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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물산이 찜한 '메디히어', 미국 플립 추진 현지 병원 8곳 개원 성과, 대면·비대면 '투트랙 전략' 방점

이영아 기자공개 2023-12-22 08:10:57

이 기사는 2023년 12월 21일 15:2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원격의료 플랫폼 운영사 메디히어가 미국으로 본사 이전을 추진한다. 그동안 삼성물산이 처음 투자한 디지털 헬스케어 기업으로 주목받았다. 국내 원격의료 규제가 쉽사리 풀리지 않고 있는 가운데 미국 사업 성과가 가시화 되자 내린 결정으로 보인다.

21일 벤처캐피탈(VC) 업계에 따르면 메디히어는 미국으로 플립을 진행 중이다. 플립은 국내 스타트업이 해외로 본사를 이전하는 것을 말한다. 국내 원격의료 규제 완화가 더딘 가운데 상대적으로 규제에서 자유로운 미국 시장에서 사업 확장이 원활하게 이뤄진 영향으로 보인다.

2018년 5월 설립된 메디히어는 해외 거주 한인들을 대상으로 무제한 원격진료 및 처방 멤버십을 선보였다. 자체 플랫폼 '닥터히어'를 통해 언제 어디서나 5분 내로 한인 가정의학과 전문의와 채팅과 화상통화를 통해 원격진료를 받고, 본인이 원하는 약국으로 처방전을 전송받을 수 있도록 했다.

동시에 국내 사업 확장에도 집중했다. 특히 2019년 당시 중소벤처기업부 박영선 장관과의 현장 간담회를 통해 규제개선 관련 의견을 적극 제시하며 소통하는 기회를 가졌다. 2020년 코로나19 확산 속에서 정부가 원격의료를 한시적으로 허용 이후 국내에 서비스를 출시하자 6개월 만에 원격진료 2만건을 달성하는 성과를 냈다.

국내와 해외 투트랙 전략으로 사업을 확장하면서 가장 성과가 확연하게 드러난 시장은 미국이었다. 메디히어는 국내 서비스 출시 이후 반년 뒤 미국에서 정식으로 원격진료 및 처방 멤버십을 출시했다. 월 119달러(약 15만원)의 무제한 구독 서비스는 진료비 장벽이 높은 미국 시장에서 큰 호응을 얻었다.

사업 확장에도 가속도가 붙었다. 2020년부터 미국에 대면진료와 비대면진료를 모두 제공하는 닥터히어 병원을 개원하기 시작했다. 의사, 영양사, 심리상담사, 물리치료사 등이 근무하는 8개 병원을 개원했다. 최근엔 국내 기업의 미국법인과 현지 기업을 대상으로 사내병원을 운영하는 사업모델도 개발했다. 삼성그룹 미국법인, 솔로몬보험그룹, AM프로퍼티홀딩스 등 기업들이 해당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운영 병원은 총 6곳이다.

국내 벤처캐피탈(VC) 또한 글로벌 성장 가능성에 주목해 투자금을 댔다. 메디히어의 누적 투자금은 60억원이다. △한국투자파트너스 △인터베스트 △더웰스인베스트먼트 △디지털헬스케어파트너스 등이 투자사로 이름을 올렸다. 특히 2022년 삼성물산으로부터 10억원 투자를 유치했다. 또 헬스케어 유니콘 '눔'을 창업한 정세주 대표도 개인투자자로 참여해 눈길을 끌었다.

지난해는 원격의료 스타트업 중 최초로 중기부가 선정한 '아기유니콘'에 뽑히기도 했다. 글로벌 시장에서 유의미한 성과를 거뒀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이끌어낸 것으로 전해진다. 아기유니콘은 중기부가 유망 창업기업을 기업가치 1000억원 이상의 예비유니콘으로 성장지원하는 사업이다.

메디히어의 미국 사업이 상승가도를 달리는 가운데, 국내 사업은 새국면을 맞았다. 앞서 지난 6월 코로나19 기간 한시적으로 허용됐던 비대면 진료가 시범사업으로 전환되며 관련 업계는 고사 위기에 놓였었다. 이달 시범사업 보완 방안이 마련되긴 했지만 야간·주말을 제외하고 여전히 초진이 허용되지 않고 약 배송도 금지됐다는 점이 한계로 지적된다.

메디히어는 플립을 시작으로 글로벌 사업 확장에 더욱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국내 매출이 3800만원에 그친 만큼 확실한 비즈니스모델(BM)을 구축한 해외에 힘을 실을 것으로 전망된다. 메디히어 내부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는 "현재 30억원 투자유치 중"이라며 "미국법인과 현지기업 대상 사내병원을 운영하는 사업모델은 보험수가 적용도 완료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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