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3년 12월 28일 13:5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바인벤처스가 첨단나노소재 중 하나인 탄소나노튜브(Carbon Nano Tube, CNT) 전문기업 씨엔티솔루션에 투자했다. 성장 가능성에 베팅한 첫 기관투자가다. 주력인 탄소나노튜브 활용도를 극대화 할 수 있는 기술력과 노하우를 갖고 있다는 점을 높이 평가했다. 2차전지와 수소 연료전지 핵심부품 개발에 성과를 내고 있다는 점도 이번 투자를 단행한 배경으로 꼽힌다.

28일 VC업계에 따르면 바인벤처스는 최근 CNT 전문기업 씨엔티솔루션에 15억원을 투자했다. 상환전환우선주(RCPS)를 인수하는 방식으로 시리즈A 라운드를 리드했다. 또다른 벤처캐피탈(VC)인 쿨리지코너인베스트먼트도 시차를 두고 15억원을 납입, 이번 투자 라운드는 총 30억원 규모로 알려져 있다.

씨엔티솔루션이 외부 기관투자가를 유치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2011년 설립된 이후 10년 넘게 CNT 소재 기술을 고도화해 반도체, 전자부품, 전자파 차폐소재, 항공기 스텔스 소재 등 주요 산업에 검증해왔다. 이를 통해 쌓은 기술력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2차전지용 소재와 수소연료전지 스택의 핵심부품을 개발, 본격적인 사업화를 앞두고 있는 단계다.

유망소재로 꼽히는 탄소나노튜브는 탄소 원자로 이뤄진 그물망의 튜브 형태 구조체다. 지름은 머리카락 굵기의 10만분의 1에 불과하다. 기존 물질들과 비교해 우수한 전기전도도, 열전도도, 인장강도, 탄성율을 갖고 있는 나노소재로 각광받고 있다.

다만 CNT 소재의 특성을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서는 각 CNT를 효과적으로 분산할 수 있는 기술이 필수적이다. 나노튜브들은 쉽게 뭉치려하는 응집 성향이 강한데 응집될 경우 CNT 특성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고유한 물성을 유지하기 어렵다.

씨엔티솔루션은 CNT의 전기적, 열적, 물리적 특성을 유지할 수 있는 건식공정에다 CNT 분산 기술과 수요처에서 요구하는 제품의 물성에 맞추어 최적의 레시피로 개발할 수 있는 컴파운딩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CNT의 자체적인 물성을 제어해 소재 제품을 개발할 수 있는 기반을 갖추고 있는 셈이다.

씨엔티솔루션은 CNT 소재 기술을 접목한 소재 제품 상용화를 앞두고 있다. 예컨데 2차전지 차세대 제조공정으로 부각받고 있는 건식 제조공정에 CNT도전재가 활용된다. 도전재는 리튬이온배터리 내 양극 및 음극 사이에 투입돼 전자 이동을 도와주는 통로 역할을 담당하는 소재다.

최근 2차전지 소재산업에서 에너지 밀도를 높일 수 있는 실리콘 음극재 활용이 증가함에 따라 CNT도전재의 중요성도 더욱 커지고 있다는게 바인벤처스 측 설명이다. 특히 2차전지 시장에서 원가절감을 위해 주요 배터리 셀 업체들은 건식 제조공정을 적극적으로 도입할 전망이다. 씨엔티솔루션은 이같은 2차전지 건식제조 공정에서 사용될 수 있는 매우 고른 분산도를 구현한 CNT도전재 제품을 개발했다.

주요 고객사들로부터 CNT도전재 제품이 습식 공정에서의 제조된 제품과 동일한 수준의 충방전 효과를 보여주는 우수한 샘플테스트 결과를 확보했다. 씨엔티솔루션은 그 기술력을 인정받아 CNT도전재 제품 양산 검증을 진행 중에 있다.

또 미래의 궁극 에너지원 수소에너지 주요 이용분야인 수소 연료전지 내 분리판과 수소발생기 수전해 전극판을 CNT 소재를 활용해 개발하는데도 성공했다. 수소 연료전기 내 분리판은 연료전지 원가의 18%, 스택 원가의 28%, 스택 무게의 80%를 구성하는 핵심부품이다.

건물용, 발전용 연료전지를 1차 적용 타깃으로 해당 적용분야의 연료전지 핵심 부품인 탄소 복합체 분리판 스택의 국산화를 목전에 두고 있다. 기존 수입제품과 다르게 CNT를 활용해 개발함으로써 높은 전도성, 우수한 내화학성, 설치 운영비 절감 등이 부각돼 빠르게 사업화 할 수 있는 길이 열릴 것으로 보고 있다.

조명우 바인벤처스 대표는 "CNT와 같이 물성이 좋지 않은 소재를 높은 정밀도를 요구하는 제품에 활용하기 위해서는 해당 소재에 대한 매우 깊은 노하우가 필요하다"며 "씨엔티솔루션은 10년 이상 CNT 효율을 극대화시킬 수 있는 건식분산 기술을 기반으로, 반도체, 전자부품, 항공기 스텔스 소재 등 CNT를 활용한 다양한 소재 제품을 제조, 판매하면서 해당 노하우를 충분히 보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러한 노하우를 바탕으로 원가절감과 안정성 이슈가 대두되면서 빠른 미래에 자리잡을 2차전지 건식 제조공정과 수소 연료전지 스택의 핵심부품 국산화 성공이라는 기회를 살릴 수 있을 것"이라며 "기술 밀도가 높은 만큼 향후 성장이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