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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현대마린솔루션 IPO]대량 구주매출 원하는 KKR, 신주 규모 넘어설까KKR 지분율 38% 달해, 원활한 엑시트 위해 구주매출 '필수'

최윤신 기자공개 2023-12-14 07:14:15

이 기사는 2023년 12월 12일 15:1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예비심사청구를 앞둔 HD현대마린솔루션(옛 HD현대글로벌서비스)의 재무적투자자(FI)인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 측이 IPO 과정에서 대규모 구주매출을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구주매출 비중은 향후 거래소와 협의 과정에서 확정될 전망이다. 최근 예비심사를 통과한 기업들의 면면을 볼 때 공모 주식의 절반 이상을 구주로 내놓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 KKR 구주매출 불가피, HD현대에게도 나쁘지 않아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HD현대마린솔루션은 지난주 거래소에 드래프트(예비심사 청구서 초안)를 제출하고 예비심사 청구를 앞두고 있다. 이번주 예비심사청구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앞서 지난주 제출한 드래프트에는 밸류에이션과 공모 구조 등의 내용은 빠져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예심청구서에는 관련 내용이 포함될 전망이다.

FI인 KKR 측에서 최대한 많은 지분을 공모 과정에서 엑시트하기를 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예비심사 청구서에 이목이 모인다. KKR은 공모에서 최대한 많은 주식을 구주로 내놓기를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KKR은 지난 2021년 HD현대마린솔루션에 약 6500억원을 투자한 바 있다. SPC인 ‘Global Vessel Solutions, L.P.’를 통해 HD현대(당시 현대중공업지주)가 보유한 구주를 38% 사들였다. 기업 가치를 약 1조7200억원가량으로 평가한 셈이다.

HD현대와 KKR은 투자 당시 풋옵션 계약 조건으로 5년 내 IPO를 진행하는 조건을 담았다. 해당 기간은 상황에 따라 1년이 추가가능하도록 정했다. IPO 시점을 최대 2027년으로 바라본 셈이다.


HD현대마린솔루션은 내년 상반기 중 증시입성을 목표로 작업을 진행 중이다. 이에 성공하면 투자 이후 3년만에 IPO를 마치게 된다. KKR은 당초 예상보다 빠른 시점에 투자회수에 나설 수 있게 됐다.

물론 KKR의 지분율이 38%에 달하는 만큼 구주매출을 통해 엑시트를 마칠 순 없다. KKR은 공모 과정에서 지분율을 최대한 낮춰 향후 엑시트 과정을 원활하게 하기 위한 차원에서 구주매출을 타진하는 것으로 여겨진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신주발행만으로는 상장 후 지분율을 30% 미만으로 낮추기 어렵기 때문에 향후 원활한 엑시트를 위해선 구주매출이 필수적인 상황”이라며 “구주매출로 인해 신주 발행이 줄어들면 상장 후 유통가능한 주식수가 줄어드는 효과도 있기 때문에 공모주식 중 구주매출 비중을 높이길 희망하는 게 자연스럽다”고 말했다.

HD현대마린솔루션의 IPO가 성공적으로 이뤄질 것이란 전망도 구주매출을 희망하는 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현재 시장에서 언급되는 HD현대마린솔루션의 몸값은 4조원가량으로 KKR 투자 당시 몸값의 두 배를 상회한다.


HD현대 입장에서도 구주매출이 많이 이뤄지는 게 나쁜 일만은 아니다. 공모자금 중 HD현대마린솔루션으로 향하는 자금 비율이 줄어드는 점은 아쉬울 수 있다. 다만 HD현대의 지분율 희석을 줄이기 위해선 신주보단 구주 비중이 높은 편이 유리하다. HD현대마린솔루션이 지급하는 배당을 고려할 때 공모 이후 HD현대가 지분율을 낮출 가능성은 낮다고 시장에선 바라본다.

◇ 거래소·시장분위기 살펴 조절할 듯

KKR이 IPO에서 일정수준 구주매출을 도모할 것은 자명해 보인다. 다만 공모구조상 신주와 구주의 비중을 어떻게 나눌지는 아직 미지수다. 시장에선 발행하는 신주보다 많은 구주매출을 적어 낼 가능성도 있다고 바라본다. 물론 최종적인 공모구조가 어떻게 확정될지는 아직 알 수 없다. 예비심사청구 이후 거래소와 협의 과정에서 변경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다만 시장에선 최근의 분위기를 고려할 때 최종적으로 신주모집보다 많은 구주매출이 이뤄질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바라본다.

물론 구주가 더 많은 방식의 IPO가 불가능한 건 아니다. 앞서 지난 2021년 현대엔지니어링이 구주매출 75%의 공모구조로 IPO를 추진해 수요예측까지 진행한 바 있다. 특수한 경우이지만 올해 수요예측 이후 상장을 철회한 서울보증보험은 구주매출 100%로 공모에 도전했다.

하지만 최근 코스피시장에 입성한 기업들의 면면을 볼 때 공모주식의 50% 이상을 구주로 내놓는 건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거래소는 코스피 시장의 경우 코스닥 시장보다는 구주매출에 대해 덜 까다롭게 바라보는 경향이 있다”면서도 “최근 들어선 과도한 구주매출에는 제동을 걸기도 한다”고 말했다.

과도한 구주매출이 이뤄질 경우 딜에 대한 시장의 평가가 냉혹해진다는 점도 고려해야 할 부분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이론적으로 봤을 때 구주매출이 투자자 입장에서 딜의 매력을 반감시킬 이유는 없다”면서도 “기존 주주의 대규모 엑시트에 대해 투자자들이 좋은 시선을 갖지 않고 바라보는 경향이 있는 것은 부정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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