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d & Blue]아이티센, '가상자산 전문은행' 포부에 시장 '러브콜'디지털 자산거래 플랫폼 진출, 주가 한달새 3배 급등
서하나 기자공개 2023-12-20 14:35:10
[편집자주]
"10월은 주식에 투자하기 유난히 위험한 달이죠. 그밖에도 7월, 1월, 9월, 4월, 11월, 5월, 3월, 6월, 12월, 8월, 그리고 2월이 있겠군요." 마크 트웨인의 저서 '푸든헤드 윌슨(Puddnhead Wilson)'에 이런 농담이 나온다. 여기에는 예측하기 어렵고 변덕스러우며 때론 의심쩍은 법칙에 따라 움직이는 주가의 특성이 그대로 담겨있다. 상승 또는 하락. 단편적으로만 바라보면 주식시장은 50%의 비교적 단순한 확률게임이다. 하지만 주가는 기업의 호재와 악재, 재무적 사정, 지배구조, 거시경제, 시장의 수급이 모두 반영된 데이터의 총합체다. 주식의 흐름에 담긴 배경, 그 암호를 더벨이 풀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12월 19일 16:20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How It Is Now잠잠하던 아이티센 주가가 최근 기지개를 켜고 있습니다. 연초부터 줄곧 3000원대에 머물던 주가는 12월 초 돌연 5000원으로 뛰었고 이틀 전인 18일에는 8590원까지 수직상승했습니다. 52주 신고가를 쓴 것은 물론 이날(19일) 장중 한 때 최고가 9400원을 찍기도 했습니다. 불과 한 달도 되지 않아 주가가 3배 이상 급등하며 고공행진하는 모습입니다.
배경은 비교적 명쾌합니다. 시장에서 신사업 가시화에 대한 기대감이 주가를 띄운 것이라는 데 이견이 없습니다. 아이티센은 지난주 부산디지털자산거래소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됐고 현재 본계약 체결을 앞두고 있습니다. 조율할 사항이 많다보니 한창 논의를 진행중이며 구체적인 거래 종결 시기는 정해지지 않았습니다. 확실한 건 이번 인수합병(M&A)을 기반으로 토큰증권발행(STO) 시장에서 추가 성장 기회를 잡을 것이란 기대감이 눈 앞에 다가왔다는 점입니다.
아이티센은 부산BDX컨소시엄과 함께 100% 민간 법인 형태로 부산디지털자산거래소를 설립하고 내년 1월 중 부산광역시와 업무 협약을 체결해 본격적으로 운영을 준비할 예정입니다. 부산디지털자산거래소는 부산의 물류, 문화, 금융 기반을 활용한 다양한 자산을 디지털화하고 이를 거래하게 됩니다. 내년부터 디지털상품 거래를 개시해 토큰증권은 2025년, 가상자산은 2026년 등도 거래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번 행보는 아이티센그룹이 올해 지속적인 성장을 만들어가기 위한 미래 청사진으로 제시한 '세상 모든 서비스에 데이터 기반의 디지털 가치를 부여하는 기업'이라는 비전과도 일맥상통하는 부분입니다. 직전 거래일인 19일 아이티센 주가는 8730원으로 전일보다 약 9.40%(750원) 오른 채 마감했고 거래량은 무려 759만주에 이르렀습니다.
◇Industry & Event
아이티센은 2005년 지에스퍼포먼스로 창립해 첫 해부터 IT 서비스 기업으로서 두각을 나타냈습니다. 2007년 우수 중소기업 선정(ISO 9001 인증), 고용 우수 중고기업 수상(2012년)을 했고, 2014년 말 상호명을 아이티센으로 바꾸면서 코스닥 시장으로 이전 상장했습니다. 이후 콤텍시스템, 콤텍정보통신, 한국금거래소쓰리엠, 마이크로폴리스 등 계열사를 잇달아 인수하면서 현재 연결매출 2조원 후반대의 종합 ICT 서비스 그룹으로 성장했습니다.
아이티센 사업 영역은 크게 △IT 서비스 △컨설팅&솔루션 △투자 등 3가지로 나뉩니다. IT사업의 주료 계열사로 공공 SI를 하는 쌍용정보통신, 클라우드 쪽에 주력하는 콤텍시스템, 최근 코스닥에 상장한 뒤 금융보안 전문 기업으로 도약을 준비하고 있는 시큐센, 전사자원관리(ERP) 전문기업 굿센, 주요 총판사 씨플랫폼 등이 있습니다.
이밖에 컨설팅&솔루션 사업엔 전략적 플랫폼 혁신 전문기업으로 설립된 아이앤에프(INF), 에프앤에프(FNF), 투비웨이(ToBeWAY) 등 계열사를 두고 있습니다. 투자 부분엔 한국금거래소, 한국금거래소디지털에셋 등이 STO 분야를 주요 계열사로 두고 있습니다.
아이티센은 현재 주력 사업인 IT 서비스의 탄탄한 캐시카우를 기반으로 향후 STO, 컨설팅 솔루션 사업으로 추가 성장을 도모하겠단 청사진을 제시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강진모 아이티센그룹 회장은 지속적인 성장을 만들어가기 위한 미래 청사진으로 '세상 모든 서비스에 데이터 기반의 디지털 가치를 부여하는 기업'이라는 구체적인 비전을 내놨습니다.
강 회장은 최근 "그룹의 미래 사업 아이템 중 하나인 '크립토뱅크'(가상자산 전문은행)로 가기 위한 시작점으로 디지털 자산 거래 플랫폼을 준비 중"이라며 "그 밑거름으로 한국금거래소와 한국금거래소디지털에셋을 중심으로 만들어가고 있는 새로운 투자·금융 플랫폼은 낙후한 이종 산업의 성공적인 디지털전환 모델의 성공 사례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Market View
증권가에선 아이티센이 국내 최초로 최대 실물 금속 기반 STO 사업자로서 가치 부각에 대해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습니다. 아이티센은 하나금융사 STO 사업자로서 실물신탁 수익증권 기반의 STO 규제 샌드박스 지정을 신청해둔 상황입니다. 이런 상황인 만큼 자체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STO 사업 역량을 빠르게 키워나갈 것이란 기대를 받고 있습니다.
임상국 KB증권 연구원은 이달 6일 발간한 '아이티센, 한국 최초, 최대 실물 금속 기반 STO 사업 가치 부각 기대'란 보고서에서 "한국거래소는 최근 STO 유통 시장 개설을 위해 금융위원회에 혁신금융서비스 지정을 신청했는데 최종 지정 승인될 경우 STO 상품의 장내 시장 유통이 가능해질 것"이라며 "한국 최초 금, 원자재 관련 STO 플랫폼 운영자로서 성장 가치 부각이 기대된다"고 파악했습니다.
임 연구원은 또 최근 금에 대한 매력도가 높아지고 있고, 아이티센이 영위하고 있는 인공지능(AI), 클라우드 역량 또한 긍정적인 요소라고 분석했습니다. 그는 "저성장, 고물가 시대엔 금을 비롯한 안전자산 수요가 높아질 전망인데 아이티센은 한국 금거래소를 통해 실물 금 거래 사업을 하고 있다"며 "자회사 콤텍시스템을 통해 보유하고 있는 빅데이터 등도 AI 스토리지 시장 확대를 맞아 중요한 자산이 될 것"이라고 바라봤습니다.
앞서 올해 3월에도 아이티센에 대한 주목할 만한 리포트가 발간됐습니다. 나승두 SK증권 연구위원은 '아이티센, 기존 사업과 신규 사업의 조화로운 성장 가능'이란 보고서를 통해 "아이티센은 주요 계열사인 콤텍시스템, 쌍용정보통신 등을 주축으로 꾸준히 매출이 발생하고 있다"며 "여기에 추가로 STO 시장에서의 연착륙, 행정·공공기관의 클라우드 전환 사업에 따른 수혜로 추가 성장이 예상된다"라는 전망을 내놓았습니다.
◇Keyman & Comments
아이티센그룹은 크게 강진모 회장을 주축으로 이태하, 이경일, 이성열, 박진국, 김영호 부회장 등 5인의 부회장단이 이끌고 있는 구조입니다. 이는 "모든 일에 만능인 슈퍼맨은 없으니 각 분야의 최고 전문가를 영입하라"는 강 회장의 인사 철학이 반영된 결과입니다. 또한 오너가에 집중된 권력 구조를 지양하고 전문경영인(CEO)에 적극적으로 권한을 이양해 개방적이고 포용적인 조직 문화를 만들자는 강 회장의 지향점과도 연결되어 있습니다.
1968년생인 강 회장은 창업주이자 오너로서 아이티센그룹의 장기 비전을 수립하고 방향성을 제시하는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먼저 박진국 부회장은 1960년생 클라우드 전문가입니다. 전주신흥고와 한양대 수학과, 한양대 대학원 수리통계학과를 졸업하고 1987년 LG CNS 설립 멤버로 참여한 것을 비롯해 약 34년간 IT 업계에 몸담은 전문가입니다.
이어 합류한 이태하 부회장은 1961년생 IT 인프라 전문가입니다. IBM에서 커리어를 쌓다 매출 규모가 40억원이던 혁성정보통신을 360억원 규모로 키우는데 일조했습니다. 강 회장과는 한국IT서비스 산업협회 인연을 계기로 2019년 아이티센그룹에 합류했습니다.
1961년생 이성열 부회장은 '국내 1세대 컨설턴트'로서 PwC·IBM·AT커니, SAP를 거쳐 아이티센에 합류했습니다. 특히 SAP코리아가 클라우드 중심으로 사업 체질을 개선하는 데 앞장서는 등 디지털 전환을 도왔습니다. 계열사 INF컨설팅의 대표로서 컨설팅에 그치지 않고 솔루션 제공을 통한 부가가치를 제공하겠다는 비즈니스 모델을 제시했습니다.
이경일 부회장은 가장 오랜 기간을 강 회장과 함께 해온 인사입니다. 1990년 대우통신을 시작으로 한솔텔레콤 등을 거쳐 2005년 아이티센에서 기획과 전략, 재무, 인사 등 본부의 제반 업무를 총괄했을 뿐 아니라 기업 성장 전략을 함께 고민해온 인사이기도 합니다.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역임하다 현재는 최고투자책임자(CIO)를 맡고 있습니다. 새 CFO로는 올해 7월 정광호 부사장이 합류했습니다. 정 부사장은 1966년생으로 LG CNS, LG엔시스, 카카오엔터프라이즈 등을 거친 재무 전문가입니다.
가장 최근엔 외부 인사인 김영호 부회장이 신규로 영입됐습니다. 1961년생으로 서울대 사회교육과, 미국 남가좌주대 정책학 석사를 마치고 현재 건국대 행정대학원 석좌교수로 재직하고 있습니다. 아이티센에선 감사위원겸 사외이사로 이사회를 운영·감독하는 역할을 맡았습니다.
아이티센그룹은 향후 개인의 소유를 기본으로 하는 자본주의를 더욱 자본주의답게 만들면서 개인 데이터를 포함한 모든 자산을 변조 위험 없이 거래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낼 웹3.0 시대의 대표적인 서비스 플랫폼으로 자리잡겠다는 포부입니다.
관계자는 "아이티센그룹의 최종 목표는 웹3.0 기반 크립토뱅크로 나아가는 것"이라며 "이를 위해 기존 공공 SI 사업을 꾸준하게 성장시켜 가면서 한국거래소와 한국금거래소디지털에셋을 중심으로 디지털 전환 모델의 성공 사례를 만들어가겠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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