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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차기 리더는]최정우 거취 표명 안할듯, 이유도 필요도 없다연임이든 퇴진이든 거취 밝히면 혼선 불가피…숏리스트 직전에야 공개할 듯

조은아 기자공개 2023-12-21 17:13:53

이 기사는 2023년 12월 21일 17:0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이 당초 예상과는 다르게 거취에 대해 대외적으로 아무런 언급도 하지 않을 것으로 전해진다. CEO후보추천위원회에는 개인적으로 의사를 전달할 가능성이 높지만 외부에 최 회장의 의사가 알려지는 건 숏리스트 공개 직전에나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불필요한 혼란을 축소키 위한 판단이다.

◇최정우 회장 따로 거취 발표 없을 듯

포스코홀딩스는 21일 임시 이사회를 열고 CEO후보추천위원회 운영에 관한 사항을 의결한다. 동시에 차기 회장 선임 절차 역시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재계의 시선은 최 회장의 재연임 도전 여부에 쏠려 있다. 당초 최 회장이 지배구조 개선안이 확정된 19일 거취를 표명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으나 현실화하지 않았다. 21일 역시 임시 이사회를 통해 CEO후보추천위 가동이 본격화하면 입장을 밝힐 것으로 예상됐으나 가능성이 거의 없는 것으로 전해진다.

포스코그룹에 정통한 관계자는 "이날 이사회가 회장 선임 절차가 시작됐음을 알리고 추후 절차와 일정, 회장 후보의 자격 요건 등을 발표하는 데 그칠 것"이라고 말했다.

최 회장이 거취를 밝히지 않는 이유는 간단하다. 최 회장이 어떤 의사를 밝히던 차기 회장 선임 과정에서 혼선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최 회장이 만약 퇴진 의사를 밝힐 경우 레임덕이 예상된다. 그의 임기는 내년 3월 말까지다. 임기를 석달 앞두고 굳이 사퇴의 뜻을 공개해 스스로 레임덕을 자초할 필요는 없다는 게 포스코그룹 내부의 관측이다.


재연임 의사를 밝힐 경우 더욱 꼬인다. 최 회장은 포스코그룹 안팎의 후보들과 경쟁하게 된다. 현재 김학동 포스코 대표이사 부회장, 정탁 포스코인터내셔널 대표이사 부회장뿐만 아니라 한솥밥을 먹고 있는 정기섭 포스코홀딩스 대표이사 사장 등이 유력 후보로 거론되는데 이들과 레이스를 펼칠 가능성이 높다.

현직 회장, 그것도 성과 측면에서 재연임에 성공할 가능성이 높은 인물이 재연임에 도전할 경우 나머지 후보들은 스스로 사의를 밝히거나 그렇지 않더라도 경쟁에 소극적으로 임할 수 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어떤 내부 사람이 현직 회장이 연임하겠다고 하는 상황에서 자신도 회장을 하겠다고 나설 수 있겠느냐"며 "최 회장의 재연임 도전 여부는 내부 측근조차 끝까지 모를 가능성이 높아보인다"고 말했다.

◇롱리스트 비공개 유지…최 회장 입장 언제쯤

비슷한 맥락에서 이번에도 롱리스트는 공개하지 않을 것으로 전해진다. 기존에도 롱리스트는 공개하지 않고 5명 안팎으로 이뤄진 숏리스트만 공개했다. 후보자 개인의 명예와 공정성을 제고하고 불필요한 외압 가능성, 후보 간 갈등 등을 차단하기 위해서다.

포스코그룹이 회장 선임 절차를 손본다고 밝혔을 때 롱리스트도 공개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지만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공개에 따르는 긍정적 효과보다는 부작용이 더 클 것이란 판단 때문으로 보인다.

특히 롱리스트의 경우 15명이 넘는 후보들이 공개되는데 이 경우 '이전투구'가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실제 비슷한 소유분산 기업인 KT와 금융지주들도 롱리스트는 공개하지 않고 숏리스트만 공개한다. 올해 CEO를 뽑은 KT와 KB금융지주 모두 숏리스트만 내놨다.


그렇다면 최 회장의 의사는 언제 알려질까. 비슷한 사례를 찾자면 KB금융지주를 찾을 수 있다.

KB금융지주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는 7월 20일 차기 CEO를 선정하는 경영승계절차를 본격적으로 시작한다고 발표했다. 이후 8월 8일 1차 숏리스트를 공개하고 20여일 뒤인 29일 2차 숏리스트를 공개했다.

윤종규 당시 KB금융지주 회장이 용퇴 의사를 밝힌 건 1차 숏리스트 공개 이틀 전인 8월 6일이다. 당시 그는 KB금융지주를 통해 공식적으로 사의를 밝혔다. 이에 앞서 회추위에는 이미 용퇴하겠다는 뜻을 전달한 것으로 전해진다.

윤 회장이 구체적으로 언제 회추위에 용퇴하겠다는 뜻을 전달했는지는 알 수 없다. 다만 공개 시점은 충분히 계산된 것으로 보인다. 어느 정도 후보들의 윤곽이 드러나고 용퇴 의사를 공개해도 회사 안팎의 혼란이 최소화될 수 있는 시점을 저울질했을 것이란 관측이다.

최 회장 역시 만약 용퇴한다면 절차가 어느 정도 진행돼 차기 회장의 윤곽이 드러날 시기 뜻을 밝힐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재연임에 도전한다면 굳이 따로 의사를 밝히지 않아도 공개된 숏리스트를 통해 도전 여부를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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