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P Radar]'11번가 콜옵션 포기 여파' 주요 LP, SK 출자 줄일까연기금·공제회 "순리 벗어나" 반응, DICC 소송 사태 재연 우려도
감병근 기자공개 2023-12-04 08:16:39
이 기사는 2023년 12월 01일 07시51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스퀘어가 11번가 콜옵션 행사를 포기하자 주요 기관출자자(LP) 사이에서는 우려했던 부분이 현실화했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당장 11번가 매각 절차가 원활히 진행될 가능성도 낮게 보는 분위기다. 시장 신뢰가 무너지면서 향후 SK그룹 투자에 소극적으로 나서는 LP도 늘어날 전망이다.1일 투자업계에 따르면 11번가에 투자한 국내 주요 연기금·공제회는 지난달 29일 SK스퀘어 이사회 당일까지 콜옵션 행사에 대한 기대를 품고 있었다. 하지만 최종적으로 SK스퀘어가 FI 보유 지분 18.18%에 대한 콜옵션 행사를 포기하면서 상당한 충격을 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국민연금, 새마을금고, H&Q코리아 등으로 구성된 FI 컨소시엄은 드래그앤콜(Drag&Call) 계약에 따라 SK스퀘어가 보유한 지분(80.26%)까지 끌어와 11번가 매각을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드래그앤콜이 진행된다면 국내 자본시장에서 두산인프라코어차이나(DICC) 이후 두 번째 사례가 된다.
LP들은 SK스퀘어가 11번가를 포기하더라도 콜옵션 행사 이후 직접 매각 주체가 되는 것이 시장 신뢰를 지키는 방안이었다고 입을 모은다. 주요 LP의 한 고위 관계자는 “이번 콜옵션 행사 포기는 자본 시장에서 순리를 벗어난 것으로 받아들여진다”며 “11번가 기업가치 하락은 경영주체인 SK 측 책임이 가장 큰 만큼 이를 소수지분 투자자인 FI에게 전가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LP들은 FI가 주도하는 11번가 매각이 순탄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경영권을 SK 측에서 행사하고 있는 상황에서 영업기밀 등을 노출할 수 있는 매각 실사 과정에 적극 협력할 가능성이 낮다는 분석이다.
FI 입장에서는 의미 없는 시간만 허비하다 매각 주도권을 사실상 SK 측에게 넘겨주는 상황도 배제할 수 없다. DICC 매각 당시에도 FI들은 두산 측을 상대로 동반매도청구권 행사 방해 등으로 소송을 제기했지만 최종 패소하면서 투자원금보다 낮은 가격에 지분을 넘길 수 밖에 없었다.
주요 국내 LP들은 이번 콜옵션 행사 포기를 기점으로 SK그룹 관련 투자에 더욱 주의를 기울이겠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이들이 SK그룹 투자에 소극적으로 나설 경우 ‘파이낸셜 스토리’로 일컬어지는 SK그룹의 외부 자금조달 행보가 이전처럼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주요 국내 LP들은 최근 글로벌 자본 시장에서도 존재감이 커지고 있다. 이에 SK그룹은 국내 FI 뿐만 아니라 해외 FI를 활용하는 투자유치 방안도 활용하기 쉽지 않은 상황에 놓일 수 있다.
다른 LP 고위 관계자는 “상황을 조금 더 지켜봐야 하겠지만 SK 측 콜옵션 행사 포기에 시장 관계자로서 충격을 받은 것이 사실”이라며 “향후 SK그룹 관련 투자는 더 조심스럽게 접근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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