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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회장 승진자 없었다...SK그룹 오너 중심으로 재편 기존 부회장 모두 2선 후퇴…오너 부회장 2명만 남아

조은아 기자공개 2023-12-08 08:17:49

이 기사는 2023년 12월 07일 14:3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SK그룹에서 신규 부회장 승진자가 나오지 않았다. 다만 달라진 건 지난해까지만 해도 왕성한 활동을 통해 그룹 내 존재감을 과시하던 전문경영인 부회장들이 여럿 있었다는 점이다.

올해는 이들이 모두 퇴진하고 신규 부회장은 나오지 않으면서 사실상 오너 중심 체제로 재편됐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사촌동생인 최장원 SK디스커버리 부회장이 SK수펙스추구협의회(SK수펙스) 의장으로 선임된 점 역시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다.

SK그룹은 7일 오후 최창원 부회장을 SK수펙스 의장에 신규 선임하고 SK㈜, SK이노베이션, SK실트론 등 주요 관계사 대표이사(CEO)에 새 인물을 선임하는 등의 내용이 담긴 정기 임원인사를 발표했다. 사장 승진자는 모두 6명이 나왔으며 부회장 승진자는 없었다.
최재원 SK그룹 수석부회장

SK그룹에 지금의 부회장단이 완성된 건 2년 전인 2021년 말이다. 당시 장동현 SK㈜ 사장과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이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앞서 2020년 박정호 SK하이닉스 부회장, 유정준 SK E&S 부회장이 승진했다. 여기에 서진우 부회장과 공식 직함은 의장이지만 사실상 부회장으로 분류되는 조대식 의장과 더해 모두 6명의 부회장 체제가 완성됐다

이들은 지난해 인사에서 모두 자리를 지켰다. 당시 SK그룹이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이 커지자 기존 리더십을 이어가는 안정 전략을 택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들 가운데 이미 대표이사에서 물러났던 유 부회장과 서 부회장은 올해 사실상 경영 일선에선 완전히 물러난 것으로 전해진다. 나머지 4인은 대표이사에서 물러나거나 자리를 옮긴다. 사실상의 퇴진이다.

이들의 퇴진 사실이 알려지면서부터 신규 부회장의 탄생 여부에 관심이 쏠렸으나 결과적으론 아무도 나오지 않았다. 이제 SK그룹에서 실질적으로 경영을 담당하는 부회장은 최재원 수석부회장과 최창원 부회장 등 오너일가 2명밖에 남지 않았다.

그간 전문경영인을 중용했던 최태원 회장의 행보와는 다소 다른 움직임이다. 두 명의 오너 부회장을 통해 친정체제를 강화하는 동시에 책임경영 역시 강화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안팎으로 불안정성이 높아지는 시기 전문경영인보다는 믿을 만한 '제 식구'가 낫다는 판단 역시 있을 것으로 보인다.

SK그룹은 그간 다른 그룹보다 오너 경영인들의 역할분담이 명확하게 이뤄져 있다는 평가를 받았는데 이번 인사로 다시 한번 재확인됐다. 이번에 가장 부각된 인물은 사실상의 2인자로 떠오른 최창원 부회장인데 곁에 두고 중용할 수 있다는 건 그만큼 최 회장과 최창원 부회장의 위계가 명확하다는 방증으로 볼 수 있다.

(왼쪽부터)장동현 SK㈜ 부회장, 김준 SK이노베이션 부회장, 박정호 SK텔레콤 부회장

전문경영인 부회장의 퇴진은 올해 재계 전반에서 볼 수 있는 흐름이기도 하다. 올해 국내 주요 그룹 오너일가에서 부회장 승진자가 눈에 띄게 늘었다. 정기선 HD현대 대표이사 부회장과 이규호 코오롱그룹 부회장이 모두 올해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BGF그룹 오너 2세 홍정국 부회장과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의 아들 박세창 금호건설 사장도 이번에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반면 기존 전문경영인 부회장들은 연이어 퇴진하면서 주요 그룹들의 부회장단 규모가 점차 축소되고 있다. 2인자를 두지 않고 계열사 대표들과 직접 소통하는 방식을 선호하는 추세다. 이 경우 의사결정을 더 빠르게 할 수 있고 그룹 장악력도 높일 수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최 회장과 최창원 부회장이 계열사를 직접 들여다보며 챙길 수 있을 만큼 나이가 젊다는 점 역시 기존과 같은 관리형 부회장단의 필요성이 줄어드는 요인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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