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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견 못좁힌 KCGI운용-현대엘리…시선은 쉰들러로 상세 설명에도 입장 평행선, 제3자 표심에 관심

조영진 기자공개 2023-12-06 08:17:47

이 기사는 2023년 12월 01일 13:5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CGI자산운용이 주주가치 제고정책에 대해 자세한 설명을 듣기 위해 현대엘리베이터와 비공개 회동을 가졌다. 다만 회동 전 상이했던 입장이 여전히 평행선을 달린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양사는 막대한 의결권을 지닌 2대주주이자 제3자인 쉰들러홀딩스를 의식하고 있다.

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현대엘리베이터와 KCGI자산운용은 최근 비공개 회동을 가진 것으로 파악됐다. 명목상으로는 지난 17일 공시한 주주가치 제고정책에 대해 현대엘리베이터가 한 차례 더 설명하는 자리였지만, 각자 다른 입장을 밝힌 이후 진행된 첫 회동이라 업계의 관심이 쏠린다.

대면 회의에도 불구하고 좀처럼 이견을 좁히지 못한 것으로 전해진다. 먼저 이번 만남이 타협안 창출이 아닌 단순 설명을 목적으로 이뤄진 점, 주주가치 제고정책에 대한 세부설명에도 KCGI자산운용이 좀처럼 납득하지 못한 점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는 전언이다.

앞서 KCGI자산운용은 현대엘리베이터가 발표한 주주가치 제고정책에 대해 "근원적 수익성 개선대책에 대한 언급이 없는 점이 아쉽다"며 "부동산임대업, 관광숙박업, 금융업 등 주력 사업과의 연관성이 낮은 비주력 자산이 회사전체 고정자산의 6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데, 해당 사업들이 전사 수익성을 저해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자사주 처분방식에 대해서도 양사는 이견을 나타낸 바 있다. 지난 22일 KCGI자산운용은 "11월 10일 현대엘리베이터 이사회가 2.97% 규모의 자사주를 우리사주조합에 처분했는데, 최대주주 및 경영진에 대한 우호의결권 확보 목적으로 이뤄진 것인지 검토가 필요하다"며 "현재 7.64%에 달하는 기보유 자사주를 전량 소각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최근 회동에도 불구하고 양측의 입장이 평행선을 달리자, 표대결을 의식하는 분위기가 짙어지고 있다. 현대엘리베이터 측은 이번 KCGI자산운용의 입장 발표에 대해 크게 의식하지 않으면서도, 쉰들러 및 H&Q와의 연대의지를 표명한 것에 대해서는 불편함을 느끼고 있다는 전언이다.


분리선출 감사위원 선임안을 제외할 경우 KCGI자산운용이 표대결에서 승리할 가능성은 다소 제한적이다. 현대엘리베이터 또한 이러한 부분을 감안해 타협의지를 내놓지 않는 모습인데, 만약 쉰들러홀딩스가 KCGI자산운용 편에 선다면 승리를 장담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KCGI자산운용은 지난 22일 입장 발표회를 통해 쉰들러홀딩스와의 연대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당시 KCGI자산운용은 "같은 현대엘리베이터 주주인 쉰들러도 기업가치나 지배구조 개선에 대해 생각을 같이할 것이라 믿는다"며 "쉰들러가 외국인 자본이라는 이야기가 있지만, 글로벌 시대에 외국인 투자자라고 색안경을 끼고 판단하거나 차별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업계에 따르면 KCGI자산운용과 쉰들러홀딩스의 공식 접촉은 아직 이뤄지지 않았다. 이에 업계는 오는 12월 29일로 예정된 현대엘리베이터의 임시주주총회에서 쉰들러홀딩스의 표심이 어디로 기울지 주목하고 있다. 표대결이 발생할지 모르는 내년 초 정기주총에 앞서 쉰들러홀딩스의 표심을 미리 확인할 수 있을 것이란 해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쉰들러는 KCGI자산운용이 주주활동을 전개하기 전부터 현대엘리베이터 이사회가 제안한 안건에 대부분 반대했던 걸로 알고 있다"며 "안건별로 입장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 확신할 순 없지만 그간의 기조는 사측과 달랐던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업계에 따르면 쉰들러홀딩스의 한국 업무를 담당하는 조직은 현대엘리베이터의 연말 임시주총에 앞서 오는 11일 국내에 입국할 예정이다. 해당 조직이 KCGI자산운용 및 현대엘리베이터와도 회동을 가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쉰들러홀딩스는 지난달 말 기준 현대엘리베이터의 지분 12.0%를 보유한 2대주주다. 쉰들러 측은 지난달 22일부터 28일까지 현대엘리베이터 주식 2만1548주를 장내매도하는 등 지속적으로 지분을 줄여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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