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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로에 선 스팩제도]비교대상 없던 스팩가치평가, 어떻게 바뀌나③'피어그룹 PBR·PER' 등 상대가치 적용…내년 상반기 시행 추진

손현지 기자공개 2023-12-19 10:36:19

[편집자주]

금융감독원이 스팩제도 도입 14년만에 문제점을 들여다보기로 했다. 최근 논란이 된 기술특례상장제도와 마찬가지로 스팩도 미래실적을 현재가치로 할인하는 특유의 밸류에이션 방식이 '고밸류 논란'을 야기하고 있다. 회계법인의 주관이 투영될 수밖에 없는 부분이기에 규정을 넘어 제도 손질까지 염두에 두고 있다. 금감원이 주목한 스팩제도의 허점과 개선방향성을 살펴보고, 이에 대한 금융투자업계의 의견도 들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12월 15일 09:3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스팩 합병기업들의 주가는 '자산가치'와 '수익가치' 등에 의해 결정된다. 재무제표상태에 기반하는 '자산가치'와, 회계법인들이 추산한 미래영업이익 추정치를 기반으로 하는 '수익가치'의 가중평균을 내 계산하는 식이다.

금융당국은 위의 방식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판단한다. 추정의 근거가 되는 자료들을 모두 예비 스팩합병 회사들로부터 제공받은 것이기 때문이다. 일반적인 기업공개(IPO)에서 비교기업군의 PBR(주가순자산비율), PER(주가순이익비율) 등과 비교한 상대가치까지 고려하는 것과는 다른 부분이다.

금감원은 스팩 합병기업에 대한 가치평가도 일반 IPO처럼 '상대가치'를 활용하는 방향으로 시행세칙 개정을 추진 중이다. 내년 상반기 시행을 목표로 하고 있다.

*출처=금융감독원

◇금감원 시행세칙 변경, 금융위와 논의 전망

회계법인들은 스팩 합병기업들의 미래의 이익추정치를 어떤 기준으로 평가할까. 현금흐름할인법(DCF)이 가장 기본이 되는데, 가중평균차입이자율, 시장규모 추정 등 회계법인 나름대로의 주관적인 뷰를 얼마든지 반영시킬 수 있다.

다만 회계법인들은 스팩 기업들의 미래영업실적을 산정할 때 근거가 되는 자료들을 모두 예비 스팩합병 회사들로부터 제공받아 왔다. 금감원은 이 경우 비교군이 없는 평가가 이뤄질 수 밖에 없는 만큼 객관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금감원은 상대가치를 더 활용하는 방식으로 기업가치를 산출하도록 시행세칙 변경을 추진 중이다. 유사기업의 PER, PBR, 주가 등과 비교를 통해 기업가치를 산출한다는 뜻이다. 기존 스팩 기업밸류 산정에 사용했던 절대평가방식이 지니는 한계점을 보완하기 위한 장치다.

시행세칙 변경은 금융위원회 승인 없이도 금감원 단독으로도 진행할 수 있는 부분이라 추진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미래 영업실적 추정의 근거가 충분히 기재되었는지 등도 확인한다는 방침이다.

금감원 한 관계자는 "최근 법원에서도 비상장기업의 DCF와 관련해 유사기업과의 비교를 통해 평가의 적정성을 확인하는 것이 필요함을 언급한 바 있다"며 "내년 상반기 시행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합병가액 산정시 객관성 지표 반영, "투자자 보호장치"

일반투자자 입장에선 스팩이 우량기업과의 합병에 성공했다 하더라도 투자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 스팩 주식의 합병가액은 통상적으로 합병 이전 일정 기간의 주식가격으로 정하지만, 최대 30%까지 할인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공모 청약을 통해 스팩 주식을 매입했다면 별 문제 없겠지만, 공모가 보다 높은 수준에서 스팩 주식을 매입한 일반 투자자들의 경우 투자손실이 불가피하다.

투자자들이 스팩을 특히나 예상하기 어려운건 가격을 정할 때 정량적·주관적 요소가 모두 반영되기 때문이다. 재무상태표에 기반하는 '자산가치'와, 회계법인들이 추산한 미래영업이익 추정치를 기반으로 하는 '수익가치'의 가중평균을 내 계산하는 식이다.

수익가치는 미래이익 추정치에 따라 크게 좌우되기 때문에 판단하기 어렵다. 회계법인들은 상장사들이 제공하는 자료를 근거로 미래이익 추정치를 산정하는데 이를 일반 투자자들은 알기 어렵다. 스폰서인 발기인과 스팩 일반투자자 간에 정보 비대칭성이 생길 수 밖에 없는 것이다.

투자자들은 주식매수청구권 행사도 활발하게 할 수 없다. 피합병기업에 대한 정보가 충분치 않은 탓에 대응하기 어렵고, 신주 상장 이후 주가하락으로 손해를 보는 경우도 생겨난다.

업계 관계자는 "합병가액 산정 과정에 보다 객관적인 지표가 적용된다면, 일반 투자자들의 예측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며 "스팩 주식을 인수하는 기관투자자나 사모펀드 등 전문투자자의 인수가격에는 미치지는 못하더라도 최소 투자손실은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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