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차기 리더는]핵심은 사외이사, 후보군만 640명회장 후보 상시 발굴 등 권한 강력…자격요건도 엄격해져
임한솔 기자공개 2023-12-29 08:13:52
이 기사는 2023년 12월 27일 14:3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의 임기 만료가 다가오면서 차기 회장 선임 절차가 본격화했다. 포스코그룹에겐 무사히 임기를 완주한 회장의 후임을 결정하는 것 자체가 낯선 일이다. 회장의 돌연 사임이 반복됐던 포스코그룹에 안정적 승계 시스템을 정착시킬 기회라는 시선이 나온다.차기 회장을 정하는 일은 포스코홀딩스 사외이사들의 몫이다. 유일하면서도 그 어느 때보다 강력한 권한을 쥐게 됐다. 포스코그룹은 최근 지배구조 개선안을 확정해 회장 후보군 발굴 및 자격심사를 전원 사외이사로 구성된 CEO 후보추천위원회가 도맡도록 했다. 사내이사가 참여할 수 있었던 CEO 승계카운슬은 폐지됐다.
이번 회장 선임 이후에도 사외이사의 역할은 더 확대된다. 내년부터 이사회 산하에 회장 후보군 관리위원회가 설립돼 포스코그룹 내부·외부의 회장 후보군을 상시 발굴하고 관리할 예정이다. 그룹을 이끌어갈 리더 선발과 관련한 불확실성을 최소화하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사외이사의 권한과 의무가 늘어난 만큼 능력 있는 사외이사를 영입하는 일도 중요해졌다. 현재 포스코홀딩스 사외이사는 모두 7명이다. 박희재 서울대 기계공학부 교수, 김성진 서울대 경제학부 겸임교수, 유영숙 기후변화센터 이사장, 권태균 전 조달청장, 유진녕 엔젤식스플러스 대표, 손성규 연세대 경영학과 교수, 김준기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등 저명한 인사들로 구성돼 있다. 이들 중 김성진, 유영숙, 권태균 이사의 임기가 내년 3월 정기주주총회일 만료된다. 차기 회장 선임과 함께 새로운 사외이사가 이사회에 합류할 가능성이 있다.
포스코그룹은 회장 후보 발굴 못지않게 사외이사감을 찾는 데도 노력하는 모습이다. 포스코홀딩스 기업시민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말 기준 사외이사 후보군이 무려 640명에 이른다. 후보군은 금융계, 산업계, 학계, 법조계 등으로 고르게 나뉘어 있고 여성도 적잖다. 이사회가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특정 분야에 치우치지 않는 다양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후보군이 이 정도로 많지는 않았다. 2019년 말에는 142명에 그쳤다. 하지만 해가 바뀜에 따라 앞자리가 계속 달라졌다. 2020년 말 283명으로 늘었고 2021년 말에는 573명으로 전년 대비 2배 이상 증가했다. 2022년 지주회사 포스코홀딩스의 출범을 앞두고 적극적인 인재 탐색이 이뤄진 것으로 해석된다. 사외이사 후보군 선정은 사외이사로 구성된 이사후보추천위원회가 연 1회 이상 업데이트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당연히 600명 넘는 후보군 모두가 사외이사에 오를 수 있는 건 아니다. 후보군 중에서도 적합한 인물을 골라내야 한다. 이 작업 역시 사외이사의 손을 거친다. 위원회가 운영하는 사외이사 후보추천자문단이 이사 후보들을 제안하면 위원회는 이를 심사해 주주총회에 추천하고 주주들의 판단을 받도록 하는 것이다. 현 포스코홀딩스 사외이사들이 이사회에 이름을 올린 절차도 이와 같다.
앞으로는 더욱 엄격한 선별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포스코그룹은 최근 회장 선임 절차를 손보면서 사외이사 선임에 관해서도 몇 가지 개선점을 추가했다. 사외이사의 위상이 높아진 데 걸맞은 전문성과 투명성, 독립성을 갖춘다는 취지에서다.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산업 현장 경영자 출신을 확대한다는 점이다. 철강, 이차전지 소재, 수소, 에너지, 식량 등 다양한 분야를 다루는 포스코그룹 지주사의 사외이사들이 산업과 경영에 문외한이어서는 안 된다는 우려가 깔려 있다. 이에 따라 앞으로 사외이사 후보군 탐색 단계부터 산업계 인물의 비중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보다 많은 인재를 검토하기 위한 조치도 마련됐다. 포스코그룹은 사외이사 후보추천자문단이 이사후보추천위원회에 추천하는 후보를 기존 3배수에서 5배수로 늘렸다. 또 사외이사를 선임하기 전 역량지표(BSM), 차기 선임 분야 및 인원수, 선임 일정 등을 사전 공개하기로 했다. 주주들에게 '이보다 나은 후보를 안다면 추천해 달라'는 메시지를 던지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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