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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주만의 딜던, 동아ST의 앱티스 인수…왜 'M&A'였나 '투심위' 없이 빠르게 진행, ADC 링커 기술 내재화…'낮은밸류 및 확장성' 차원

차지현 기자공개 2023-12-22 10:19:57

이 기사는 2023년 12월 20일 16:53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동아에스티가 항체-약물 접합체(ADC) 플랫폼을 보유한 국내 바이오텍을 인수하며 관련 시장 진출을 선언했다. ADC 플랫폼의 핵심 요소인 링커 기술을 확보하면서 신약에서 성장동력을 확보한다는 복안이다.

이번 딜은 지주사 투자심의위원회를 거치지 않았을 정도로 은밀하고도 급박하게 진행됐다. 제약바이오 업계선 동아에스티가 핵심 기술이나 파이프라인을 도입하지 않고 기업을 인수한 배경에 관심을 두는 분위기다.

◇링커 전문 앱티스 인수…ADC 신약 넘어 CDMO 진출도 예고

동아에스티는 국내 바이오텍 앱티스 경영권과 플랫폼 기술 및 파이프라인을 인수했다고 20일 밝혔다. 세부적인 계약규모 등은 공개하지 않았다. 당초 시장에 나왔던 전략적 투자자(SI) 등이 보유한 지분 51%를 인수한 것으로 파악된다. 앱티스는 올해 말 동아에스티 종속회사로 편입될 계획이다.

앱티스는 정상전 성균관대 약대 교수가 2016년 설립한 ADC 전문 바이오텍이다. 시리즈B 브릿지 투자 유치를 마친 상태로 해당 펀딩 당시 약 360억원 프리밸류를 인정받았다.

ADC는 암세포 표면 항원에 결합하는 '항체'와 세포를 사멸하는 '약물'을 결합한 항암 치료 기술이다. 다이이찌산쿄의 HER2 타깃 '엔허투' 성공 이후 글로벌 제약사(빅파마)들이 앞다퉈 ADC 기술 확보에 나서면서 업계서 가장 핫한 키워드로 떠오른 분야다.

앱티스는 ADC의 핵심 요소로 꼽히는 △항체 △링커 △약물(페이로드) 가운데 링커 기술에 강점을 지녔다. 항체 변형 없이 위치를 선택적으로 약물을 접합할 수 있는 '앱클릭' 링커 기술을 개발했다. 지난해 글로벌 위탁생산개발(CDMO) 업체 론자와 ADC 링커에 대한 기술 협력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앱클릭 기반 신약 파이프라인도 보유했다. 위암·췌장암을 적응증으로 클라우딘18.2(CLDN18.2) ADC 후보물질 'AT-211'을 개발 중이다. 현재 전임상 단계로 내년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임상시험계획(IND)를 제출할 예정이다.

동아에스티는 저분자화합물(케미컬의약품) 분야서 두각을 드러내 왔다. 자체 개발한 당뇨 치료제 '슈가논'(성분명 에보글립틴) 등을 앞세워 글로벌 시장에서 입지를 넓혀 왔다.

바이오의약품 분야로 본격적인 영역 확대 움직임을 보인 건 작년부터다. 지난해 12월 이중항체 개발사 카나프테라퓨틱스로부터 이중융합항체 기전 면역항암제 후보물질을 도입하고 공동 연구에 나섰다.


이번 인수로 항체 기술에 더해 링커 기술까지 확보하면서 페이로드를 제외한 ADC 핵심 구성 요소를 모두 갖추게 됐다. 향후 동아에스티는 앱티스가 보유한 ADC 항암 파이프라인 개발을 진행하고 기반 기술을 활용해 파이프라인 확대를 꾀한다는 구상이다. 중장기적으로 자체 ADC 플랫폼 기술을 확보, ADC CDMO 사업에도 진출하겠다는 목표도 내놨다.

동아에스티 관계자는 "ADC라는 새로운 영역에 대한 진출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보고 있다"면서 "오랜 기간 연구개발하고 있는 면역항암제 분야의 노하우 등을 앱티스 ADC 기술과 접목해 시너지를 낼 영역을 살필 것"이라고 했다.

◇급박하게 진행한 딜, 바이오텍 밸류 하락 인수 최적기 판단?

눈길을 끄는 점은 이번 거래가 지주사 동아쏘시오홀딩스 내 투자심의위원회를 거치지 않았을 정도로 은밀하고 급박하게 진행됐다는 점이다. 협상이 시작된 시점부터 3주 만에 딜을 종료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동아에스티가 핵심 기술이나 파이프라인을 도입하지 않고 기업을 인수한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빅파마와 계약을 맺고 최근엔 국가신약개발사업단(KDDF)이 선정한 10대 우수과제에 이름을 올리며 대외적으로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지만 링커 기술의 확장성 측면에선 추가적인 검증이 필요하다는 게 업계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업계에선 바이오텍 밸류에이션 부담이 완화된 만큼 기술도입보다 기업을 인수하는 게 합리적이라는 판단이 작용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또 기술도입을 할 경우 계약금과 마일스톤 등을 지급해야 하는 등 추가 지출이 있다. 기술을 내재화하면 다양한 파이프라인에 접목할 수 있다는 시너지 추진도 가능하다.

앱티스 역시 뚜렷한 매출원 없이 연구개발(R&D) 비용을 지속해서 투입해야 하는 상황에서 펀딩에 어려움을 겪으며 올 초부터 매각을 여러 차례 타진해 왔다는 후문도 나온다. 여로모로 양사가 인수합병(M&A)에 뜻을 모을 수 있었던 배경이 있었던 셈이다.


실제 앱티스 실적을 보면 1년 새 판매관리비와 경상개발비가 급증하면서 영업손실도 대폭 커졌다. 2021년과 지난해 매출은 각각 3000만원 정도로 차이가 없는데 같은 기간 영업손실은 38억원에서 107억원으로 늘었다. 현금 및 현금성자산도 2021년 110억원가량에서 32억원가량으로 쪼그라들었다.

일각에선 이번 인수에 오너 3세 강정석 동아쏘시오홀딩스그룹 회장 입김이 작용했다는 얘기도 흘러나온다. 강 회장은 지난 8월 광복절 특사로 복권된 이후 그룹의 지속가능협의회 위원장(CSO)을 맡아 미래 먹거리 발굴 등을 책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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