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1년 10월 08일 08:2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심장 질환은 조기에 진단만 할 수 있으면 충분히 건강한 삶을 살 수 있다. 원격 모니터링 정도라도 합법적으로 할 수 있게 허가해주면 굉장히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참고인으로 나선 박정환 ㈜메쥬 대표의 말이다. 원격 모니터링은 자택 등 병원 밖 환경에서 디지털 헬스케어기기 등 다양한 방식으로 측정한 ‘환자 유래 데이터’를 병의원 등으로 전송하면 의료인이 이를 분석하고 진료 등을 권고하는 방식이다.
박 대표의 말에서 '원격 모니터링이라도' '합법'이라는 단어가 특히 귀에 꽂혔다. 그동안 제약바이오 업계에서 유망주로 꼽히던 디지털 헬스케어 스타트업들의 현실이 단번에 와닿은 까닭이다.
헤링스, 웰트, 클라리파이, 에스알파테라퓨틱스, 스카이랩스, 메디컬아이피 등, 메쥬 등 디지털 헬스케어 스타트업들은 올해 적게는 수십억원에서 많게는 수백원대의 투자를 유치했다. 해외에선 투자금액이 훨씬 크다. 상반기 디지털 헬스부문이 유치한 금액만 150억달러, 우리 돈으로 17조원이 넘는다.
디지털 헬스케어 기업들은 기술력을 기반으로 높은 기업가치를 인정받고 있지만 아직 이 시장이 성장하기 위한 토양은 척박한 상태다. 정작 제도권 내에서 수익을 낼 만한 환경은 아니라는 얘기다. 현재까지 디지털 헬스기업들의 건강보험 수가가 온전히 정해진 사례는 없다. 의료와 디지털산업을 연계하는 법과 제도가 아직은 미비한 탓이다.
특히 이번 국감에서 떠오른 '원격의료'는 20년째 논쟁 중이다. 의료수가, 지불보상 주체 문제 등과 함께 의료계는 오진 위험, 대형병원 쏠림, 책임소재 모호 등의 이유로 반대를 지속하고 있다. 관련법 개정안은 계속 계류되거나 폐기됐다. 최근 발의된 법안은 1차 의료기관, 만성질환(고혈압, 당뇨 등)에 한해 '원격 모니터링'을 허용하자는 내용을 담고 있다.
다만 변화는 감지되는 분위기다. 여전히 시기상조임을 강조하는 의사협회와 달리 병원협회는 원격 모니터링을 비롯한 비대면 진료에 찬성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의료진과 환자의 만족도가 모두 높았다는 이유에서다. 비대면 진료에 대한 국민들의 의식도 긍정적이다. 서울대병원 공공보건의료진흥원이 지난 2월 조사한 설문 결과 비대면 진료 의향은 70.3%였다.
보건복지부의 태도도 전향적이다. 이날 국감에서 권덕철 장관은 코로나19 상황에서 비대면 진료가 국민 편익을 높였다고 밝혔다. 미국과 중국, 일본, 영국, 프랑스, 러시아 등은 이미 원격의료를 도입하고 의료보험을 적용했다. 우리나라는 코로나 상황에서의 한시적 허용일 뿐 일상이 회복되면 비대면 진료는 바로 '불법'이 된다.
기껏 자금을 지원해 키운 기업과 기술이 애물단지가 아닌 '혁신'이 되려면 의료법과 제도적 정비가 시일 내 뒷받침돼야 한다. 추후 단계적으로 보험수가 및 지불제도가 성립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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