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산 로봇 미래는]방산 로봇·무인화 개막, M&A 예고된 수순③첨단기술 확보 이합집산…국내외 M&A 활발
임한솔 기자공개 2023-12-18 07:28:38
이 기사는 2023년 12월 14일 12:5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방산시장이 로봇과 무인화 체계 기반으로 재편되는 가운데 방산기업들이 가장 노력을 기울이는 부분은 기술 확보다. 미래 군대가 사용할 장비는 기존의 유인 장비와 동등한 화력과 내구성을 갖추면서도 일정한 자율성을 발휘할 수 있어야 한다. 한국 국방부의 경우 중장기적으로 반자율형 체계를 시범 도입한 뒤 자율형 체계로 전환한다는 계획을 추진하는 중이다.로봇·무인화 장비가 지시를 받은 뒤 일정 수준에서는 스스로 판단해 행동하는 능력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이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먼저 고도의 인공지능(AI)이 탑재돼야 한다. 여기에 자율주행, 센서, 통신 등 각종 분야의 첨단기술이 더해진다. 방산장비에 걸맞은 성능을 발휘하게 만드는 것은 또 별개의 과제다.
현실적으로 한 기업이 이런 기술들을 모두 자체 개발하는 건 무리가 있다. 비용과 시간, 인적자원을 무제한적으로 투입하기 어려워서다. 다른 기업과 협력할 수도 있지만 진입장벽이 높고 엄밀한 보안이 요구되는 방산업계 특성상 기술 공유에도 한계가 존재한다.
문제를 해결하는 가장 쉬운 방법은 인수합병(M&A)이다. 일정한 대가를 지불하는 것만으로 특정 기업이 보유한 모든 기술을 가져오게 된다. 인수 대상이 개척해놓은 시장에 수월하게 진출할 수 있다는 것도 무시못할 장점이다.
최근 LIG넥스원이 미국 고스트로보틱스 인수를 결정한 것은 이런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고스트로보틱스는 사족보행로봇을 개발해 미군에 공급하고 있다. 현재는 주로 정찰, 경비 등에 사용되지만 미군의 첨단화 전략에 힘입어 장차 용도가 더욱 확대될 것으로 기대되는 제품이다.
시장에서는 그동안 LIG넥스원에 자체 플랫폼이 부족하다는 평가가 많았다. 다른 국내 방산기업을 보면 한국항공우주(KAI)는 항공기,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자주포와 보병전투차(IFV), 현대로템은 주력전차와 차륜형장갑차 등의 플랫폼을 보유하고 있다.
반면 LIG넥스원은 정밀유도무기와 레이더 등 소모성 제품, 부품 등에 집중해 왔다. 하지만 이번 고스트로보틱스 인수로 로봇이라는 플랫폼을 새로 얻으면서 향후 성장성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는 관측이 나온다.
미래 방산시장에 대응하기 위한 M&A는 한국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해외에서도 방산기업들의 이합집산이 빈번해지고 있다. 그 중심에는 로봇과 무인화라는 키워드가 있다.
세계적인 방산기업 프랑스 탈레스그룹은 올해 7월 항공전자 솔루션기업 코브햄에어로스페이스(코브햄)를 11억달러(약 1조4000억원)에 인수하기 위한 협상에 들어갔다. 코브햄은 민간 및 군사 분야를 대상으로 항공통신, 위성통신 시스템을 공급하고 있다. 이런 통신기술을 기반으로 최근 무인기 쪽으로도 시장을 확대하는 중이다. 탈레스는 코브햄 인수를 통해 자율비행 솔루션을 비롯한 항공전자 역량을 강화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미국 방산업체 에어로바이론먼트는 9월 로봇 제어시스템을 개발하는 토마호크로보틱스를 1억2000만달러(약 1600억원)에 사들였다. 토마호크로보틱스는 독자적 제어 시스템 '키네시스'를 기반으로 미국과 영국 등 세계 여러 나라 군대에 군용장비 컨트롤러를 제공한다. 에어로바이론먼트는 기존에 개발한 무인기, 무인차량과 토마호크로보틱스 기술을 결합해 전장에 존재하는 다양한 로봇 솔루션간의 정보 공유를 가능케 한다는 방침을 내놨다.
이스라엘 국영 방산기업 이스라엘항공우주산업(IAI)도 올들어 그리스 인트라콤디펜스과 인수 계약을 체결했다. IAI는 무인기와 방공 분야에서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것으로 인정받고 있다. 무인수상정 및 무인항공기 기술을 보유한 인트라콤디펜스와 결합으로 유럽 방산 수요 공략에 속도를 낸다는 계획이다.
글로벌 각국이 군용 로봇 도입과 각종 무기체계의 무인화를 모색하고 있는 만큼 방산업계에서는 향후 더욱 활발한 M&A가 이뤄질 전망이다. 특히 국내 기업들은 최근 폴란드 등 해외로부터 대규모 방산 계약을 수주하며 덩치를 키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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