로 늘었으며 지난해 40건으로 증가했다. 지금도 미국과 중국, 일본 고객사 여러 곳과 라이선스 계약을 놓고 협의 중이라고 한다.

이익을 갉아먹고 있는 R&D 비용 투입도 사실 외형 성장을 위한 투자다. 최신 버전의 IP가 나온다고 최신 IP만 팔리는 게 아니다. 최신 IP는 삼성전자와 대만 파운드리(위탁생산) TSMC의 최선단 공정을 활용한다. 이런 반도체 칩을 양산할 수 있는 고객사는 전 세계적으로 소수에 불과하다. IP 제품군과 고객사 폭을 넓히려는 노력으로 볼 수 있다.

또 지금은 4개 IP 중 메모리컨트롤러의 매출 비중이 가장 높지만 앞으로 PHY IP 비중을 높여 수익성 제고에 박차를 가할 전망이다. PHY IP의 경우 30~40억원 정도 하는 고부가가치 IP라 이익 개선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오픈엣지 측은 "연결자회사로 편입 중인 오픈엣지스퀘어도 4분기부터는 지분법으로 전환돼 영업비용에서 제외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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