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엣지테크놀로지 점프업 스토리]투자사가 보는 오픈엣지테크와 스퀘어③'반도체 투자 전문가' 맹두진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 사장 인터뷰
김혜란 기자공개 2023-12-13 11:12:23
[편집자주]
오픈엣지테크놀로지는 국내에 몇 안 되는 반도체 설계자산(IP) 상장사 중 하나다. 지난해 9월 코스닥 시장에 상장하며 성장모멘텀을 마련했다. 그 후로 1년여가 지난 지금, '한국의 ARM'을 표방한 오픈엣지테크놀로지는 어디쯤 와 있을까. 아직 적자를 내고 있으나 다른 반도체 기업과는 다른 IP사 특유의 사업구조와 속도에 맞춰 성장 스토리를 만들어 가고 있다. 외형성장과 수익성 개선이라는 목표를 향해 달려가고 있는 오픈엣지테크놀로지를 만나본다.
이 기사는 2023년 12월 08일 10:2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오픈엣지테크놀로지는 자본시장에서 성장자금을 조달한 덕에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었다. 벤처캐피털(VC)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는 오픈엣지테크놀로지 설립 초기에 첫 투자한 뒤 사업이 어느 정도 안착한 다음 리드투자자로 나섰다. 이번 자회사 오픈엣지스퀘어가 만들어질 때 또 한 번 투자를 단행했다.세 번의 투자 기반은 오픈엣지의 성장에 대한 확실한 믿음이었다. 한 번의 엑시트(투자금 회수), 세 번의 투자를 단행한 만큼 자본시장에서 오픈엣지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아는 에이티넘인베스트를 만났다.
◇자본시장의 눈으로 본 반도체 IP 사업
에이티넘은 2017년 7월 오픈엣지테크가 출범한 뒤 2년여 뒤인 2020년 2월 첫 투자를 단행했다. 이때만 해도 오픈엣지는 매출이 거의 없던 회사다. 그리고 그후로 1년 뒤 오픈엣지테크가 200억원 규모 튜자유치를 할 때 에이티넘은 다시 약 65억원가량을 투입, 리드투자자로 나서 성공적인 자금 조달에 큰 역할을 했다. 그리고 지난해 오픈엣지테크가 상장할 당시 엑시트해 4배 가까운 차익을 얻으며 성공적인 포트폴리오를 추가했다. 성공 경험은 또 한 번의 베팅으로 이어졌다. 최근 오픈엣지스퀘어가 출범할 때 또다시 90억원을 투자한 것이다.
세 번의 투자를 책임진 맹두진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 사장(사진)은 지난달 28일 서울 강남 에이티넘 본사에서 기자와 만나 "시스템 반도체 밸류체인에서 가장 상단에 있고 어려운 단계가 설계자산(IP) 사업"이라면서 "또 사실 저희가 보기에 비즈니스 특성 면에서도 가장 효율적"이라고 말했다.
맹 사장은 삼성전자 종합기술원 출신으로 테크 분야를 보는 눈을 갖췄다. 오픈엣지테크·스퀘어 이성현 대표도 삼성전자 출신이다. 맹 사장은 "이 대표는 삼성전자에서 엑시노스(Exynos) IP를 개발할 정도로 실력이 있었고 평판도 좋았다"며 "오픈엣지테크에 처음 투자를 할 때는 매출이 거의 없었지만 회사가 개발 중인 IP를 보니, 충분히 리스크를 질만한 리턴이 될 것으로 봤다"고 말했다.
VC 입장에서 반도체 투자 자체는 매력적이지만, 칩을 직접 제조하는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는 팹(Fab·공장)을 지어야 하고, 팹은 없고 설계만 하는 팹리스도 칩을 주문 제작하는 데 수많은 돈이 들어간다.
맹 사장은 "반도체 밸류체인 내 많은 사업 중 VC가 투자한다면 자본효율적으로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는 게 IP 비즈니스라고 판단했다"며 "공장을 돌려야 하거나 제작 비용이 들어가는 것도 아니고 좋은 인력과 창의적인 설계능력만 있으면 성과를 낼 수 있는 사업 구조를 갖추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팹리스는 IP기업으로부터 필요한 기능 블록을 사다가 조립해 전체 칩 설계를 완성한다. 그는 이어 "IP 회사는 IP를 설계하면 그다음엔 돈이 드는 게 없다"며 "마치 음원을 판매해 음원 수익을 얻는 것처럼 IP 하나를 잘 개발하면 수십년을 먹고 살 수 있다"고 말했다.
◇오픈엣지의 성장성을 높게 보는 이유
하지만 국내에서 반도체 IP 회사의 성공사례는 드물다. 첫 투자 당시만해도 반도체 IP 상장사는 기존 비디어코덱 IP를 설계하는 칩스앤미디어밖에 없었다. 자본시장이 매력적인 투자처로 보지 않았단 얘기다.
맹 사장은 "IP는 어떤 상황에서도 문제가 없어야 하고 다양한 팹리스가 다 가져다 쓸 수 있게 설계돼야 하기 때문에 기술적 진입장벽이 상당히 높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과 중국 반도체 설계회사들이 IP를 사 쓸 수 있을 정도로 인정을 받으려면 기술력으로 아주 뛰어나야 하고, 인증을 받는 데까지도 시간이 많이 걸린다"며 "그래서 사실은 국내에는 이렇다할 IP회사가 있기 어려웠던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어 "그렇다보니 반도체 국가 중에서도 IP로 꾸준히 의미 있는 사업을 하는 나라는 미국과 유럽 정도 밖에 없다"며 "그래서 (토종기업인 오픈엣지에 투자한 게) 더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에이티넘은 지난 10월 오픈엣지스퀘어에도 투자했다. 앞으로 AI 반도체 고성능화로 캐시 일관성 네트워크 온 칩(Cache-coherence Network on Chip·CC NoC) 시장이 커질 것이고 이에 따라 스퀘어의 성장성이 크다고 점쳤기 때문이다.
오픈엣지테크는 CC NoC 사업에 집중하기 위한 신규 법인을 설립하면서 에이티넘으로부터 또 한 번의 지원을 받았다. 맹 사장은 "IP를 개발하려면 돈과 인력이 필요한데, 오픈엣지테크는 상장사로서 주주들을 위해서라도 수익 창출에 집중해야 하고, 역량 있는 개발자를 영입하려면 스톡옵션 등 동기부여가 있어야 했다는 걸 종합적으로 판단했다"고 말했다.
맹 사장은 "오픈엣지는 저한테 새로운 꿈을 꾸게 해준 회사"라며 "전 세계 주요 반도체 메이커가 오픈엣지의 IP 고객사가 될 수 있다. (IP회사는) 반도체 분야에서 찾기 힘든 사업 구조를 갖춘 데다, 인력의 힘으로 세계적인 경쟁력을 만들어 갈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이어서 상당히 흥미로운 투자 포트폴리오였는데 (엑시트로) 좋은 성과도 냈다"며 "(토종 반도체IP사가) 세계 무대를 향해 더 큰 꿈을 찾아 가는데 같이 갈 수 있어서 행복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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