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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 자금흐름 돋보기]둔화된 현금유입, 계열사 위상 뒤바뀌었다①그룹 성장세 꺾이며 순위 ‘급변’, 연말 정기인사에 영향 미칠까

김규희 기자공개 2023-12-12 07:21:51

[편집자주]

CJ 그룹 안팎은 위기감으로 가득차있다. 지난해 그룹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하며 들떠있었지만 올해는 주력 계열사들이 실적 부진에 직면하며 사뭇 다른 분위기를 풍기고 있다. 더벨은 지주사 CJ㈜ 현금곳간 변화를 통해 CJ 그룹이 처한 현 상황을 진단하고 각 계열사 별로 달라진 현금창출력과 위상을 점검, 곧 있을 연말 인사에 미칠 영향 등을 살펴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3년 12월 08일 09:5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재현 CJ 그룹 회장은 지난해부터 위기 대응을 강조해 왔다. 통상 연말에 실시하던 정기 임원인사도 두 달 앞당겨 지난해 10월 조기 단행했다. 경영상황이 녹록지 않은 만큼 빠르게 조직을 안정화하고 위기 대응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그룹 안팎에 퍼져있는 위기감은 올 연말까지 이어지고 있다. 경기침체 영향으로 실적 부진에 직면한 데다 대내외 경영환경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성장정체를 타개할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 ‘위기대응’ 강조한 이재현 회장, ‘상승세 꺾였다’

지난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그룹 내부에는 고무적인 분위기가 자리 잡고 있었다.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하는 등 결실을 냈기 때문이다. 실제 CJ 그룹의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은 40조9249억원으로 전년대비 18.7% 증가했다. 영업이익 역시 14.5% 증가해 2조1542억원을 기록했다.

주력 계열사 CJ제일제당과 CJ대한통운 등 2곳은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성장하는 성장세를 보였다. CJ ENM은 대외 환경 악화에 따른 광고 매출 부진, 콘텐츠 제작비 확대 등으로 영업이익이 반토막 났지만 CJ올리브영, 프레시웨이 등 타 계열사의 약진으로 사상 최대 이익을 달성했다.


하지만 올해 분위기는 확연히 다르다. 올 3분기까지 그룹 매출액은 전년대비 1.2%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19.7% 감소했다. 우려했던 경영환경 불확실성이 그룹 전반의 실적 부진을 야기했다.

예정에 없던 중간 인사를 단행한 것도 위기감의 발로로 분석된다. CJ 그룹은 지난 7월 이례적으로 지주사 CJ㈜에 대한 인사 및 조직개편을 실시했다. 콘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전략기획그룹을 없애고 전략기획실장을 기존 이승화 경영리더에서 이한메 대한통운 경영지원실장(CFO)로 교체했다.

침체된 분위기는 그룹 지주사인 CJ㈜ 자금 흐름을 통해 더 명확히 확인할 수 있다. CJ㈜의 수입원은 크게 배당금수익과 로열티수익, 기타수익 등 세 가지로 나뉜다. 배당금수익은 보유 지분에 따라 계열사의 중간 또는 연말 배당금을 수령하는 수익이고 로열티는 계열사가 ‘CJ’ 라는 브랜드를 사용하기 위해 지주사에 지급하는 비용이다. 기타수익은 부동산임대, 투자 등으로 나온다.

CJ㈜의 영업수익은 코로나19 이전까지 상승곡선을 유지하고 있었다. 2017년 1583억원에서 2018년 1699억원, 2019년 1817억원으로 증가했다. 매년 배당금수익과 로열티수익 모두 커진 덕분이다.

하지만 펜데믹에 빠져든 2020년엔 1652억원으로 9.1% 감소했다. 계열사 실적이 부진한 상황에서도 배당금수익은 전년 수준으로 유지했지만 로열티수익과 기타수익이 줄었다.

2021년 CJ 그룹 계열사 실적이 반등에 성공했고 CJ㈜는 전년대비 24.3% 증가한 2052억원의 자금을 흡수했다.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한 지난해는 26.2% 증가한 2590억원을 거둬들였다.

성장세는 올해 들어 둔화하기 시작했다. 올 3분기까지 CJ㈜ 영업수익은 전년 동기대비 1.9% 증가한 1827억원에 머물렀다. 계열사의 현금창출력이 둔화된 영향으로 배당금수익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경영환경이 악화된 상황에서도 CJ제일제당 등으로부터 지급받는 로열티 수수료를 6.9% 올려받아 전년 수준의 영업수익을 유지할 수 있었다.


◇ 실적 부진 여파, ‘캐시카우’ CJ제일제당 ‘위상 하락’

주목할 만한 점은 최근 들어 그룹 내 계열사 위상이 급변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주사 CJ㈜ 영업수익은 올해 들어 둔화하는 모습을 보였는데 한층 더 깊숙이 들여다보면 세부내역이 크게 바뀌었다. 1년 전과 비교해 각 계열사가 공급하는 배당금과 로열티 규모가 상당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CJ제일제당과 CJ대한통운, CJ ENM은 그동안 핵심 3개 계열사로 꼽혀왔다. 높은 현금창출력으로 CJ 그룹의 캐시카우 역할을 해왔기 때문이다. 실제 CJ㈜에 공급하는 현금양도 CJ제일제당, CJ대한통운, CJ ENM 순으로 많았다.

CJ제일제당은 매년 막대한 규모의 배당금과 로열티를 지급해 왔다. 배당금은 2017년 121억원에서 2018년 145억원, 2019년과 2020년 235억원, 2021년 268억원, 2022년 537억원까지 매년 증가했다. 로열티 금액도 2017년 362억원에서 2020년 474억원, 2021년 519억원, 2022년 642억원으로 커졌다. 역대 최대 실적을 낸 지난해 한 해에만 지주사에 1179억원을 공급했다.

CJ대한통운은 로열티 방식으로 CJ㈜에 현금을 수혈했다. 2017년 302억원(CJ건설 포함)에서 점차 늘어 2020년 327억원, 2021년 369억원을 공급했고 지난해엔 425억원의 브랜드 사용료를 지급했다. CJ㈜가 직접 보유하고 있는 지분이 없는 만큼 같은 기간 배당금 지급 내역은 없었다.

CJ ENM은 배당금과 로열티를 통해 그룹에서 세 번째로 많은 현금을 지주사에 가져다줬다. 2017년 247억원(합병 전 CJ오쇼핑 포함) 이후 매년 300억원 안팎을 공급했다. 실적 부진에 직면한 지난해에도 배당금과 로열티 모두 전년대비 증액했고 총 350억원을 지급했다.


이같은 흐름은 올해 들어 확 바뀌었다. 경기침체 등 영향으로 캐시카우 역할을 하던 주력 계열사들의 실적 부진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CJ㈜는 올 3분기까지 계열사로부터 1827억원을 거둬들였는데 CJ올리브영이 핵심 역할을 했다. 불변의 1순위였던 CJ제일제당 대신 CJ올리브영이 최고 계열사로 자리 잡은 것이다.

CJ올리브영은 지난 9월 말까지 배당금 511억원, 로열티 109억원 총 620억원을 지주사에 공급했다. 이어 CJ제일제당이 부진 속에서도 550억원을 지급했다. 전년 동기대비 24.8% 감소한 수치다. 꾸준히 두 번째로 이름을 올렸던 CJ대한통운은 257억원을 수혈, 올해는 3순위로 떨어졌다.

이 회장이 직접 지난해 말부터 경기침체를 예측하고 위기 대응 전략 수립을 강조해 왔던 만큼 달라진 순위가 곧 있을 2024년 정기 임원인사에 어떻게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CJ 그룹 관계자는 “원재료 투입가 상승 및 바이오 업황 부진 등 대외환경 악화에 따라 실적이 전년 동기대비 소폭 감소했다”며 “전 사업부문 비용 효율화 노력을 지속해 수익성을 방어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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